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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장 내에서 4급 장애인 이도선(53ㆍ왼쪽) 씨와 동료 장애인이 일하고 있는 모습. 이 사업장의 기계 일부는 키가 작은 장애인 근로자들이 일하기 편리하도록 높낮이와 운반형태 등을 조절해 놓았다.
ⓒ 진주신문
공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와 내부 천장이 낮아 지게차가 애를 먹고 있었다. 하루에도 수백 번을 들락거리는 지게차는 운전자가 오래 동안 터득해온 요령으로 간신히 운행되고 있었다.

진주시장애인전용작업장 ‘일송정밀’. 상평동 진주상공회의소 뒤편 골목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진주시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13명이다. 이들은 장애등급 2급에서 5급을 판정받은 이들이다.

작업장은 1996년 현재 위치한 진주시 부지로 이설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순조립을 다루는 아주 영세한 작업장으로 장애인 근로자들이 월 20~30만원의 임금을 받으며 유지돼왔다. 2003년 시에서 2억 원을 지원받아 자동차부품 CNC(컴퓨터수치제어) 작업장으로 전환하면서 사업장에 여러 시설이 도입되고 근로자 임금은 오르고 제법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10여 년이 된 조립식 건물은 장소가 좁고 낙후돼, 고용인원을 더 늘일 수도 없는데다 여름 장마철이면 여러 곳에서 비가 새어 보수공사를 거듭해야 한다. 아직 운영자립도는 낮고 작업장의 노동환경은 열악하다. 한 집안의 가장이지만 잔업수당을 합쳐도 100만원이 되지 못하는 임금은 최근 너도나도 얘기하는 ‘삶의 질’을 생각해볼 여력이 없다.

하계근 회장(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은 “생산소득을 많이 올려야 퇴직금 상여금도 줄 수 있는데 현재로는 힘들다”며 “작업장 내 자동화시설이 안되어 있고 그나마 있는 시설들도 낙후되어 노동력이 떨어진다. 생산소득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이 작업장은 경기침체와 장애인고용사업장이라는 일반인 인식 등으로 물량을 많이 확보하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그나마 밤낮 뛰어다녀 확보한 물량조차 보유하고 있는 기계가 부족해 다른 업체에 하청을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 이는 결국 소득창출이 낮을 수밖에 없는 주요 원인이 된다.

하 회장은 “40명 이상의 장애인 고용창출을 목표로 뛰고 있다”며, “40명 이상이 되면 시설협회로 등록돼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생계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장애인전용작업장은 진주시 관계부서에 기계 추가 구입을 건의하고 지원비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

작업장에서 일하는 조광옥(40) 씨는 “검토중인 신청서가 올해 추경예산에서 반영되기 바란다”며 “지금 보유하고 있는 CNC보다 용량이 큰 CNC 1대와 선반 가공시 필요한 MCT 1대를 더 구비할 수 있다면, 좀더 높은 소득창출을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진주신문(www.jinjunews.com) 852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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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기자, 작가. - 변방의 마을과 사람, 공간 등 지역을 기록하며, 지역자치와 문화주권을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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