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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택시를 탈 때는 반드시 영수증을 끊어야 한다.
중국에서 택시를 탈 때는 반드시 영수증을 끊어야 한다. ⓒ 양중모
물론 어떤 경우는 우리나라 돈으로 몇 백 원 더 달라는데 불과할 때도 있다. 그러나 중국 사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택시 기사가 눈치 챈다면 얼마를 더 부를지 모를 일이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 그 손님을 다시 태울 가능성은 거의 없을 뿐더러 혹시라도 다시 태운다고 해서 그 손님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택시 기사에게 이런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택시에서 사기 당하지 않는 3계명

첫째, 요금계산기를 켜는지 반드시 확인해라. 중국 택시를 타면 앞에 빨갛고 옆으로 길쭉하게 동그란 것이 보인다(사진으로 못 보여드림을 양해해라). 그것을 앞쪽으로 내리거나 뒤쪽으로 내리거나 하면 '뚜르르르' 소리가 나면서 요금계산기가 켜지는 소리가 난다. 운전사 좌석 오른쪽 아래를 보면 돈이 표시되는 것이 보일 것이다(2008년 4월 16일 청도시 기준 요금이 7.00에서 시작함, 각 지역마다 차이가 있음).

둘째, 내릴 때 반드시 영수증을 끊어달라고 해라. 요금 계산기를 켰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서양인과 달리 한 눈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중국인이 아님을 알아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닐 때는 승객 간의 대화를 들으면서 외국인임을 눈치 채는 기사들도 있다.

그러면 내릴 때 손님이 요금계산기에 표시되어 있는 금액을 확인하기 전에 요금계산기를 꺼서 금액을 못 보게 하고 원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내리기 전에 영수증을 달라고 해라. 간단한 중국말을 배워도 택시기사가 못 알아듣는 척 할 수 있으니 요금 계산기를 가리키며 달라는 시늉을 적극적으로 해라.

셋째, 영수증에 써져 있는 날짜와 금액을 확인해 보아라. 그렇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택시 기사들이 사기 치는 방법은 여전히 남아 있다. 택시의 경우 영수증을 안 받고 내리는 손님들이 많다. 그러니 자기가 더 높은 가격을 불러놓고 손님이 영수증을 끊어달라고 하면 다른 영수증을 주는 경우가 있다. 영수증 아래에 보면 날짜, 시간, 요금 등이 표시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것이 맞는지 확인해보라.

빨간 표시로 된 부분을 보면 언제 영수증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해보아라.
빨간 표시로 된 부분을 보면 언제 영수증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해보아라. ⓒ 양중모
그리고 일치하지 않을 경우는 가리키면서 약간 화내는 척을 해라. 그러면 어떤 이들은 웃으면서 실수한 척 원래 가격을 받을 것이고 어떤 이는 도리어 화를 내면서 원래 가격만 받고 빨리 가버리라고 할 것이다.

특히 살살 웃는 이들을 더 조심하라. 중국에서 도합 1년 반 가까이 살았지만 택시 기사 중에 웃으며 친절히 대하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 그리고 가끔 만났던 웃으며 운전했던 이들은 열이면 열 전부 다 내게 더 높은 요금을 받았다. 그러나 웃음 속에 감추어진 진실은 보기 힘들다고 '서비스 좋네'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돈을 더 주고서도 나중에야 알게 된 경우가 많다.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그냥 돈 주고 내려라!

그러나 이 세 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 있는데 어떤 경우에도 돈보다 자신의 생명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돈이야 다시 벌면 그만이지만 생명은 한 번 잃으면 그만이 아니니까. 큰 도시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택시 기사랑 실랑이를 벌여도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택시 기사가 손님에게 함부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야심한 밤에 혼자서 인적이 드문 곳을 가다가 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가능한 한 피하면 좋다. 내가 사는 주변은 한국 공장들이 많다. 공장 주변에는 그저 벌판만 있고 조금이라도 늦으면 택시를 타고 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아는 형 옆 집 공장 사장님도 그 날 그렇게 회사로 돌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공장 불이 켜져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켜져 있는 거야. 그래서 가봤는데 그 사장님 얼굴이고 뭐고 다 상처투성이인거야. 알고 봤더니 노래방 갔다가 택시 타고 돌아왔는데 길 중간에서 택시 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00원을 달라고 하는 거래. 기본료면 가는 거리인데 몇 십 배를 달라고 하니까 열 받잖아. 그래서 자기도 젊은 시절에 좀 놀아봤으니까 그거 믿고 큰 소리 치면서 실랑이를 했데.

그런데 택시 기사가 내려서 어디를 갔다 오더니 삽 같은 걸 든 몇 명이랑 같이 오더래. 그래서 그 사장님이 술이 확 깨서 잘못하면 여기서 죽겠구나 하고서 막 뛰기 시작했데. 그래서 몇 번이고 넘어지고 일어나고 해서 상처가 생겼는데 그것도 모르고 계속 달려서 주유소로 들어가 숨었데.

그랬더니 택시 기사네 애들도 어떻게 하지 못하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더래. 그래서 한 시간이나 기다리다가 주유소 직원한테 경찰이나 택시를 불러달라고 해서 타고 왔데."

술에 취한 사람의 말이니 100% 다 진실일까 싶으면서도 그 말이 굉장히 가슴에 와 닿았다. 중국에 살면서 이런 저런 일을 겪다 보면 택시 기사들이 그러고도 남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가 과장된 것이든 아니든가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만큼 중국에서 택시를 탈 때 조심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의 많은 택시 기사들이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면서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그런 택시 기사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정말 미안한 것이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듯 중국에 처음 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혹시 당할지도 모르는 피해를 막기 위해 이런 이야기들을 해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국 택시 기사들이 이런 내 얘기를 더욱더 가슴 깊이 새겨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이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고 훌륭했던 대회로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기사 속 택시는 중국 청도 택시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베이징은 올림픽을 맞이해 예전과 다른 택시들로 바꾸었다는데 아직 본 적이 없어서 조언해주기가 힘들다. 꼭 올림픽이 아니어도 조심해야 할 것들이 중국에 배낭여행을 오거나 중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이들도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  중국 택시 기사들의 문제도 있지만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사장님들이 중국 돈 얼마 안 된다고 가격을 더 불러도 별 생각 없이 주는 그런 습관도 고쳐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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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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