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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내 집 마련은 많은 사람들의 꿈이다. 판교 신도시 중소형 아파트 당첨자가 발표된 날, 주택공사 견본주택 앞에 공고된 당첨자 명단에서 자신들의 당첨을 확인하고 있는 시민들.
ⓒ 오마이뉴스 안홍기
자연의 유혹이 극에 다다른 지금, 기꺼이 모든 것을 접고 그 속에 스며들어 바람을 맞고 자연에 취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정겨운 이야기 나누면서 단 하루라도 그렇게 편안하게 즐기고 싶은 날들입니다.

사는 게 버거운 사람들에겐 그 작은 것도 사치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슬픈 현실입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조여 오는 건 뭘까요?

가진 자들에겐 한없이 너그럽고 더 없이 살기 좋은 세상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서민들의 작은 꿈은 무너지고 서글픈 마음은 그렇게 세월 속에서 후회와 상처로 남을 것입니다.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많은 것들 중에 대표적인 것중의 하나는 이 넓은 공간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을 꿈꾸며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작은 집을 갖는 것입니다. 이 소박한 바람이 현실이 되지 못하고 다가갈 수 없는 꿈이 되어 버리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올해로 결혼한 지 14년,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40대 가장인 저의 요즈음 최대 관심사는 경기도 인근에 작은 아파트라도 한 채 장만하는 것입니다.

물려받은 재산 없이 1300만 원짜리 방 한 칸의 전셋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지만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고 꿈이 있었기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아직껏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세월을 넘어 어느새 중학생이 된 아들과 제대로 된 옷 한벌 해 입지 못하고, 그렇게 좋아하는 회 한 번 실 컷 먹어보지도 못하면서 정말 알뜰살뜰 살림을 꾸려온 아내에게 무능한 아빠이자 남편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부 정책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고, 그건 비겁한 일이라고 마음을 다 잡아보지만 1년 벌어 아파트 한 평 사기도 힘든 현실 앞에서 그렇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는 없었습니다.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게 솔직한 심정이고 그건 저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겁니다.

그래선 안되는데 이런 감정들이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러한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은 이미 서민들의 마음 속에 뿌리내려 버렸고 이번만은 하는 수없는 기대가 무너진 결과이기도 합니다. 신뢰가 무너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기 마련입니다.

저의 경우만 하더라도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봉급을 쪼개어 착실하게 저축을 하며 살아왔건만 최근 5년새 두 배 이상이 올라버린 집 값 현실 앞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져 체념하고 결국은 포기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기에 아직은 꿈을 완전히 접지 못하고 좀 더 시간을 기다립니다.

아파트 값 잡는 방법 정말 없는 걸까요?

정말 한없이 오르기만 하는 아파트 값을 잡을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우리나라에는 많은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이 있고 대통령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임기중 집 값은 반드시 잡겠다고 하는데, 밤을 세워가며 수없이 검토하고 고민해서 만든 정부정책들이 번번이 실패하는 원인은 과연 뭘까요?

솔직히 정확한 답은 알 수가 없습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을 정부의 잘못으로만 돌리기엔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국민들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지 못할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저만 해도 정부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만 가졌지 정책에 따르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돈만 있으면, 아니 없으면 빌려서라도 부동산 투기부터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대처 능력에 문제는 있습니다. 서민들의 삶을 뼛속 깊이 느끼지 못하는데서 오는 한계라고 할까요? 여론 등 반대에 부딪히는 한이 있더라도 정부가 좀 더 강력한 의지를 갖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노력과 함께 문제점들을 제거(개선)하면서 추진했더라면 성과를 낼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에 대한 정책을 고민 고민해서 만들어 놓고 채 성과가 나오기도 전에 반대 여론에 밀려 실패로 규정하고 연이어 새로운 정책들을 쏟아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국민들도 변해야 합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 말로만이어서는 안됩니다. 심지어 수십 채의 집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지하 단칸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극빈층이 우리나라에 너무도 많이 있다는 게 엄연한 사실입니다. 수십 채의 집을 가진 사람에게 집 한 채는 단지 투기의 대상일지 모르지만 지하 단칸방의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집 한 채는 전부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대한민국이 안고 풀어내야 할 중요한 숙제이기도 합니다.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족과 함께 편암함 속에서 최소한의 행복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싸매도 되지 않아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대통령 주재로 2차례에 걸쳐 부동산 안정대책회의를 갖고 주택담보 대출, 금리 인상, 2007년도 택지개발지구 확대 공급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새로운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부디 이번에는 국민적 참여 속에 정부정책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니 성공해야만 합니다. 한없이 치솟기만 하는 집값을 반드시 잡아 체념 속에서 살아가는 집 없는 서민들에게 다시금 꿈을 돌려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거기엔 제 이름으로 된 집을 하루빨리 갖고 싶은 저의 바람도 담겨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는 <내가 겪은 집값·전세값 폭등> 기사를 공모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지글을 참고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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