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목사)와 금란교회(김홍도 목사) 등 대형 교회의 문제점을 고발한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가 지난 3월 24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됐다.
'뉴스후'는 이날 방송에서 금란교회의 세습 과정과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장남인 조희준씨의 일본 생활, 그리고 조 목사 명의로 되어 있는 땅에 대한 의혹들을 자세하게 다뤘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세습'이라는 큰 주제 아래 교회를 아들에게 '세습'한 예로 금란교회와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를 다뤘다. 제작진은 또 교회를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았지만, 교회 주요 요직에 담임목사의 친·인척을 전진 배치한 것도 큰 틀에서 '세습'이라며, 이것의 예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사례를 방영했다.
조용기 목사 이름으로 된 땅 2만 평 찾아내
이날 방송에서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조용기 목사의 이름으로 등기되어 있는 땅 2만 평에 대한 것이었다.
'뉴스후' 제작진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기도원이 있는 경기도 파주시 오산리에 조용기 목사의 이름으로 된 땅 2만 평을 찾아냈다. 이 땅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미래에 교회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명분으로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 사들인 것이다.
교회는 당시 경기도 파주 오산리에 있는 오산리기도원(여의도순복음교회가 운영하는 기도원) 주변에 있던 땅 3만 평을 장로 3명의 이름으로 사들였다. 당연히 교회 이름으로 등기가 되어 있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취재 결과 이 3만 평 중 2만 평이 지난 1994년 조용기 목사의 개인 이름으로 이전되어 있었다. 조 목사로의 명의 이전은 1994년 부동산실명제가 실시된 뒤부터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작진은 당시 땅 주인을 찾아 인터뷰를 했다. 그는 땅은 오산리기도원에 팔았으며, 돈도 총무국에서 받았다고 증언했다. 제작진은 땅을 살 당시 평당 만원에 불과하던 이 땅이 현재는 약 100만원 정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쪽은 '뉴스후'에 보낸 해명서를 보내 재단은 농지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명의는 조용기 목사의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소유는 법인으로 되어 있다고 했다. 또 조 목사의 이름으로 매각된 땅에 대한 돈 역시 재단에 넣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체육시설과 잡용지 등 재단도 소유할 수 있는 땅이 조용기 목사의 이름으로 되어 있고, 재단이 소유할 수 없는 땅이 재단 명의로 되어 있는 등 교회 쪽의 해명에도 여전히 의혹은 남는다고 전했다.
'뉴스후'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정에도 많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제작진이 입수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2000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교회의 1년 예산은 약 1700억원. 이 중 현금이 약 1300억원이다. 문제는 돈의 씀씀이가 불투명하다는 점.
예를 들어 결산서에 적힌 인건비가 약 179억원인데, 문제는 누구에게 얼마의 인건비가 지급됐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다른 항목도 마찬가지. 큰 틀로만 결산보고가 이루어져 있을 뿐 구체적인 내역을 알 수 없다. 이처럼 17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다루지만, 그에 대한 결산보고서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게 '뉴스후'의 판단이다.
장남 조희준씨는 벌금 50억원 납부하지 않아
'뉴스후'는 지난 2005년 약 26억원을 탈세하고, 회사 공금 17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벌금 50억원과 사회봉사 240시간을 받은 조용기 목사의 장남 조희준씨의 최근 행적도 보도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조씨는 현재 일본 동경에 있는 시나가와 인근에 살고 있다. 시나가와는 동경 내에서도 몇 안 되는 부촌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
제작진은 조씨가 일본에 머무르기 전인 2005년 3월부터 2005년 8월까지 미국 LA에 거주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조씨가 약 6개월 동안 머물렀다는 LA의 아파트를 찾아간 제작진은 헬스장과 수영장, 스파장까지 갖춘 곳이었다고 전했다. 이 주택은 방이 세 개로 한 달 임대료가 700만원선. 가구까지 임대할 경우 한 달에 약 1000만원의 임대료가 들어간다고 했다.
이들은 조씨가 벌금 50억 원을 낼 수 없어 해외에 '도피' 중인데, 어떻게 이런 생활을 할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벌금에 대한 공소시효는 3년이라, 2008년 1월이 지나면 조 씨는 50억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뉴스후'는 이 밖에도 지난 2006년 34세인 아들 김정민 목사에게 세습을 결정한 금란교회의 사례도 보도했다. 제작진은 김홍도 목사의 경우 지난 2006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750만 원을 선고받았지만,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감독회장 신경하 목사)는 아무런 제재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교회 세습까지 해 부와 권위를 아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줬다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