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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신궁 홈페이지의 첫 화면.
메이지신궁 홈페이지의 첫 화면. ⓒ 메이지신궁
아베 신조 일본 총리대신이 지난 6일 도쿄 요요기에 있는 메이지신궁(明治神宮)을 참배함에 따라 '아베 총리가 금년에 과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것인가'에 관한 국제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메이지신궁은 일본 제122대 무쓰히토 국왕(재위 1867∼1912년) 부부를 기리는 신사로써, 1920년에 건립되었다가 제2차 세계대전 때에 불탄 적이 있으며 1958년에 재건된 곳이다.

신궁도 신사의 일종이지만, 일본 국왕을 참배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다른 신사와 차별성을 띠고 있다. 흔히 메이지 국왕이라 불리는 무쓰히토 국왕은 일본 근대화 시기의 국왕(소위 '천황')이며, 그의 재위 기간에 조선은 일본에 강점되었다.

@BRI@6일 메이지신궁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시모무라 하쿠분 관방부 부장관을 대동한 상태에서 방명록에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라고 서명함으로써, 메이지신궁 참배가 총리의 공식 참배임을 분명히 하였다. 이번 참배가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이유는 다음 2가지다.

첫째, 이번 참배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2001년 참배 이후 첫 메이지신궁 참배이며, 역대 총리들은 연초에 거의 다 메이지신궁을 참배하였다. 과거의 총리들이 메이지신궁을 참배할 때에는 야스쿠니 문제가 쟁점화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베 총리도 나카소네나 고이즈미 이외의 다른 총리들처럼 야스쿠니 문제를 비켜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다.

둘째, 아베의 전임자인 고이즈미 전 총리는 메이지신궁을 참배하지 않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소신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메이지신궁을 참배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고이즈미 전 총리가 의도적으로 회피한 메이지신궁을 아베 총리가 연초에 방문했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전철을 기피하는 게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보면, 아베 총리가 한·중 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야스쿠니 참배를 비켜가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가 생길 수 있다.

아베 총리, 야스쿠니 참배 완전히 포기 않고, '애매모호' 전술

그러나 <산케이신문>이나 <주고쿠신문> 등에 보도된 또 다른 2가지 사실관계를 보면,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한 가지는 아베 총리의 주변에서 "수상은 금년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려는 강한 의욕을 갖고 있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는 오는 17일 자민당 대회에서 채택될 2007년도 당 운동방침에 "야스쿠니 참배를 계승하며, 나라의 기틀이 되신 분들에게 애도의 정성을 바친다"라는 조항이 포함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와 같이 총리실과 자민당 내부에서 야스쿠니 참배의 분위기를 꾸준히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메이지신궁을 참배한 사실만으로는 그가 올해에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정을 하기가 힘들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야스쿠니 참배의 가능성을 계속 흘리고 또 한편으로는 메이지신궁을 방문하는 아베 신조의 전략은 한마디로 '애매모호 전술'(일본 측 표현은 'あいまい戰略')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베 총리도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추측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접근법은 고이즈미 전 총리의 태도와 분명한 대조를 보이는 것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다소 돌격대 같은 방식으로 한·중과의 관계를 무시한 채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측이 이와 같이 애매모호 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국내 보수층과 한·중 양국을 모두 잃지 않으려는 의도의 표현이다. 야스쿠니 참배의 가능성을 여전히 남겨둠으로써 국내 보수층을 달래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7월 참의원선거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총리 측의 계산이다. 또 고이즈미 전 총리처럼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강경방침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한·중 양국과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것도 총리 측의 계산이다.

중국, 채찍 대신 당근... 간접적으로 견제하는 '미소 전술'

이 같은 일본 측의 애매모호 전술에 맞서 중국 측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일본 언론의 표현을 빌리면, 중국 측의 최근 전략은 '미소 전술(ほほえみ戰術)'로 표현될 수 있다.

중국 측의 미소 전술이란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할 가능성이 큰 시기에 중국의 국가수반이 일본을 방문하는 한편, 일본 당·정의 고위급 인사들을 중국에 초청하는 것을 말한다. 우호적인 중일 관계를 조성함으로써 일본 측이 야스쿠니 참배를 결행하려는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계산이다.

종전에 중국이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강경태도를 취한 점을 고려할 때에, 이 같은 새로운 접근법은 '채찍' 대신 '당근'을 우선시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할 가능성이 큰 시기라는 것은 춘계례대제(春季例大祭, 4월 21∼23일)와 추계례대제(秋季例大祭, 10월 17∼20일)를 가리킨다.

중국 측의 요청에 따라 오는 4월에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일본을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고, 역시 중국 측의 요청에 따라 오는 9월 하순에서 10월 초순 사이에 후진타오 주석의 일본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할 가능성이 큰 시기에 중국 국가원수가 일본을 미리 방문함으로써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특히 9월 하순 이후의 방문은 10월 추계례대제와 8·15 참배를 동시에 견제하는 이점을 낳을 수 있다.

후진타오 주석의 일본 방문이 확정된다면, 후 주석 방문 1개월 전인 8월 15일에 일본 총리가 양국 관계를 악화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미소 전술에 따라 중국 측은 일본 정부와 여당의 고위급 인사들을 중국에 계속 초청하고 있다. 작년 12월에 자민단 전 간사장과 중의원 의장이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1월 7일부터는 공명당 대표가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일본 고위인사들을 중국에 초청하여 환대를 보여 줌으로써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간접적으로 견제하려 하는 것이다.

일본, 두 마리 토끼 잡기 위해 카드 최대한 늦게 공개할 듯

중국이 위와 같은 미소 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중국 역시 중일 관계 악화에 대해 부담이 있고,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서라도 중일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야스쿠니 참배를 비판하기보다는 야스쿠니 참배를 사전에 봉쇄함으로써 문제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후 대책'보다는 '사전 예방'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 측의 전술이 일본에는 약점으로 비친 모양이다. 1월 4일자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한 외교소식통은 "수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더라도 중국 측이 과거처럼 강경한 대일 태도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하였다.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야스쿠니 문제를 크게 쟁점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이 중·일 양국은 야스쿠니 문제를 놓고 각각 미소 전술과 애매모호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에, 양측은 적어도 7월 참의원 선거 전까지는 속마음을 숨기면서 가급적 충돌을 회피하려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문제의 주 당사자인 일본 측은 카드를 최대한 늦게 공개함으로써 외교관계 정상화와 보수세력 결집이라는 2마리 토끼를 가급적 놓치지 않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메이지신궁 참배에 담긴 아베 신조 총리의 의도는 그렇게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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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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