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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석(19)군과 최익진(19)군이 행인들에게 학생인권법안의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다.
ⓒ 이재승
@BRI@영하의 기온을 웃도는 5일, 서울의 한 지하철 역 앞에서 책상을 펼쳐 놓고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행인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정의석(19)·최익진(19)군을 만날 수 있었다.

정군은 대한민국 청소년의회 인권위원회 의원이기도 하다. 수능이 갓 끝난 이들에게 다른 친구들처럼 놀러 다니고 싶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 기색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들은 학생인권법 국회통과를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었다. 천만인 서명을 목표로 하는 서명 운동에는 청소년의회 등 여러 청소년 단체가 모여 각 지구마다 서명이 이루어진다. 정의석 군은 그중 하나로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구를 맡게 됐다.

학생인권법은 두발규제금지, 학생회 법제화, 체벌과 차별 금지, 0교시 강제자율보충 금지 등을 내세워 국회 교육상임위에 있는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다.

추위보다 냉혹한 어른들 "특정정당에 이용당하는 거다"

▲ '학생인권법'에 관해 설명중인 정의석군
ⓒ 이재승
학생들의 인권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추위보다 힘든 어른들의 무관심이었다. '읽어보시고 이러한 법안에 동의를 하시면 서명을 해달라'고 외쳐보지만 행인들은 모두들 바쁜 기색이다.

어떤 이는 관심을 보이다 대뜸 특정 정당을 지목하며 "이들 정당이 아직 생각 없는 학생들을 이용하려 한다"며 "이런 배후 세력이 너희들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나무라기도 했다.

정군은 "우리 청소년들은 충분히 이만한 생각을 가질 수 있으며 이 특정 정당은 우리와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어른들은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으로만 판단하려고만 한다"고 씁쓸해했다.

다행인 것은 가끔 관심을 갖고 찾아주는 어른들과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 서명을 한 이경희(57·서울시 구로구)씨는 "학생인권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며 "학생인권법이 실현되면 학교 내에서 체벌완화, 강제 보충 학습 금지 등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좀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시간동안 서명한 사람은...

고등학생인 신동진(18)군은 "역 앞을 지나가다 보고 찾아왔다. 우리 청소년과 관련된 법안이 생기는 것이 환영할만 하다"며 서명을 하고 갔다.

이날 2시간동안 서명한 이들은 겨우 10명 남짓. 어른들도 이제 청소년들을 하나의 주체로서 인정하고 학생들의 인권에도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 '학생인권법' 내용이 설명돼있는 홍보자료
ⓒ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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