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자이2차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쌓였던 감정이 드디어 폭발했다. 민원들이 장기간 해결되지 않자 '사기분양'이라고 항의하며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
금강디랜드가 시행하고 GS건설이 시공하는 배방 자이 2차는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충남 아산시 배방면 북수리에 10개 동 714가구를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이 분양 당시 공지해주지 않았던 고압선(2만2000㎸)이 집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건설사의 '숨기기 행태'에 불만을 표출하며 지난 수개월동안 비난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건설사 측이 섀시 업체에 계약자들의 정보까지 유출했다며, 적절한 해명과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입주예정자들은 청와대 고충처리위원회와 시행·건설사, 그리고 아산시에 민원을 제기해 놓고 있는 상태다.
건설사, 고압선 지중화 요구 민원 수개월째 방치
입주자협의회 운영위원인 지용회씨는 "아파트 신축현장 남쪽과 서쪽면에 고압선 전신주가 있는데 입주민 모두는 계약 당시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했으며, 이후 당연히 지중화해 줄 것으로 알았다"면서 "하지만 이미 골조 공사가 마무리되고 연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도 지중화 공사비를 납부해야 할 시행사와 시공사는 지금도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지적했다.
지씨는 "한전이 공사비 3억 중 1억5000만원을 대겠다고 하는데도 해결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것은 또 다른 행태의 사기분양이며, 이에 대한 책임과 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시행사와 시공사는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현재 고압선이 공사장 펜스와 붙어 있어 감전사고 위험이 높다"며 "입주 예정자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두 번이나 지중화를 요구했으나 아직도 건설사 측은 기다리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전신주 지중화 비용은 시행사와 시공사 부담이 원칙"이라며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의 입장을 생각해 연말까지 지중화 해결이 없을 경우에는 준공검사를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시의 의지다"라고 말했다.
입주자협의회는 이 같은 시의 입장에 "그동안의 행태를 보면 믿기 어렵다. 시에서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하지는 못할망정 안이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불신을 표출했다.
건설사, 계약자정보 섀시 업체에 무단 유출
또 GS건설은 계약자의 동의 없이 입주예정자들의 계약정보를 타 업체(L섀시)에 유출시켜 영업에 이용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거센 항의와 함께 사과 요구를 받고 있다.
지용회씨는 "작년 6월부터 건설회사가 계약정보를 타업체에 유출시켜 영업에 이용(서면·문자 발송, 전화통화 등)하는 폐단이 발생했다"며 "이는 정보유출 문제의 심각성을 업체에서 무시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해명과 보상 및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영업팀 관계자는 "그 섀시업체는 우리 협력업체다. 서면안내문은 업체로부터 받아 우리가 계약자들에게 보냈으며, 전화는 직원 입회하에 통화를 하고 정보를 돌려 받았다"고 해명했다.
지씨는 이외에도 차별 시공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지씨는 "인근 자이 1차와 동일한 분양가에 분양 시기도 같지만 자이1차는 경관조명 등 시공, 인테리어 무상 업그레이드 등을 제공하고 있으나 자이 2차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엄연한 차별시공"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입주예정자들은 이와 관련 오는 14일(토) 200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아산시청(오전 9시40분부터 12시까지)과 공사현장(오후 1시부터 5시30분까지)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아산투데이(http://www.asantoday.com)'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