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두고 지역주민과 민간단체, 지자체 등이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금강유역환경청(이하 금강환경청)이 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금강환경청은 매립예정지 갯벌의 가치는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반면, 산업단지의 경제적 생산효과는 '과대평가'되었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BRI@금강환경청은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27일 건교부에 제출한 '군장국가산업단지 장항지구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의견'을 공개했다.
이 의견서에서 금강환경청은 "장항지구의 대규모 갯벌 매립은 주변해역의 퇴적양상 변화, 다양한 해양생물 서식환경 파괴, 조류서식지 훼손, 수산자원 감소, 자연경관 훼손 등 해양환경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조간대(만조 때의 해안선과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 상실과 오폐수 방류 등으로 지속적인 해양오염 증가와 자연환경 및 생태학적으로 보전가치가 매우 큰 유부도 철새도래지 악영향, 사업지구 내에 있는 염습지 군락과 사구 훼손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강환경청은 이러한 우려와 함께 "'환경영향평가서상의 해양환경관련 평가내용'과 '갯벌과 산업단지의 경제성 평가방식'의 적정성에 대하여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이 있고, 갯벌매립을 통한 산업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타당성논란이 많은 만큼, 본 사업추진에 대하여 심도 있는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결론 내렸다.
금강환경청은 또 ▲갯벌자원의 대체 확보 불가성 ▲갯벌매립의 부정적 환경영향 ▲갯벌 보전에 관한 국제적 인식과 동향(보전, 복원) 및 비난 가능성 등을 충분히 감안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류의 산란 서식지, 조류의 서식지 기능 평가요소가 누락
한편, 금강환경청은 이번 협의의견서에서 장항산단예정지의 갯벌의 가치는 저평가된 반면, 산업단지의 경제효과는 과대평가됐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금강환경청은 "건교부가 제출한 3차 보완서에서는 갯벌의 가치를 헥타르(ha) 당 생산가치를 2473만원(총 333억원)으로 추정했으나 평가항목 중 일부 요소가 누락, 수산물가치의 잠재적 상승요인 등이 고려되지 않음으로써 갯벌가치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되었다"고 밝혔다.
누락된 가치로는 "갯벌가치의 평가에 있어 수산물생산기능은 직접 포획할 수 있는 수산물뿐만 아니라 산란, 서식하여 이동하는 생물도 포함되어야 하므로 어류의 산란 서식지, 조류의 서식지 기능에 대한 평가요소가 누락되었으며, 사매매가 이루지고 있는 수산물의 비계통 출하 판매액도 고려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산물의 생산가치의 평가에 있어 현재의 판매가격을 기준하였으나, 새만금 간척 및 동 사업 이후 장래의 수산물의 가격상승요인도 고려되지 않았으며, 토요휴무제 시행으로 국민의 여가활동시간이 늘어나 갯벌과 해안 방문인구가 증가되고 있고, 체험과 탐구활동의 장으로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산업단지의 경제적 생산효과에 있어서는 "산업단지개발에 따른 경제적 생산효과는 순 편익을 고려하여야 하나, 산업단지의 조성 및 가동을 위한 투자비용을 제외하지 않고 총생산액을 산정함으로써 전반적으로 과대평가되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장항산단 인근에 위치한 산업단지의 분양률 대비 실 입주율은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므로, 산업단지 생산효과는 주변 산업단지의 실입주율을 반영하여야 함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해 1/4분기에 파악한 '전국산업단지현황통계'에서는 군장국가산업단지(군산지구)의 공장용지 분양률은 25%로 파악하고 있으나, 3차 보완서에서는 44.7%(2006년 4월 기준)로 되어있어, 비슷한 시기에 조사된 자료가 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금강환경청은 이밖에도 "산업단지 개발에 따른 경제적 생산효과를 '군산장항광역권 종합개발 계획(98)' 자료집을 근거로 연간 약 2조 6천억원, '산업입지 원단위 산정에 관한 연구(98)'를 근거로 연간 약 5조4000억원 정도로 추정하였으나, 이는 현재의 분양률과 입주율, 부지면적당 생산액 등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마저도 1998년도 자료인 10여 년 전에 산업수요를 예측한 자료로 최근의 산업동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