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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전북지역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전주MBC 앞에 모여 이진영 전 아나운서 복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 박주현

@BRI@세계여성의 날 99주년을 맞은 8일은 전주MBC 이진영 전 아나운서가 1인 시위에 나선 지 꼭 두 달째 되는 날이다. 이날 전주MBC 정문 앞에서는 비정규직 여성 아나운서 원직복직을 위한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북지역의 시민사회, 노동, 여성단체 관계자 60여명은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이진영 전 아나운서의 원직복직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8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전주MBC 정문에서 열었다.

전국여성노동자회 전북지부, 전북여성노동자회,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전북여성단체연합, 새날을 여는 정치연대 등은 "비정규직 해고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전주MBC를 규탄했다.

이들은 전주MBC가 공영방송답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원직복직을 통해 비정규직 철폐라는 사회적 대의에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전주MBC 앞에서 두 달째 출근시위를 벌여 온 이진영 전 아나운서도 이날 시위에 참여해 "1년이 되든 2년이 되든 원직복직을 위한 시위를 계속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2시간 가량의 집회에서 ‘전주MBC는 이진영 아나운서를 즉각 원직복직 시켜라’, ‘부당노동 자행하는 전주MBC는 각성하라’, ‘침묵하는 정규직노조 투쟁에 동참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의 연대발언과 해고당사자인 이 전 아나운서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전국여성노동자회 전북지부 최승희 지부장은 "전주MBC가 끝내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정규직 노조의 동참을 호소했다.

정규직 노조 왜 침묵하나?

▲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진영 전 아나운서.
ⓒ 박주현
최 지부장은 "이진영 비정규직 아나운서가 해고된 지 두 달째 아침마다 MBC 앞에서 출근투쟁을 하고 있지만 MBC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면서 "건물 안에 있는 정규직 노조는 사내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 전 아나운서와 함께 출근투쟁을 벌여 온 박영숙 전북여성노동자회 회장은 "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채로 입사한 우리 가족이 비정규직이란 이름으로 해고됐다면 우리가 가만히 있겠느냐"며 "회사의 중장기 계획이 계약직 노동자는 절대 다시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박 회장은 "상생, 대안, 대화를 이야기하는 전주MBC가 정작 여성노동자가 대화하자는 데 일언반구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진영 전 아나운서는 이날 "그동안 일했던 동료들과 선배들과 차 한 잔하러 들어가는 것마저도 허락해주지 않았다"며 "최근 사장과의 전화면담 요청도 답변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회사는 재계약 거부가 중장기적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인 계획이 어떤 근거로 마련됐는지 도무지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전 아나운서는 "이렇게 힘든 싸움을 하는 이유는 비정규직으로 채용이 됐다는 이유 때문"이라며 "도청 환경미화원 어머니들이 아홉 달째 투쟁해서 복직했는데 저는 석 달째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1년이 되든 2년이 되든 이 앞에서 출근투쟁을 계속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전북도청 환경미화원 복직 큰 힘"

▲ 이날 결의대회 사회를 맡은 최승희 전국여성노조 전북지부장.
ⓒ 박주현
그는 또 "전북도청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지난달 28일 전원 원직복직 합의를 이끌어내 해고 273일 만에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된데서 큰 힘을 얻었다"며 "법적인 준비와는 별도로 1인 시위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청 14명의 비정규직 여성 환경미화원들은 사측인 전북도가 노조가입을 이유로 집단해고하자 9개월 동안 천막농성과 법적 투쟁 등을 하며 원직복직 투쟁을 벌여왔었다. 그러다 최근 전북지역평등노조와 2007년 12월까지 청소용역 계약기간인 (주)TNS는 전라북도의 중재 하에 원직복직 등에 합의했다.

노조와 사측은 3월 초 중앙노동위원회 판결을 앞두고 2일자로 민형사상 관련한 모든 조치를 취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 지방노동위원회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다며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편 이날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지역언론이 약속이나 한 듯 이진영 전 아나운서 사태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동종 언론사간의 침묵의 카르텔"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지역언론의 구조적인 모순과 열악한 상황이 낳아지는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한 "비정규직 문제가 비단 전주MBC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문제"라며 "지역언론들이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짚고 전주MBC가 성의 있는 자세로 임할 때까지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힘을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주MBC 사옥.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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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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