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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돼지] 포클레인으로 머리 계속 내리쳐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2003년과 2004년에 이어 작년 11월에 익산에서 처음 발생하여 김제·아산·천안에 이어 지난 9일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하였다.
10~14일에 34만 8천여 마리의 가금류와 돼지가 살처분 되었다고 한다. 돼지들은 조류독감 증세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데도 살처분 당했다. 외국은 감염된 가축들만 살처분하고 그 외 가축들은 이동을 금하면서 철저한 역학조사를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다만 발생지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살처분되고 있다.
농림부와 수의과학검역원은 '조류는 CO2 가스로 살처분하고, 포유류는 사살·전살·타격·약물사용 등의 방법 중에서 적용한다'는 지침을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지난 12월에 통과된 개정 동물보호법에는 '축산물가공처리법 또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동물을 죽이는 경우에는 가스법, 전살법 등 농림부령이 정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동물살처분감시단(이하 감시단)에서 활약 중인 박소연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12일 조류독감방역 작업하고 있는 안성시 관계자가 돼지를 '타격법'으로 도살한다고 하여 그 방법을 자세히 물으니 "포클레인으로 머리를 계속 내리친다, 그러나 포클레인으로 맞아도 죽지는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감시단은 농림부와 안성시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돼지들의 농장에 잠입하여 아기 돼지들의 우리를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였다. 비좁은 철장에 많은 수가 갇혀있지만, 꼬물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이 여느 강아지 못지않게 귀엽다.
감시단은 "곧 생매장 될 안성시의 이 아기 돼지들을 끔찍한 공포와 고통으로부터 구해 달라"고 호소하였다. 그러나 시민들의 애원과 항의에도 불구하고 14일까지 살처분하기로 한 모든 돼지들이 도살되었다고 한다.
정부의 지침서에는 전살기나 타격기 등을 준비하라고 되어있지, 아무 거나 가지고 때려도 된다고 되어 있지는 않다. 물론 타격법도 인도적인 방법이 되기 어렵고, 모두 전기충격기로 기절시킨 후 안락사 약물을 주입하여 도살한 후에 매몰해야 한다.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에도 조류독감에 대한 감수성 동물은 조류만을 언급하고, '비감수성 동물은 감염동물이나 오염장소와 접촉되지 않도록 별도의 장소에 계류시킨다'고 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돼지까지 죽이는 것도 잘못이지만, 죽인다 해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다가 편의와 시간만 생각해서 포크레인으로 내려치다 대충 생매장하고 있는 당국의 태도에 많은 시민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안성-닭] "구덩이에서 도망나온 닭은 몽둥이로 두들겨패"
한편, 감시단은 12일 닭들을 직접 생매장하는 현장도 촬영하여 공개하였다. 감시단의 일원인 이원복 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구덩이 속의 닭들은 깨진 계란들을 모두 뒤집어쓰고서 축축해진 몸으로 안간힘을 쓰며 여기저기 탈출구를 찾고 있었다.
포대의 맨 아래에 놓여 있는 닭들은 긴 시간 동안 방치된 채 고통과 스트레스로 이미 죽어 있었고, 이제 서서히 죽어가는 닭들은 포대 밖으로 몸을 내 놓은 채 꺾여진 몸으로 살기위해 꿈틀대고 있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며, 아직 살아서 도망 다니는 닭들이 서로를 밟고선 채 모두 뒤엉켜 있었다.
포크레인은 살아서 담겨 있는 닭 포대들을 뒤집어대며 구덩이 가운데로 밀어 넣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닭들은 구덩이 밖까지 도망쳐 나오고 있었고, 구덩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살처분 관계자들은 가까스레 도망 나오는 닭들을 웃으면서 몽둥이로 두들겨 패고 있었다.
현장에 투입된 수의과학검역원 직원들도 오히려 당당하게 생매장을 주도하고 있었으며, 살처분 감시단을 폭행하기도 하였다."
[천안-닭] 산채로 자루에 담겨 6시간째 서서히 질식해 죽어가고 있던 닭들
그에 앞서 감시단은 지난달 21일과 22일에 천안 조류독감 발생농가의 계사 안에서 찍은 충격적인 '몰카'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동영상에는 닭들을 CO2 가스로 미리 죽인다는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산채로 십여 마리씩 담아 계사 바닥에 그대로 방치해놓은 자루들이 엄청나게 많이 깔려 있는 것이 보였다. 자루들이 모두 꿈틀꿈틀거리고 있었다.
감시단의 대원이 자루 하나를 뜯어보니 입구에 있던 닭이 살아서 나오고 있다. 닭들은 6시간이나 그 상태로 서서히 질식해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자루 입구가 열려져도 닭들은 스스로 나오지 못했다. 자루 속으로 카메라를 비추니 몸이 꺾여지고 기진한 닭들이 고개만 움직이며 공포와 고통에 찬 눈빛으로 쳐다만 보고 있었다.
이 동영상을 본 동물보호단체의 한 회원은 "꿈틀거리는 푸대만 봐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하였다.
결국 CO2 가스로 살처분한다는 행정당국의 지침은 대규모 살처분이라는 "실전"에서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검증되지 아니한 자료였을 뿐이고, 생매장 처분이라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형식적인 자료라는 것이 연이은 조류독감 발생에 따라 거듭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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