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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은 22일 종이당원, 당비대납 등 부작용을 드러냈던 기간당원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확정했으나, 당내 개혁성향 의원들과 특히 기간당원들의 반발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들 기간당원들은 이날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난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22일 "어제(21일) 저녁 비상대책위 회의를 열어 기간당원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오늘(22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다시 열어 개정안 내용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또 "당비대납 등 여러가지 폐단을 일으켰기 때문에 보완하는 차원에서 개선하게 된 것"이라며 "당원제도가 바뀌어도 당원에게 부여된 선거권, 피선거권, 공직소환권, 상향식 공천제도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확정한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기간당원 일반당원'의 당원 명칭을 '기초당원-지지당원'으로 수정하면서 기간당원제보다 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시켰다.

실제 권리행사 1개월 전 시점을 기준으로 연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했거나 당원연수 행사에 연 2회 이상 참석한 당원에게 기초당원 자격을 준다. 또한 15% 범위 내에서 당원협의회가 특별히 공로를 인정한 자에게도 기초당원 자격을 주는 등 자격요건이 현행 기간당원보다 크게 완화됐다.

이에 따라 현재의 당원조직이 대폭 개편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일각에서는 정계개편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기초당원들이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예상되는 당 진로 논쟁과 당 해산을 둘러싼 표대결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공로당원제 도입에 따라 과거 민주당 시절부터 당원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공로당원 자격으로 대거 참가해 민주당과의 통합주장에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우 대변인은 "당원제도 도입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 되고 있는 정계개편관련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제도변경을 검토한 시점은 본격적인 정계개편 논의가 나오기 전인 5·31선거 패배 직후였고, 이 문제에 대한 정치적 배경에 대한 주장들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등 당내 '친노' 세력은 "기간당원제 폐지는 당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자 당을 해산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 참정연 대표인 김형주 의원은 "이번 당원제 변경은 민주당과의 결합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도"라며 "열-민 결합 세력을 공로당원으로 불러들여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당을 합법적으로 해산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광철 의원도 "정계개편과 맞물린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간당원제를 폐지하는 것은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우리당의 창당정신을 포기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당원네티즌들의 반대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안형규씨는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와 그에 동조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우리(기간당원들)는 탄핵 당했다"며 "대한민국 열린우리당 당원이 있는 곳 어디서든 비대위의 월권과 부당함을 알리고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과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사실상 투쟁을 선언했다.

김선호씨는 "저 산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산토끼들은 열린우리당이 무얼하든 관심이 없는데 집에 관심 가진 토끼마저 쫓아버리면 열린우리당은 이 엄동설한에 무얼 먹고 사느냐"고 반문하면서 "집토끼들마저 멀리 산으로 내쫓아 버리고 마는구나"라고 한탄했다.

정도영씨는 "지지율 떨어진 게 당비낸 우리 잘못이냐"며 "기초당원이고 뭐고 간에 사기치지 말고 당비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당 상무위원 박정욱씨는 "의결기구인 전국중앙위원회의의 권한을 도용한 것이며 분명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행위"라며 "스스로 철회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법정 소송을 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병찬씨는 "우리 당원들을 흔들어서 공중분해 시키려고 작정을 한 모양인데 아무리 흔들어봐라. 절대로 탈당 안 하고 끝까지 남아서 죽을 때까지 잡고 늘어지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시민일보(www.siminilbo.co.kr) 11월 23일자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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