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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관 전 최고위원은 22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분과 기득권 사수투쟁을 벌이는 사람은 정동영 전 의장"이라며 "정 전 의장은 호남의 대안이 되고 싶다는 말로 올해 대선을 지역대결 구도로 만들어가려는 야욕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당원들에 대한 인기영합주의 정치다."

김형주 의원이 김두관 전 최고위원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은 24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실상 대권 행보를 하고 있지 않냐"라며 "당이 말라비틀어져도 지키고 있으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BRI@김 의원은 "당원들의 진정성을 개혁모험주의라고 치부하는 것도 문제"라며 정동영 전 의장을 비판하면서도, '기간당원제 원칙'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김 전 최고위원의 복심을 꼬집었다. "양극단 모두 문제"라는 것.

정 전 의장은 일부 기간당원들에 의해 제기된 당헌개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동지애가 없는 해당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들을 향해 '소수의 고립주의자', '소수의 개혁모험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이며, 특히 "소송을 내고 뒤에서 조정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말이라는 해석이 많다.

신당파의 입장에서 열린우리당 간판을 고집하는 김두관 전 최고위원은 설득이 불가능한 대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수파 내에서도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탈당파를 비판해온 한 의원은 "가처분신청 판결을 계기로 '옳다구나' 하고 탈당하는 신당파도 밉지만 그렇다고 당을 김두관에게 넘길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사수파 돌아선 배경 "탈당파도 밉지만..."

지난 19일 가처분소송이 '인용' 처리되면서 신당파 내에선 도미노 탈당 바람이 불었다. 법원 판결로 기간당원제로 전당대회를 치르게 될 줄 알았던 사수파는 바빠졌다. 자칫하면 전당대회를 치러보기 전에 당이 공중 분해될 처지였다. 신당파에게 탈당의 명분을 제공한 꼴이 될 수 있었다. 친노 초선의원들의 자문역을 해온 이해찬 전 총리가 설득작업에 나섰고, 사수파는 "파국을 막기 위한 대타협"이란 전제로 한 발짝 양보했다.

사수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의정연(의정연구센터)이 먼저 나섰다. 이광재, 이화영, 김혁규 의원 등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2.14 전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간당원제를 기초당원제로 바꾸는 등의 당헌개정을 위해 다시 열리는 중앙위원회(29일)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방해하는 행위는 해당행위"라고 못 박았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물리력 동원을 불사해서라도 중앙위원회의 당헌개정을 막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사수파의 또 다른 한축을 이루는 참정연(참여정치실천연대)은 아직 유보 상태다. 이번 주에 열리는 집행위원회의에서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 하지만 중앙위원회 자체를 물리적으로 저지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대표직을 맡고 있는 김형주 의원은 "기간당원제는 열린우리당이 이룬 상당한 정치개혁의 진전"이라면서도 "당이 공중분해 되는 것을 방조해선 안된다"며 그 둘을 만족시킬 수 있는 묘안을 고민했다.

▲ 열린우리당 당원 1천여명은 10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 모여 `열린우리당 정상화를 위한 제1차 전국당원대회`를 열고 `비대위 해산`과 `창당정신 사수`를 요구했다. 김두관 전최고위원과 당원들이 `사수 창당정신`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영남에는 유시민도 있고 김혁규도 있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분과 기득권 사수투쟁을 벌이는 사람은 정동영 전 의장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맞받았다. 또한 "정동영 전 의장이 호남의 대안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며 "올해 대선을 지역대결구도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야욕"이라고 비판했다.

'역지역주의'라는 힐난은 김두관 전 최고위원에게도 향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영남개혁파를 자처해 왔다. 한 노사모 핵심인사는 "영남에는 유시민도 있고 김혁규도 있다"며 김 전 최고위원의 최근 행보를 '사당화'라는 시각에서 곱게 보지 않았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부터 '희망대장정' 전국투어를 벌이며 사실상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통합신당 저지에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통합론에 대한 사수파의 의견은 갈린다. 이화영 의원은 "대통합과 대통합신당은 같은 의미"라며 차이를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 전대준비위원회 결정을 전폭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민주적 절차'라는 명분 앞에서 사수파도 분화되고 있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은 사수파 내에서도 소수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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