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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1379.37p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월 28일 종가 1434.46p로 마감했다.(자료사진)
연초 1379.37p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월 28일 종가 1434.46p로 마감했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2006년도 증시가 마감했다. 성적은 무척 초라하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1379.37p에서 지난 12월 28일 종가 1434.46p로 마감함으로써 3.99% 상승하는데 그쳤다. 2005년도 53.9%의 상승률에 비하면 정말 할 말이 없다. 금리는 올라가는데 금리보다 못한 상승률이다. 어쨌든 4년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였다.

세계 증시의 동조화를 외치며 아침에 일어나면 미국증시가 어떻게 되었나 하고 가장 먼저 봐왔는데 글로벌 증시대로 한국증시는 움직여주지 않았다. 세계증시에서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은 40위권 밖으로 밀려나 꼴찌에 가깝다.

외국인·환율·부동산이 증시 걸림돌

@BRI@왜 이렇게 된 것일까?

첫번째로 외국인들의 추세적인 매도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들은 10조 7000억원을 매도하면서 그동안의 차익을 맘껏 실현하였다. 여기에 환차익도 디저트로 맛있게 먹었다. 외국인들 주식 비중이 41%에서 37%로 낮아졌다. 그만큼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감소하였고 기관들의 힘이 세졌다고 볼 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외국인들이 매도하면 증시가 폭락하면서 전전긍긍했는데 740만 대군의 적립식 자금이 이를 받쳐 주면서 한국증시의 상승세를 뒷받침한 것이다. 한국증시가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지켜주었다는 것이 고맙기도 하다.

두번째로 환율 문제이다. 연초 1008원 수준에서 출발한 환율이, 우리나라가 잘 난 것도 없는데 원화의 값어치가 920원까지 올라간 것이다. 환율에서는 글로벌 경제와 동조화가 이루어져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그래도 낫다는 인식으로 원화가 급등한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수출을 하는 주요 품목들인 반도체, 자동차 등이 경쟁국들에게 밀리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6.9%, 현대차는 무려 31.5%가 하락한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세번째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다. 항상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동산이 올해도 증시를 못 살게 한 것이다. 판교로부터 시작된 부동산 열풍은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검단신도시 발표 등으로 절정에 달했고 지금 당장 집을 사지 못하면 평생 집을 살 수 없다는 서민들의 아우성이 증시를 외면한 것이다.

대책이라고 내놓아봤자 그동안의 신뢰 상실로 콧방귀를 뀔 뿐 전혀 동요가 없었고 전방위 세금 압박으로 잡으려던 정부 정책을 공급 확대로 변화하게까지 했다. 건전한 투자보다는 대박을 기대하는 투기가 증시를 어렵게 한 것이다.

이외에도 경기에 대한 논란과 이에 따른 기업의 실적에 대한 걱정이 적극적인 매수를 하지 못하게 했고 평상시보다 많아진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언제 쏟아져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감과 한미 FTA 추진에 따른 정책적인 불안감, 유가 사상최고치 경신, 지속적인 금리인상, 그리고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컨트리 리스크인 북한 핵문제 등이 지난해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기금 투자 162% 늘어...기관 탄력 기대

이제 앞을 보자. 2006년과 2007년의 증시를 새삼스럽게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다. 단지 달력이 새 달력으로 바뀔 뿐이다. 2006년도가 그동안의 박스권을 탈피하고 저평가된 증시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한 시발점이었다면 2007년도는 이제 그 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1000p 안착을 계기로 1000p는 기본으로 만들고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2월 28일 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하면서 소위 말하는 1월 효과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전통적으로 1월에는 각종 정부정책이 발표되고 경제적인 면에서는 긍정적인 수치가 발표되면서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상승세가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7개월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여왔고 1월이라고 해서 급격한 경제적인 변화를 가져 오기는 힘들어 보여 2007년의 시작은 다소 안정적인 흐름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1월 중순경에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이 턴어라운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약간의 모멘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급 측면에서는 여전히 4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나 안정적인 베이시스의 흐름으로 보아 급격한 매물 출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의 동향도 우호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2월에 1조원에 달하는 매수를 보임으로써 그동안의 지속적인 매도 패턴에 변화가 온 것을 볼 수 있었으며 매도를 하더라도 그 매도 강도는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는 기관의 힘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도 연기금의 주식투자 계획을 보면 신규 투자금액이 15조 7000억원으로, 올해 6조5000억원보다 162%나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영향력이 점점 떨어지는 가운데 그 자리를 우리의 토종세력이 채워준다면 지금은 740만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1천만 개미군단과 함께 한국증시는 해외변수에 휘둘리지 않고 꿋꿋하게 한국경제의 성장과 함께 커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지난해의 증시가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 2007년도를 좋게 보게 한다. 2005년도의 급등에 따른 당연한 조정으로 생각한다면 그 조정은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르다가 힘들면 당연히 쉬어가는 것이 정석이다. 마라톤은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 조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무리하면 후반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비정상적인 증시 상승을 원하기보다는 경제의 성장에 따라 적정하게 움직여주는 증시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겉으로 나타난 변수들은 이렇지만 이것이 다는 아니다. 작년 증시는 상승했지만 5월 10일 1464p 고점을 형성하고 6월 14일 1192p까지 급락하는 시기에는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절망감을 갖기도 했다. 2007년이 아무리 좋다한들 반드시 깊게 빠지는 계곡이 있을 가능성이 언제든지 상존한다. 어느 순간에는 지뢰밭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올라간다고 다 올라가지는 않는다.

삼성전자는 6.9% 하락, 포스코는 53.3% 상승

선택이 중요하다.

한국 사람들은 인연을 매우 중요시한다. 학연, 지연, 혈연 등등 많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사회생활을 한다. 이러한 인연을 중시하는 문화가 증시에까지 와 있다. 한번 선택한 종목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우량주이니까 1년 동안 무작정 가지고 있으면 수익이 나겠지 하면서 쉽게 인연을 끊지 못하는 것이다.

절대 이러한 것은 금물이다. 사람의 인연과 주식의 인연은 같을 수가 없다. 사람과는 결혼하고 끝까지 가야 하겠지만 주식과는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지만 과감히 돌아설 수 있는 연애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한국증시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는 65만9000원에서 시작해서 61만3000원으로 마감함으로써 6.9%의 하락률을 보였다. 아무런 생각 없이 1년 동안 보유한 대가치곤 심하다. 또다른 블루칩 POSCO는 20만1500원에 시작해서 30만9000원으로 끝나면서 53.3%의 수익을 보여 주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좋은 주식이라고 하지만 경기와 업황과 그 주변의 환경에 따라 수익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연초에 유망한 업종과 그 대표주자를 잘 선택해야 한다. 물론 삼성전자가 나쁜 기업은 아니다. 다만 그 시기를 잘못 선택했을 뿐이다. 올해는 이러한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지수가 간다고 모든 종목이 가는 것은 아니다. 이제 예전과 같은 대박은 없다.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적절한 움직임을 통해 적정 수익을 내야 한다. 묻어두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식에게 물려줄 주식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주기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

황금돼지의 해를 맞이하여 2007년도에는 황금돼지가 투자자 여러분들의 가슴에 팍팍 안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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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PB로써 고객자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내 증권방송 앵커 및 증권방송 다수 출연하였으며 주식을 비롯 채권 수익증권 해외금융상품 기업M&A IPO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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