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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프레스선테에서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 창립 발기인 대회 및 대토론회가 열렸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참석자들.
7일 프레스선테에서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 창립 발기인 대회 및 대토론회가 열렸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참석자들. ⓒ 박지훈
종교의 벽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마련키 위해 종교인들이 뭉쳤다. 개신교·불교·원불교·유교·천도교·천주교·민족종교 7개 종단 지도자들은 7일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을 창립,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및 전 지구적 차원에서 평화를 향한 담론을 모을 것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발기인 대회와 대토론회를 열고 특히 북핵문제로 고조되는 남북 간 갈등 해소를 위해 상생과 관용의 정신을 고양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발기인 대회 이후 열린 ‘동북아 평화와 종교계 역할’ 토론회에 나선 발제자들은 인도적 대북지원의 지속과 함께 한반도 내 대치국면이나 폭력을 조장하는 세력에 종교인이 맞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부차원의 지원사업에서 벗어나 종교인들이 한 달에 한 끼를 굶어 평화기금을 마련, 이를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자는 제안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북핵 위기극복을 위한 해법과 종교계 기여 방안’이란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박경서 국제인권대사는 “북한 핵개발을 한 소수의 집권세력의 과오로 다수의 배고픈 형제들을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NGO와 종교기관의 인도주의 원조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북정책과 관련, 박 인권대사는 유엔 권고대로 북한 주민 권리에 맞추는 정책수행과 종교지도자들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인권대사는 특히 “대치국면을 조성하거나 폭력을 유도하는 작태에 종교인들이 응징하고 교화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언급한 대치국면을 조성하는 무리란 미국 네오콘, 일본 극우파, 북한 핵 개발파, 남한의 극우 보수파들이다. 이와 함께 박 인권대사는 “종교 간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종교인들의 평화를 위한 공동보조는 아직도 무력과 핵으로 힘을 과시하려는 세력들에 대한 대체세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은 “대북지원이 미사일과 핵 개발로 되돌아왔다는 보수세력의 주장은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고 운을 뗐다. 특히 종교인의 입장에서 볼 때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놓고 크고 작음을 다투는 것은 그 속에 내포돼 있는 동포애와 통일을 향한 평화의지와 순수성을 외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북 인도적 지원 및 평화교류 확대방안’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변 사무총장은 “‘그렇게 갖다 주고 뭘 얻었나?’라는 질문의 답변은 남북관계의 평화와 안전”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남북화해 협력 시대를 열어 편지 한 장 주고받지 못하던 대결시대를 넘어 상당한 수준의 인적, 물적 교류를 가능케 한 것은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의 결실이란 것이다.

그는 특히 “대북 지원이 없었더라도 북한체제 속성상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핵 개발과 실험을 추진했을 것”이라며 “대북지원이 없었다면 북은 더 큰 위기의식과 피해의식 속에서 이를 추진했을 것이기에 북 주민들의 어려움은 그만큼 가중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종교인의 대북 활동과 관련, 변 사무총장은 북한사회의 폐쇄적인 현실적 어려움을 뚫고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을 종교인의 몫으로 꼽았다.

평화 교류를 위한 재원 마련도 변 사무총장이 강조한 점이다. 그는 1970년대 일본 종교계에서 ‘일식운동’을 전개해 평화개발기금을 발족했던 사례를 들며 “종교계가 먼저 ‘한 달에 한 끼 봉헌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끼를 절약해 평화 교류기금을 조성하는데 종교인이 앞장서고 범국민적 운동으로 승화시킨다면 단순한 기금 모금 차원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와 세계평화 그리고 우리 민족의 미래를 담보하는 힘을 결집해 나가는 일종의 정신운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게 변 사무처장 설명이다.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 축사에 나선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행사장을 나가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 축사에 나선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행사장을 나가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박지훈
한편 이날 축사에 나선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21세기는 평화의 세기”라며 “현재 한반도가 직면해 있는 갈등과 대립의 상황을 종교계가 지혜와 희망을 갖고 새로운 길을 열어 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통 종교위원회 위원장 백도웅 목사는 대회사를 통해 “북한 핵실험을 빌미로 이 땅을 향해 다가오는 온갖 위협을 물리치는 것은 종교인의 몫”이라며 “민중들의 단합된 힘을 이끌어 내는데 종교인들의 지혜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국종교인지도자협의회 의장 지관 스님은 “상대를 인정 못하는 아집이 갖가지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평화적 방법에 의한 남북 통일이 우리의 가장 큰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평통 종교인 포럼은 ‘종교인 대국민 호소문’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종교인들은 미움, 다툼, 분열의 벽을 넘어 사랑, 용서, 일치의 길을 찾기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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