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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오마이뉴스 김혜원 시민기자.
ⓒ TIME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인 김혜원씨가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뽑은 '올해의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18일에 발매되는 <타임>(올해 마지막 호)은 올해의 인물로 특정 유명인사 대신 참여하는 네티즌 '당신(YOU)'을 선정했고, <오마이뉴스>를 비롯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마이스페이스>, 온라인 서점 <아마존>, 네티즌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등 네티즌 참여에 의지하는 대표적인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사이트의 네티즌 15명을 그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타임>은 <오마이뉴스>를 대표적인 UCC 사이트의 하나로서 세계의 시민참여 저널리즘을 선도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김혜원 시민기자를 인터뷰해 실었다.

@BRI@또한 <타임>은 <오마이뉴스>를 "블로거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워싱턴포스트>에 비유할 수 있다"며 "현재 총 4만7000여 명의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보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원 기자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주부들은 결혼 후에는 자기 이름을 잃고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로 불리게 마련이지만 <오마이뉴스>에서 마침내 내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며 시민기자로서의 보람을 소개했다.

김혜원 기자는 현재 서울에 사는 45세의 주부이며 2003년 4월 1일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로 가입한 뒤 지금까지 총 100건 이상의 톱 기사를 써왔다. 김 기자는 솔직하면서도 시사적인 사는이야기 기사로 2004년(사는이야기 부문)과 2005년(뉴스 부문) 연속으로 <오마이뉴스>가 뽑은 '올해의 뉴스게릴라'에 선정됐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100건 이상의 톱 기사를 쓴 시민기자에게 주어지는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으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선정 소식을 들은 김혜원 시민기자는 "오늘의 내가 있게 한 건 함께 울고 웃었던 네티즌들과 서로 기사쓰기를 독려했던 시민기자들이다, 이름없는 아줌마에게 역할 모델이 되어 주었던 수많은 시민기자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타임>은 <오마이뉴스> 외에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네티즌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인터넷 앨범 사이트 플리커 등을 예로 들며 "'디지털 민주화'라는 새로운 사회 현상의 틀을 만들고 전세계 미디어 영역을 장악한 점이 바로 '당신'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들 사이트는 지금까지 미디어 전문가가 했던 역할을 보통의 사람들(네티즌)이 대신하게끔 한 인터넷 혁명의 사례였다는 것이다.

<타임>의 평론가인 레브 그로스먼은 인터넷의 보급이 개인 미디어의 확산을 만들어낸 배경이라며 이것이 "단순히 세상을 바꾸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세상이 변화하는 방식까지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리처드 스텐겔 <타임> 편집장은 별도의 발표를 통해 "우리(직업 언론인)가 아니라 당신이 정보화 시대를 변화시키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올해의 인물 '당신(YOU)'가 실린, 오는 18일 발행되는 <타임>지의 표지에 거울을 인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타임>은 1927년 이래 매년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발표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록 가수에서 빈곤 퇴치 활동가로 변신한 보노와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 그의 부인 멜린다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바 있다.

"정년이 없다는 것, 바로 시민기자의 매력"
[인터뷰] 김혜원 시민기자

"뭔데?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건데?"

자신이 <타임>의 올해의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김혜원 시민기자의 반응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오마이뉴스 재팬의 일본인 시민기자들과 함께 '한일 시민 친구 만들기' 행사에 참여하고 귀국하기 위해 일본 도쿄의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소식을 접한 김혜원씨. 주변의 시민기자들의 축하의 박수가 쏟아졌지만 정작 본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다음은 하네다 공항에서 있었던 김혜원 시민기자와의 짧은 일문일답.

- 지금 소감이 어떤가.
"잘 모르겠다. <타임>의 '올해의 인물' 중 한 명에 선정됐다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건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전에는 이름 없는 아줌마로 살았다면 <오마이뉴스>를 만나면서 세상과 소통하게 된 건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가? 예전에 가수 비가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는 걸 보면서 참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랑 비슷한 건가?(웃음) 어제와 별로 달라진 건 없다."

- <오마이뉴스>에 처음 기사를 썼던 때를 기억하는가.
"내가 처음 쓴 기사가 '고3병'을 앓고 있는 아들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남편에 대한 거였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남자들의 심리를 잘 아는 남성독자들의 도움과 조언을 받고 싶어서 기사를 올렸다. 그런데 정말 댓글이 달리고 쪽지가 오는 등 사람들의 반응이 왔다. 내 문제에 함께 고민하고 조언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됐고 그때부터 시민기자 활동에 빠져들었다."

- 3여년 동안 시민기자 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당연히 '아멜리아 사건'이다.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한 필리핀 여성 아멜리아가 암에 걸린 딱한 사연을 다룬 기사였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었다. 내가 쓴 기사 하나로 2000만원의 성금이 모이고 아멜리아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내 힘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이전에는 내 자신의 문제를 주로 기사로 썼는데 아멜리아를 알고 나서는 이웃 등 내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는 눈을 갖게 됐다. 또 한편으로는 '시민기자'의 책임감도 느끼게 됐다. 직업 기자는 아니지만 내가 쓴 글이 사회적 파급력을 낳는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긴장감은 지금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 앞으로도 계속 시민기자로 활동할 계획인가.
"물론이다. 물론 시민기자 활동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언제든지 읽을 수 있으니 언제 어디서 누가 연락을 해 올지 알 수 없다. '하늘에 떠있는 달' 같은 거라고 할까? 그것 때문에 힘들 때도 있고 두려울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소통이 놀랍기도 하다.

<오마이뉴스>에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시민기자들이 많다. 50대는 물론이고 60대도 활발하고 활동하고 있지 않나? 직업 언론인에는 정년이 있지만 시민기자에게는 정년이 없다. 끊임없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사회에서 깨어 있으면서 생산물을 만들어 낸다는 건 좋은 일이다. 좀 더 나이가 들면 노인문제에 대해 엄청나게 떠들어 댈 생각이다. 기다려 봐라. 노인 문제를 확실히 짚어 보겠다." / 박순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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