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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 세계금융의 신흥 중심지로 급부상하면서 뉴욕 월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이루어진 주식공개상장(IPO) 상위 24건(*금액기준) 중 뉴욕은 단 1건만을 유치하는 데 그쳤기 때문.

<파이낸셜 타임즈>의 칼럼니스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는 이에 따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을 비롯해 월가의 주요 인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블룸버그 시장을 필두로 존 손튼 전 골드만 삭스 사장, 글렌 허바드 전 백악관경제자문위원장 등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미국자본시장의 경쟁력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이번 달 말에 첫번째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런던이 세계자본주의의 중심지로 최근 부상한 것은 국제금융시장의 성격이 급변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통적으로 외환거래와 국제여신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런던은 최근 이들의 장기인 첨단 파생금융상품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

심지어 <파이낸셜 타임즈>가 최근 사설에서 런던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헷지 펀드로 변신하고 있다고 공언할 정도다.

반면 투자금융과 증권 등 주로 전통적인 금융상품에 치중해 온 뉴욕은 엔론 사건이후 사베인-옥슬리법 등 강력한 주식시장 규제법안이 연달아 통과되면서 국제금융시장으로서 매력을 급속하게 잃고 있다는 것.

심지어 미국의 금융재벌 시티그룹은 총 매출에서 파생금융상품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본사를 런던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심각하게 검토했다는 소식이다.

앵글로색슨 자본주의의 맹주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뉴욕과 런던의 경쟁은 단순히 금융시장의 범주를 벗어나 사회·문화 전반의 경쟁력 논쟁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런던은 도시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언어의 수가 총 300여개에 달하는 반면 뉴욕은 140여개 정도에 불과하다며 국제도시로서 런던의 문화적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런던의 풍요한 문화적 다양성을 좇아 마돈나, 귀네스 팰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속속 이 곳에 저택을 구입하기 시작하면서 런던의 집값 역시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프리랜드는 그러나 시카고를 중심으로 파생상품과 선물거래 등 신종금융거래가 급성장 중이어서 미국 전체적으로는 금융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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