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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건설적인 인사를 실현하기 위해선 선후배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가 절대 긴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자기청탁' 이외에는 어떠한 형태의 청탁도 시도하지 않는 일이 중요합니다. 다시 한번 저의 입장을 천명합니다. '자기청탁'은 보장되어 있습니다. 떳떳하고 당당한 '자기청탁'은 권장하고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그 이외의 제3자에 의한 청탁 또는 청탁성 행위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 강진군은 18일부터 군청 홈페이지에 '인사추천코너'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제3자를 통한 인사청탁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 강진군청 홈페이지
전남 강진군의 잇따른 인사 관련 시도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사철이면 일부 공무원들은 단체장과 친분이 있는 소위 '줄'을 잡아 인사청탁을 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러한 인사청탁 관행을 끊고 최대한 공정한 인사를 하려는 황주홍 전라남도 강진군수의 노력이 '군정일기'를 통한 인사청탁자 공개, 정책소견 발표회 개최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신선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강진군, '인사추천코너' 운영... "당당하게 청탁하세요"

황주홍 군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군민 등 외부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인사청탁을 해달라"는 의미에서 군청 홈페이지를 인사를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18일 오후 부터 운영을 시작한 '인사추천코너'가 그 것이다. 강진군은 향후 대대적인 팀제 운영을 위한 인사를 앞두고 이 코너를 마련했다. '인사추천코너'를 통해 공무원의 승진 등을 추천하기 위해서는 공개적인 추천을 위해 실명으로만 접수가 가능하다. 추천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강진군에서는 종례정례회 이후 여느 행정기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강진군의 발전을 위해서는 OOO를 추진해야 합니다". 16명의 사무관 승진 예정자들은 동료 공무원들이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는 '정책소견 발표회' 자리에 나선 것이다.

강진군은 "정책소견 발표회는 군청의 중추 핵심간부가 될 공무원이 본인의 행정 철학 구상과 비전 그리고 다짐 등을 정리해서 선후배 공직자들에게 발표하는 기회를 주기위해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이날 발표한 소견은 승진을 위한 다면평가에서도 활용될 예정이다.

황주홍 군수가 내부 전산망을 통한 '인사상담코너' 운영으로 '자기청탁'을 하도록 하고, 3자를 통한 면대면 인사청탁자 공개, 정책소견 발표회 개최에 이어 '인사추천코너' 운영 등 잇따른 시도는 "무엇보다 공정한 인사가 군정발전에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황 군수가 '인사추천코너'를 개설한 것은 외부 청탁성 분위기가 또 다시 감지되고 있기때문이다. 황 군수는 지난 15일 '군정일기(인사에 대하여)'를 통해 최근에도 인사와 관련 외부청탁 분위기가 있음을 언급하며 유력 외부인사를 통한 청탁 근절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황 군수, "청탁성 행위 기미 유감... 인사쇄신 적극 협조해 달라"

▲ 황주홍 군수(자료사진)
ⓒ 안현주
그는 '군정일기'를 통해 "강진군에는 ‘인사상담’코너가 상설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밖에도 개인적인 메일이나 사신 형태로 얼마든지 본인의 인사에 관한 의견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극소수의 공직자들은 아직도 군수 등에게 영향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힘 있는 사람을 통해서 자신에 대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 보려는 유혹을 느끼고 계신듯하다"고 지적 했다.

그는 "저는 요 며칠사이 그와 같은 기미를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었고, 이것을 저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공직사회의 주변분들께서도 특정한 인사대상 공무원을 위해서 홍보 청탁을 하시고 싶은 경우에는 ‘인사상담’코너를 적극 활용해 달라"며 "‘인사상담’코너를 통해서 그 공무원을 위해서 홍보해 주시거나 ‘청탁’해 주시면 제도적으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군수는 "우리 주변분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간곡히 빌어마지 않는다"면서 "저 개인의 주관적 판단과 평가만으로 하지 않고, 해당 간부공무원들과 인사관련 내부 협의 모임을 갖고, 중론과 중지를 모아가면서 이번 인사에도 임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선후배 공직자 여러분들께서는 강진군의 인사쇄신 의지를 믿으시고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주홍 군수는 19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하지말기로 했는데도 '그 사람 괜찮다' 든가 '이런 사람들이 좋은 것 같다'하는 간접적인 의사 표시를 누군가가 하고, 이를 비중있게 듣게되면 청탁이 될 수 있다"며 "칭찬을 하든 홍보를 하든 일대일로 만나서 개별적으로 듣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코너 운영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인사에 대한 의견 개진을 아예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독선이 될 수도 있다"며 "그리고 다양한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런 방향으로 가야 더 나은 사람, 적합한 사람을 승진자로 선정할 수 있을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잇따른 인사 정책 개선... 황 군수의 '시도' 어디까지 갈까

'인사추천코너'에 접수된 '청탁' 내용은 군수가 관리를 하지만, 군수 혼자 내용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황 군수는 "나 혼자 보면 되겠느냐"며 "인사관련 간부, 인사라인은 봐야 한다, 그래야 접수된 내용의 진정성을 제대로 판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특정 인물에 대한 과다한 홍보나 추천으로 악용될 소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인사추천코너' 운영으로 친분 관계를 내세운 청탁을 막는데 어느정도 효과적일까. 황 군수는 "아마 접수는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대일로 만나서 비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쉬워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근절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인사혁신을 위한 황 군수의 시도와 파격은 지난 2005년 '군정일기'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황 군수는 "전국적으로 관례화 한 '돈의 지배’를 종결짓겠다"고 밝힌 이후 '돈 청탁' 시도 사례 등을 스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제 강진은 돈으로하는 청탁은 없다, 다만 영향력으로 청탁을 하려고 하는데 이것을 뿌리 뽑겠다"며 "형행 인사제도에는 헛점이 많아서 계속 개선해 가야한다"고 말하는 황 군수가 이후 어떤 시도를 할지 주목된다.

강진군 한 관계자는 "이전에 '인사상담코너'를 내부 전산망을 통해서만 운영했는데 18일 오후부터 '인사추천코너'를 통해서 군민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며 "공개적으로 인사청탁을 하는데 도움을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황 군수는 지난 15일 '군정일기'를 통해 면대면 인사 청탁이 계속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자기청탁은 보장되어 있다"며 "인사혁신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 강진군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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