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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멩이 위로 떠 있는 동심원의 얼음 형상.
ⓒ 김계성
임진강 탐조의 날, 일행은 비교적 진입이 수월한 경기도 파주의 자장리 쪽 임진강변을 찾았다. 두루미 도래지를 찾아 볼 심산이었다.

강 맞은편에는 호로고루 성지가 보인다. 삼국시대부터 전해져오는 이 성지는 그 당시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군사적으로 요충지였으며, 역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자료여서 복원을 서두르고 있는 곳이다.

▲ 호로고루성이 보이는 임진강의 겨울 전경.
ⓒ 김계성
▲ 얼음꽃과 돌멩이 사이를 갈라놓는 균열.
ⓒ 김계성
연일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다 보니 도도하게 흐르던 임진강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오늘따라 두루미는커녕 그 많던 철새들도 없다.

@BRI@가는 날이 장날인가, 칼바람이 몰아치는 강 위로 '쩌억쩍' 이따금 들려오는 얼음 터지는 소리는 속 터지는 소리다. 내친김에 강바람이라도 실컷 쐬고 가리라. 이심전심의 일행은 조심조심 강 위로 진입을 했다. 강폭은 100여 M가 넘을 성싶다.

"우리 한번 건너가 볼까요?"
"아이쿠, 큰일나지요."

손사래다. 하긴 그렇다. 강 중심의 가늠할 수 없는 얼음의 두께를 뉘라서 안전하다고 감히 발걸음을 내딛겠는가.

얼음의 표면이 몹시 미끄럽다. 그토록 표면이 미끄러운 것은 아주 얇은 수분막이 얼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 자연이 빚어 낸 얼음장 밑의 영롱한 보석.
ⓒ 김계성
한 뼘 남짓한 깊이는 얼음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 정도는 안전지대인 만큼 우리는 가장자리만을 선택하여 걷는다. 군데군데 새하얀 얼음꽃들이 보이고 얼음장 아래로는 돌멩이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잠시 후 시키지도 않았는데 하나 둘씩 쪼그려 앉는다. 발밑으로 보이는 신기한 광경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함이다.

▲ 뽀글한 물방울까지도 정지된 신비한 모습.
ⓒ 김계성
얼음에 둘러싸인 돌멩이들이 하나같이 햇빛을 받아 영롱한 빛을 내고 있다. 저마다 모습을 뽐내고 있는 수많은 보석들…. 여기저기서 터트려 대는 셔터 소리가 시공을 초월한 듯 침묵의 강을 깨우고 있었다.

▲ 얼음장 위에서 탐조 대신 보석을 담는 광경.
ⓒ 김계성
알알이 박혀있는 임진강의 보석들, 보면 볼수록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탐조인가 탐석인가, 철새는 뒤로하고 보석만 실컷 보고 온 빛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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