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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번지점프> 책표지
<내 영혼의 번지점프> 책표지 ⓒ IVP
언젠가 번지점프장에서 모험을 즐기려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고소공포증이랄까? 고체덩어리가 되었다. 나에게는 무리였다.

그런데 어느 여성은 쉽게 뛰어내렸다. 차이점을 생각해보니 두 가지였다. 나는 발목에 맨 줄을 믿을 수 없었고, 이성의 눈으로 바라본 아래까지의 높이가 너무 멀었다. 결국은 모험을 못하고 내려왔다.

그러나 번지점프에 몸을 던진 여성들은 환희를 느끼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난 환희를 맛볼 기회를 놓쳤고 그 기분이 무엇인지 짐작만 한다. 그때 '인생은 번지점프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뜻밖에 주어진 기회의 순간, 시간의 여유가 없는 삶의 기회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그리고 아주 특별한 계획 또는 위험천만해 보이는 모험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정답은 가만히 서서 고체가 되지 말고 신중한 태도로 모험을 하는 것이다.

루시 쇼의 <내 영혼의 번지점프>(원제 : The Crime of Living Cautiously)는 삶의 모험을 위한 지도 같은 책이다.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모험과 경계심은 동전의 앞뒤

모험, 즉 미지의 것,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향한 호기심과 돌진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충동적 욕구다. 계획을 세우고, 일정표를 짜고 시간관리 요령을 익히고 준비운동도 하고 철저한 준비를 했지만 실행하지 않으면 미지의 나라로의 배낭여행을 할 수 없다.

@BRI@저자는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모험의 필연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생존과 성장을 위한 모험이란 명분이 오도되는 경우가 있음을 함께 지적한다. 그리고 경계심을 함께 갖는 것이 지혜라는 점도 잊지 않는다.

모험과 경계심은 어떤 의미에서 동전의 앞뒤와 같다. 무모한 도전이 성공을 거두면 좋지만 말 그대로 무모하다면 결과는 실패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맨몸으로 다이빙한 남자의 성공은 명예지만 실패는 목숨이다. 그러나 동기가 바르고 준비가 된 상태에서의 모험과 도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온실의 화초는 약하다. 보기는 좋지만 모험을 못한다. 그러나 사막의 선인장은 강하다. 환경을 뛰어넘는다. 강한 생존과 성장은 모험으로만 만들어진다.

두려움의 장벽 허물기

두려움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두려워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을 수 있다. 단순히 두려움을 부인하는 것이 용기는 아니다.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 본성과 경험의 한 부분이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인간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내가 번지점프대에 섰을 때 느꼈던 두려움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번지점프를 한 사람도 나와 똑같은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차이가 있다면 뛰어내린 행동의 차이다. 모험은 행동을 말한다. 머리가 말하는 판단보다 실행하는 그것을 말한다.

두려움 앞에 섰을 때 가늠할 것이 있다. 헤치고 나가야 할 두려움인지 아니면 마땅히 피해야 가야 할 것에 대한 경고성 두려움인지, 후자라면 부딪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저자는 두려움을 무시하거나 부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두려움은 느끼되 날려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번지점프는 두려움을 날린 사람들이 하는 행위다. 현명한 두려움(현실적 위험을 직면하는 것)과 가공의 두려움(사사로운 불만)을 구별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관계도 모험으로 이루어진다

나 아닌 남과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관계가 된다는 것, 그것은 인간적 환희나 성취 중 가장 심오한 경지에 눈뜨는 것이다. 그리고 배신, 실망, 거부 심지어 지독한 증오라는 불길한 가능성에 노출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랑과 미움, 좋고 싫음이라는 요소는 우리 인생에 가장 찬란하고 가치 있는 빛을 발하는 스펙트럼이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감정이란 물살에 이리저리 출렁이는 우리 안의 끝 모를 강이기도 하다.

저자는 관계에서 나타나는 '4L'을 말한다. 사랑(love), 정욕(lust), 갈망(longing), 실연(loss)은 유사 이래 시대와 국경을 불문하고 인류의 모든 노래와 시, 소설, 드라마, 예술 속에서 끝도 없는 후렴구로 등장했다는 것을 말한다. 특히 사랑은 모두에게 빛과 같은 선물이며, 나를 넘어선 그 어디에선가 온 것 같은 선물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그를 소중히 여길 책임과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능력은 서로 비례한다. 관계의 모험 없이는 그 사랑의 실체를 맛볼 수 없다. 사랑은 보이지 않지만 실체이며, 만질 수는 없지만 향기가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친구 간의 우정도 마찬가지다. 번지점프처럼 모험의 관계를 향해 도전할 때 더 깊은 우정이 솟아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험으로 사는 사람들은 단순히 자신만의 삶을 향유하는 자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풍성한 삶으로 안내하는 축복의 통로라는 탁월한 통찰을 전해 준다. 또 풍성한 삶과 관계를 위한 모험 본능을 일깨운다.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인생도약대 위에서 멋진 점프를 할 수 있도록 도전한다.

기회의 순간은 뒤로 가지 않는다. 앞으로만 간다. 인생은 모험이다. 미래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미래를 창조할 수는 없다. 번지점프처럼 모험을 하고, 도전하고, 두려움을 넘어선 사람이 승기를 잡는다.

초원에서 만난 사자에게서 등을 돌리면 사자는 공격한다. 그러나 사자의 몸보다 더 높은 무엇인가를 높이 세우면 사자는 물러간다. 어차피 사자 앞에 서 있다면 반반이다. 지혜롭게 대처하고 두려움의 사자를 물리칠 순간적인 모험을 해야 한다.

인생 번지점프는 모험이다. 그러나 다리를 묶고 있는 줄을 믿고 실행하면 결과가 나타난다. 안일한 삶을 버리고 모험을 택하라!!!

덧붙이는 글 | 나관호 기자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며 북칼럼니스트입니다.


내 영혼의 번지점프 - 안일한 삶을 버리고 모험을 택하다

루시 쇼 지음, 김유리.김명희 옮김, IVP(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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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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