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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군은 28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설문조사 봉투를 개봉해 집계작업을 벌였다.
ⓒ 김병화

경남 합천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일해)를 딴 공원명칭을 추진하자 광주전남지역 5·18 관련 단체들이 성명서를 내고 "피가 끓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5·18민주유공자 유족회,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5·18유공자 동지회, 5·18구속 부상자회, 5·18기념재단, 6·15공동위 광주전남본부, 광주전남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희망연대(준) 등의 단체는 28일 "'일해'라는 말만 들어도 분노가 끓어오르는데 공원이라니"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BRI@성명에서는 "며칠전 우리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면서 "'일해공원' 명칭 추진에 대해, 80년 광주학살의 아픔과 고통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우리 고장에서는 제 시민사회단체의 의지를 모아 강력한 규탄과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일해'라는 말만 들어도 피가 끓는다"면서 "전두환이 누구인가? 80년 민주화의 봄을 무참히 짓밟고 군부쿠데타를 일으켰으며 광주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총칼로 학살한 자가 아니던가"라고 지적.

"나이 어린 아이에서부터 여고생, 임산부까지 닥치는 대로 살인하고 그것도 모자라 광주시민들을 '빨갱이' '폭도'로 몰아 자신의 정권유지에 이용하였던 살인자, 독재자가 아니던가. 특히 그의 호를 딴 '일해공원'은 그의 독재시절 온갖 횡포와 부정부패로 국민들에게는 독재와 학살의 상징이요, 온갖 부정부패의 상징이다."

이들 단체는 "합천군은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호국의 고장 합천군을 대표할 공원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합천군은 합천군민을 욕되게 하지 말라"라고 촉구.

또 이들 단체는 "합천군은 시대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똑바로 보고 무슨 일이 있어도 살인자 전두환을 우상화하거나 성역화해서는 안되며 5·18민중항쟁의 역사적 교훈을 망각하고 민주주의를 배신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

성명에서는 "합천군이 끝까지 '일해공원'을 만든다면 합천군은 앞으로 독재를 숭상하고 학살을 찬양하는 군부독재의 고장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일해공원' 추진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합천군이 더는 민족 앞에 부끄러운 고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장 '일해공원' 추진을 그만두어야 한다"면서 "합천군을 진정으로 대표할 만한 이름으로 새롭게 공원명칭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합천군민을 위하는 것이요 그것이 전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화답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화동 광주전남희망연대(준) 지역사업위원장은 "일단 공동으로 성명서를 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일해공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경남진보연합과 민주노동당 합천군위원회, 민주적 공원명칭 선정을 위한 군민들의 모임 등의 단체는 오는 31일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에서 '일해공원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합천군은 15~20일 사이 1364명 새마을지도자와 마을이장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응답자 601명을 대상으로 28일 집계작업을 벌였다. 4개 예비명칭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일해공원'이 302표(51.2%)로 '황강공원'(177표)과 '군민공원'(57표) 등을 크게 앞질렀다.

합천군은 앞으로 군정 조정위원회와 군의회 보고 등의 과정을 거쳐 공원 명칭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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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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