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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지 매각과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며 3월 8일부터 단식중인 이계천 논산시의원
시유지 매각과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며 3월 8일부터 단식중인 이계천 논산시의원 ⓒ 윤형권
- 지난 2005년 9월부터 지금까지 '상월골프장반대투쟁위'와 함께 골프장 건설과 교환매각을 반대해 왔는데, 13일 시의회에서 교환매각을 승인했다. 심정이 어떤가?
"허탈하고 분하다. 동료 선배의원들에게 배신감도 든다. 교환매각을 반대하며 일주일째 단식을 하는 중에, 표결처리도 아니고 합의로 승인해줬다. 의원들이 승인하는 순간 특정인에게 수십억의 이득을 안겨줬다. 이런 것을 특혜라고 하지 않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부끄러운 일들을 했다. 휴양림이 왜 꼭 양촌면 남산리 김씨의 땅이어야만 하는가?"

- 골프장건설과 교환매각을 왜 반대하나? 골프장건설과 관련해 주민들이 분열과 반목이 생겼다.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지난 2005년부터 김씨가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상월면 대촌리에 부지를 마련했다. 하지만 김씨의 땅이 골프장 하기에는 면적이 모자라자 김씨의 땅과 접해 있는 시유지를 사들이려고 논산시와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논산시민들이 분열되었고, 논산시는 어떻게 해서든지 골프장을 하게하려고 애를 썼다. 골프장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에 골이 깊어진 것은 업체의 로비와 논산시의 허무맹랑한 작태가 빚어낸 결과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취업해서 편히 먹고 산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실상을 알고는 반대하고 있다. 상처가 아물어 가는 중에 또 다시 교환매각이라는 분란의 불꽃이 생겼다.

상월면은 딸기와 고구마, 야채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 '계룡산자락의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오염 안 된 깨끗한 이미지가 거래시장에서 좋은 값을 받게 된 자산이다. 만약 골프장이 들어서면 잔디관리를 위해 농약을 할 것은 자명하다. 이때부터 상월지역에서 생산되는 딸기와 고구마, 야채 등은 팔아먹기가 어렵다. 지하수고갈과 함께 수질오염도 우려된다.

논산시는 세수입을 위해 골프장이 들어서야 한다고 하지만, 한심한 계산이다. 상월지역 농민들이 죽어라고 키운 농산물이 팔리지 않는 것은 생각지도 않는다. 골프장 세수입과 상월지역 농산물 생산액과는 비교도 안 된다. 골프장은 특정인 한사람을 배부르게 하는 대신 수천 명의 농민들에게 피눈물을 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농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이래도 논산시가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나?"

- 교환매각에 특혜의혹이 있다고 말하는데, 설명해 달라.
"'특혜'라고 하는 말은 '특별한 혜택을 준다'는 말인데, 어제 시의회에서 교환매각을 승인했다. 여기서 누가 가장 큰 이득을 보았는가? 논산시와 함께 논산시의회는 골프장 사업자 김씨에게 논산시민의 땅을 시세의 1/10정도의 헐값에 팔았다. 의회에서 승인하는 순간 당장수십억 원의 불로이득이 발생했다.

왜 하필이면 김씨에게만 그 땅을 매각해야만 했는지 그 배경에 의혹이 있다. 김씨가 평당 2만4천원에 사겠다는 그 시유지를 상월면 주민들이 평당 10만원에 매입하겠다고 매입요청서를 냈다. 논산시는 주민들의 매입요청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김씨에게 넘기고 있다. 이게 특혜아니고 무엇인가?"

- 교환매각을 승인해준 상월면 대촌리의 시유지가 논산시의 주장대로 '효용가치 없는 땅'인가?
"상월면은 계룡산줄기의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행정중심복합도시와 불과 20여분 거리에 있다. 또 행정수도 후보지로 올랐을 만큼 경관이 뛰어나다. 또 국방대 유치를 위한 논산시의 지가조사에서도 평당 20만~30만원이라고 감정했다. 효용가치 없는 땅이라고 평가절하 한 것은 어불성설이다.

시유지가 맹지라서 싸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그동안 시유지에서 고구마 농사를 지었다. 지적도상 맹지라고 하더라도 우마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맹지가 아니다. 관습도로가 있는 것은 맹지라고 볼 수가 없다.

또, 김씨에게 매각하기로 한 시유지는 행정수도 후보지였던 지역이다. 지금 건설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와는 자동차로 불과 2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작년 국방대유치를 위한 논산시의 지가조사에서도 평당 20만~30만원 된다고 했다."

- 작년 추석 때 김씨가 시의원들에게 한우사골을 선물했다고 하는데, 받아보았는가?
"시의원이 되기 전부터 골프장을 반대해 와서 그런지 나한테는 보내오지 않았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다른 시의원들은 받았다고도 하고, 돌려보냈다고도 한다. 경찰에서 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

설마 10여만원 짜리 한우사골을 먹고 이번 교환매각을 승인해줬겠는가? 동료선배의원들의 인격을 믿는다. 하지만 구설수에 오른 것은 사실이고, 시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

- 13일 논산시의회에서 승인해준 교환매각에 대해 주민들이 가처분신청을 낸다고 하는데, 시의원으로서 어떻게 할 계획인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시의회에 진출하고 보니 그동안 한심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6억여 원이나 되는 시유지를 매각하면서 시민들의 의견(공청회) 한번 듣지 않고 시청직원 몇 명과 시의원들이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분노와 자괴감을 느낀다.

시청과 의회는 시민의 재산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관리인에 불과한데, 주인의 의견을 듣지 않고 큰 재산을 팔아먹는 구조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

논산시민들에게 이번 일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의 재산을 헐값에 팔아넘기는 과정에서 무기력하게 당했다. 시의원으로서 시민들에게 큰 누를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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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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