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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자료사진).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전남 담양·곡성·장성)는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책임이 큰 김근태·정동영·천정배 3인은 정계개편을 주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추진해온 김효석 원내대표는 2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분들이 중도개혁·통합 노선에 동의한다면 다 같이 가는 것이 좋다"면서도 "이들이 신당을 새로 만드는 데는 앞장서거나 주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또 중도개혁통합신당의 추진 방식과 관련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반대다"고 전제하고 "우선은 열린우리당에서 나온 의원들과 기존의 무소속 의원들 그리고 민주당·국민중심당이 연대해 '구락부' 형태의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이 가장 쉽게 출발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해 일단 3당 의원들이 당적을 가진 채 제3지대에서 헤쳐 모일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어느 정도 창당 준비가 되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더 많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외부의 세력이 합류를 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다음에 신당이 만들어지면 그 신당과 민주당이 합당 절차를 거쳐 민주당이 신당에 계승이 되는 그런 정당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붕괴, 마치 베를린 장벽 무너진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가 밝힌 중도개혁통합신당의 원칙과 로드맵은 그가 지난 23일 김부겸·송영길·임종석·정장선·조배숙·최용규·이종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재선그룹 및 국중당 신국환 의원과 함께 띄운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준비위원회'(가칭)가 열린우리당의 분열과 정계개편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뺄셈정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뼈아프게 느꼈다"고 전제하고 "우리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하는 식으로 배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들(김근태·정동영·천정배)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중도통합신당에서) 더 많은 잠재후보들과 경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의 정계개편 국면과 관련 "열린우리당의 붕괴가 마치 베를린 장벽이 갑자기 무너진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면서 "무너지는 과정이 국민에게 대의가 실종되고 난파선에서 살려고 아우성치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어 중도개혁 또는 진보세력이 허망하게 붕괴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런 한편으로 그는 "이른바 '떼거리'로 몰려가는 문화에 익숙한 탓인지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50명, 100명씩 '단체로' 움직이려고 한다"면서 "지금도 정치인들이 대의를 위해 움직이는 데 있어서 머뭇거리고 자신이 없어한다"고 말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그동안 김부겸·송영길·임종석·정장선·조배숙·최용규·이종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재선의원 그룹과 신국환 국중당 의원을 따로 만나오다가 23일 모임에서 앞으로는 3당 연석회의 형식으로 모임을 갖기로 했다"면서 "31일로 예정된 연석회의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신당 창당의 초석이 될지에 대한 방법론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혀 2월부터 본격적으로 의원 영입 등 '세'를 확대하는 일에도 주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원래는 우리가 '세'(의원수)보다는 대의와 명분이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공개가 되니 모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다"면서 "그래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동참을 위해서 접촉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뿐 아니라) 국회 밖에 있는 분들, 시민단체 와의 연대도 꾸준히 진행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석회의에서 '선(先)교섭단체 구성, 후(後)합당' 로드맵 제시...전대는 3월말

ⓒ 오마이뉴스
김 원내대표는 정계개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정리한 25일 오후 '대표단·의총 연석회의'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원내 교섭단체 구성은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이지만 지금 단계에서 그것만을 목표로 하지 않겠다"면서 "더 큰 정치개편과 대통합의 물길을 만드는 데 집중하다보면 교섭단체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시기가 오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절차와 관련 "우선은 열린우리당에서 나온 의원들과 기존의 무소속 의원들 그리고 민주·국중당이 연대해 '구락부' 형태의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이 가장 쉽게 출발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해 원내 교섭단체 구성은 시기의 문제일 뿐 아무런 장애가 없음을 내비쳤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석회의에서 선(先)교섭단체 구성, 후(後)합당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이날 '대표단·의총 연석회의'에서는 대체적으로 정계개편 취지와 방향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표하고 동의했다"면서 "전당대회는 3월말까지 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원래 2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그 시기를 넘긴 상황이다.

그는 이어 "정균환 부대표도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 확실하게 동의를 해줬다"고 전제하고 "다만 원외 지역위원장 중에 잔존을 주장하는 일부 세력이 있지만 될 수 있는 대로 설득해서 함께 가자는 데까지 합의했다"면서 "그러나 정 안되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는 데까지도 오늘 연석회의에서 합의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의총 연석회의는 당의 중요한 진로를 정하는 공식 의사결정기구는 아니지만 당의 중요한 진로를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하기 전 단계에서 대화를 통해 조정해 나가는 의미있는 회의체다.

한편 그는 "지난 수년 간 한국사회가 갈등과 혼란을 겪은 것은 좌파적인 이념과잉 때문이었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국사회가 거꾸로 과도하게 보수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은 극좌와 극우를 배제한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 5·31 지방선거 이후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5·31 선거의 의미를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과 ▲국민의 정치개편 명령이라고 규정하고 그때부터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주장해왔다.

다음은 김 원내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김 의원께서는 지난 5·31 지방선거 이후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5·31 선거의 의미를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과 정치개편 명령이라고 규정했다. 그때부터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주장했는데 이제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정계개편 국면으로 돌입한 것 같다. 현재의 국면을 어떻게 보는가.
"열린우리당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붕괴되는 것 같다. 마치 베를린 장벽이 갑자기 무너진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무너지는 과정이 국민에게 대의가 실종되고 난파선에서 살려고 아우성치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그래서 중도개혁 또는 진보세력이 허망하게 붕괴되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열린우리당의 붕괴 과정은 정계개편 아닌 정치개편을 통해 한국정치의 새로운 지형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정말 이제부터는 정치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 편집자)이라는 정치거목들이 버티고 있어 그분들에 의해 한국정치가 좌지우지 되었지만 이제는 국회의원과 정치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용기를 갖고 새로운 정치구도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을 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정치인들이 대의를 위해 움직이는 데 있어서 머뭇거리고 자신이 없어한다. 이른바 '떼거리'로 몰려가는 문화에 익숙한 탓인지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50명, 100명씩 '단체로' 움직이려고 한다. 원래 국회의원이 입당할 때건 탈당할 때건 본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인데 아직도 (탈당을) 망설이면서 '떼'로 움직이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 열린우리당의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조차도 여당이 잔류파와 개혁파 그리고 중도파로 3분(三分)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여당이 3분되거나 아니면 4분5열될 것이 거의 확실한데 정계개편 방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정치개편의 큰 방향은 노선이나 이념이 같은 사람끼리 당을 함께 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들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목희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개혁세력'과 '친노세력'(잔류파 - 편집자) 그리고 중도세력으로 세분해서 쪼갤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념과 노선의 차이가 크지 않은데 스펙트럼을 좁게 가져가는 것은 많은 군소정당을 만들 우려가 크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평소에 주장해온 '세 그릇', 즉 급진적인 진보와 정통보수 그리고 중도통합이라는 세 개의 그릇에 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 그러나 그것은 의원님의 '희망사항'이지 현재의 전개 양상은 다르지 않은가.
"그렇게들 얘기는 하지만 '개혁세력'이라고 하면 중도개혁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개혁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급진진보를 개혁이라고 규정한다면 그런 분들은 민주노동당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렇지 않다면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이 맞다. 우리가 말하는 '중도'는 '가운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중도는 보수가 되었건 진보가 되었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조정해 가면서 제3의 통합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시대정신에 뒤처지지 않는 개혁을 추동해낼 수 있는 세력의 통합을 의미한다."

- 민주당은 분당에 책임이 있는 정동영-김근태 의장이 주도하는 열린우리당 중심의 대통합신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혀왔는데 이런 원칙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 원칙은 유효하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구도를 만들어가는 데 '뺄셈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뺄셈정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뼈아프게 느꼈다. 따라서 우리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하는 식으로 배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다만, 김근태·정동영·천정배 세 분은 분당의 책임이 있고, 또 참여정부의 큰 축을 담당한 열린우리당의 실패에도 책임이 큰 분들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정계개편을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참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분들이 중도개혁·통합 노선에 동의한다면 다 같이 가는 것이 좋다. 또 이분들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면 대선에 출마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중도통합신당에서) 더 많은 잠재후보들과 경쟁하길 바란다. 그러나 이들이 신당을 새로 만드는 데는 앞장서거나 주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오마이뉴스
- 여당이 분화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민주당의 공간이 넓어진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러나 민주당도 원내 교섭단체 중심의 '소통합론'과 '대통합론' 그리고 '자강론'(잔류·사수파) 등으로 복잡한 것 같다.
"민주당에도 '독자생존'이냐 '통합'이냐를 두고 다른 견해를 가진 세력들이 있다. 그러나 몇 차례의 논의 과정 거치면서 중도통합의 큰 길을 간다는 당론을 결정해 이미 발표까지 했다. 독자생존에 대한 정서가 당내에 일부 남아 있지만 중도통합 노선은 민주당 내에서 이미 원칙적으로 합의를 본 상태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은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이지만 지금 단계에서 그것만을 목표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더 큰 정치개편과 대통합의 물길을 만드는 데 집중하다보면 교섭단체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시기가 오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을 민주당에 입당시키거나 그들이 입당하지 않더라도 교섭단체는 제3세력과 연대해서 얼마든지 만들 수가 있다. 그것은 대통합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얻을 수 있는 것이지 교섭단체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 오늘(25일) 오후에 '대표단·의총 연석회의'가 열렸는데 전당대회와 정계개편에 대한 민주당의 원칙과 입장이 정해졌는가.
"대표단·의총 연석회의는 당의 중요한 진로를 정하는 공식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다. 그러나 당의 중요한 진로를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하기 전 단계에서 대화를 통해 조정해 나가는 의미있는 자리다. 오늘 1차 연석회의는 그동안 제가 추진해온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자리였다. 대체적으로 정계개편 취지와 방향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표하고 동의했다. 그리고 전당대회는 3월말까지 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 합의했다."

- 정균환 부대표 등 원외의 대표단도 다들 정계개편 방향에 동의했나.
"정균환 부대표도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 다 동의해줬다. 확실하게 동의를 받았다. 다만 원외 지역위원장 중에 잔존을 주장하는 일부 세력이 있지만 될 수 있는 대로 설득해서 함께 가자는 데까지 합의했다. 그러나 정 안되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는 데까지도 오늘 연석회의에서 합의가 되었다."

- 민주당은 그동안 '고건 대망론'과 한화갑 전 대표 중심의 '자강론' 그리고 김효석 원내대표 중심의 '중도통합론'의 흐름을 유지해왔는데 이번 연석회의를 계기로 중도통합론이 대세를 형성했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 연석회의에서 중도개혁세력으로 통합하는 방향에 합의했다. 그런데 지금도 지역위원장 가운데 일부는 '한 줌도 안되는 기득권'에 연연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호남의 지역위원장 가운데 다음 총선를 염두에 두고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중도통합의 큰길로 나가지 않으면 이 다음 총선에서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모른다.

지금은 민주당이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지만 국민의 지지나 정치인의 인기는 유동적이어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특히 정치는 대세에서 벗어나 변방에 위치하게 되면 국민의 지지는 포말처럼 사라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우리가 살기 위해서라도 통합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들을 앞으로 설득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지역위원장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 다음 공천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오늘도 지역위원장들에게 내 자신부터가 공천의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내가 지역위원장이니까 내가 공천권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했다. 지금 민주당에서 공천을 보장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은 누구든지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 한화갑 전 대표는 전혀 당무에 관여하지 않는가.
"전혀 관여를 안한다."

지난 2005년 12월 27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사회권'을 행사한 열린우리당 간사인 송영길 의원이 회의에 출석한 김효석 민주당 의원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있다. 그 오른쪽은 국민중심당 신국환 의원의 얼굴이 보인다. 이들은 모두 현재 중도개혁통합신당에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2월 27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사회권'을 행사한 열린우리당 간사인 송영길 의원이 회의에 출석한 김효석 민주당 의원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있다. 그 오른쪽은 국민중심당 신국환 의원의 얼굴이 보인다. 이들은 모두 현재 중도개혁통합신당에 뜻을 함께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지난 23일 임종석·송영길·김부겸·정장선 의원 등과 만나 '중도개혁세력 대통합 준비위'(가칭) 발족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죽 비공개로 만나오다가 이날 모임을 공개한 배경은 어디에 있나.
"그동안 내가 중간에 다리를 놓아 이른바 비노무현·비호남·개혁적 이미지를 가진 열린우리당·민주당·국중당 의원들로 구성된 중도통합 추진세력 대화 모임을 가져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내가 열린우리당과 국민중심당을 따로 만났지 두 당 의원들이 함께 만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내가 1주일 외국을 다녀오는 동안 열린우리당이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대의와 명분이 함께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이라는 구심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 모임을 갖고 '그동안은 우리가 철저히 비공개로 만나왔는데 이제는 국민들에게 중도개혁세력이 태동하는 싹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 그날 모임에서 합의한 원칙과 구상은 무엇인가.
"우선 정계개편 국면이 전개되는데 한나라당 의원 중에서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 연석회의를 띄우자고 했다. 그동안은 내가 중간에서 두 당 의원들을 따로 만났는데 앞으로는 국중당도 함께하는 3당 의원들의 연석회의를 하자는 데 합의했다. 그래서 이 다음 모임은 31일쯤에 3당 의원 연석회의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는 모임이 공개되었으니 열린우리당 내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동참을 끌어내자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원래는 우리가 '세'(의원수)보다는 대의와 명분이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공개가 되니 모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래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동참을 위해서 접촉을 하기로 했다. 이 모임이 어떤 방식으로 신당 창당의 초석이 될지는 두세 가지 방법론이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이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현재 어떤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할 것인지도 논의를 했나.
"그렇다. 그러나 지금 명단을 공개하기는 어렵다. 일단 그동안 모임을 함께 해온 재선 의원 그룹만 공개하고, 앞으로 함께 할 분은 이제 접촉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명단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고 또 현재 해외 나가 있는 의원들이 많다. 그리고 이것은 국회 내에 정치인 결사체를 만드는 것이지만 국회 밖에 있는 분들, 시민단체 와의 연대도 꾸준히 진행을 하고 있다."

-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에 공감하는 열린우리당의 재선 의원들은 누구인가.
"김부겸·송영길·임종석·정장선·조배숙·최용규·이종걸 의원 등이다. 모두 16대 의정활동을 같이 했던 분들이다. 이런 일(정치개편 - 편집자)은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신뢰가 중요한데 16대 국회 시절 같은당(민주당 - 편집자)에서 활동하면서 인간적으로 터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신뢰관계가 있었기에 이들과 먼저 시작이 되었다.

또 방향과 노선이 같고 비교적 국민을 보고 정치하려고 노력해온 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비호남·비노·개혁성 원칙에 합당한 분들이기에 이 분들이 먼저 선도적으로 중도통합의 길에 앞장서게 된 것이다. 조배숙 의원만 지역구가 호남인데 호남이기에 앞서 여성 대표성을 가진 분이다. 이 가운데 이종걸 의원만 다른 의원을 통해 '뜻을 같이 한다'고 의사를 전해왔고 다른 분들은 모두 직접 본인 의사를 확인했다."

- 그러면 의원 별로 역할 분담도 돼 있나.
"현재는 일단 각자들 가까운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체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고 다음 회의에서는 역할 분담에 대해서도 얘기를 할 것이다. 그리고 밖에서도 대선구도와 관련해 우리 모임에 지지를 보내는 모임들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 '밖에 있는 분'들과 공감대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다.

그리고 참여의 폭을 넓히게 되면 이제 많은 초선 의원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먼저 구체적인 정치일정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는데 정국 상황 자체가 빨리 진행되고 있어서 로드맵 자체가 의미가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목표를 갖고 로드맵을 만들어갈 것이다."

- 일단 정치권에서는 열린당·민주당·국중당 3당 의원들로 구성된 '중도개혁세력 대통합 준비위'가 3월말까지 당적을 갖고 통합신당의 연대 틀을 만들고 4·25 재·보선에서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데 모임의 장단기 목표는 무엇인가.
"4월 재·보선 때까지 과연 통합신당이 정당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우리가 중도통합의 기치를 들고 재보선에 임할 수 있으면 좋지만, 우리의 목표는 재보선이 아니고 장기적으로 한국정치의 구도를 진보와 보수 그리고 중도의 틀로 만들어 대선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4월25일이라는 시한에 쫓기고 싶지 않다."

- 장기적으로 대선 승리가 목표이지만 4·25 재보선에서 승부를 걸어야 통합신당 추진 동력도 얻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우리가 추진하는 통합신당은 열린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아니라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이다. 그런데도 '통합'이라는 말이 참 고약해서 쉽게 '도로 열린우리당'이나 '도로 민주당'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신당에서 통합후보를 내서 될 수 있는 대로 재보선에서 위력을 보이려고 노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때까지 우리가 얼마나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는 아직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없다."

- 결국 '당 대 당' 통합도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제3지대에서의 통합으로 가는 것인가.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반대다. 우선은 열린우리당에서 나온 의원들과 기존의 무소속 의원들 그리고 민주·국중당이 연대해 '구락부' 형태의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이 가장 쉽게 출발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당적을 유지한 채 '구락부' 형태의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고 그 다음에 각당이 해산 절차를 밟는다는 것인가.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어느 정도 창당 준비가 되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더 많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외부의 세력이 합류를 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도 초기에는 의원 전원이 모임에 들어가지 않고 이낙연 의원 등 일부 의원만 들어가는 형식으로 결합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신당이 만들어지면 그 신당과 민주당이 합당 절차를 거쳐 민주당이 신당에 계승이 되는 그런 정당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 오마이뉴스
- 민주당 내의 반대는 없나.
"민주당은 의원 전원이 뜻을 같이한다고 본다. 민주당은 대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두 사람 정도 약간의 의견 차이는 있지만 나머지는 대체로 의견을 함께 한다."

- 국중당은 신국환 의원이 참여하지만 반대가 크다.
"국중당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신당과 합당하는 절차를 거쳐 깨끗이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국중당은 당론을 알 수가 없어 아직 뭐라고 얘기하기가 불확실하지만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 이것도 가정을 전제한 '남의 당' 사정이지만 2·14 전대에서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가 사수파에 패배해 '질서 있는 통합'이 무산되면 탈당 의원들과 통합신당을 모색할 수 있지만 전당대회에서 승리해 '질서 있는 통합' 쪽으로 방향이 잡히면 어떻게 되나.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반대 원칙은 지금도 유효하다. 당 대 당 통합은 반대다."

- 그동안 고건·손학규·정운찬 후보가 중도개혁통합세력의 '빅텐트' 아래서 함께 경쟁하는 구도를 주장했는데 손학규 전 지사와는 접촉이 있는가.
"손학규 후보가 그쪽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례가 될까봐 얘기 하기가 조심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그분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고 본인도 자신이 중도개혁 성향임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분이 중도개혁 세력 통합에 함께 해주면 힘이 될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 한나라당까지 참여하는 '빅텐트'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인가.
"손학규 전 지사나 고진화 의원이 모두 그쪽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한나라당 사람들의 참여는 극히 불확실하다고 본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참여하는 완전한 '빅텐트'는 완성되기 어렵지만 1단계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그리고 국중당의 나머지 세력만으로라도 '빅텐트'를 추진해나갈 것이다."

- 민주당 김종인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올 대선에서 구경만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얘기했던데 정운찬 전 총장 등 제3후보와의 연대는 어떻게 추진되나.
"중도개혁통합이라는 기본 구도가 만들어지면 대선후보는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아직은 선뜻 누구라고 밝히는 어렵고 그것이 또 당사자의 입장에서 자칫 정치적으로 이용당한다고 생각하면 대단히 불쾌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뜻에 충분히 공감하고 중도개혁 통합의 흐름에 동의하는 분들이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통합신당이 만들어지면 그 그릇에 맞는 좋은 통합신당 대선후보가 나오게 돼 있다. 김종인 의원께서도 그런 부분을 적극 공감하고 있다."

- 선거·여론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진보·보수·중도의 분포를 4 : 4 : 2 정도로 보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좌우 이념대립이 극심했기 때문인지 실제로도 자기 정체성을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5% 수준을 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역대 선거는 진보 대 보수세력의 대결에서 누가 더 중도표를 더 많이 가져오느냐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과연 '중도'가 대선에서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보는가.
"우선 4·4·2라는 통상적인 세력 분포는 진보와 보수를 상당히 넓은 개념으로 보고 중도를 어정쩡하게 가운데 있는 것쯤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얘기하는 중도개혁의 의미는 '극좌와 극우를 뺀 나머지'로서 그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 기존의 세력 분포와는 다르다고 본다. 중도의 외연을 얼마든지 넓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지난 수년 간 한국사회가 갈등과 혼란을 겪은 것은 좌파적인 이념과잉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국사회가 거꾸로 과도하게 보수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대선에서 보수가 집권하면 한국 사회는 또 다시 극좌와 극우가 부딪치는 이념의 혼란과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스럽지 않다. 그래서 이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은 극좌와 극우를 배제한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인 것이다. 또 전세계적으로 이념과잉의 혼란을 겪었던 나라들은 이미 중도통합의 제3의 길로 성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끌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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