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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종(오른쪽)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이 대통령과 대권주자들의 공개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문을 읽고있다. 농민단체들은 면담 요청이 거부될 경우 오는 18일 5.18묘지 인근에서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태세여서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광주·전남지역 농민들이 오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에 참석 할 노무현 대통령과 대권 주자들에게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전국농민회총연맹·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소속 농민들은 청와대가 면담 요청을 거절할 경우 기념식이 열리는 국립5·18민주묘지 인근에서 한미FTA 반대와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마찰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3일 오후 2시 광주·전남지역 농축산 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한미FTA저지 광주전남 농축산비대위(이하 비대위)'는 한국농업경영인 광주·전남연합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면담을 요청했다.

농민단체들, 18일 광주로 집결... 묘지에서 면담요구 할 듯

비대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절반 이상의 반대와 우려에도 노무현 정권은 국민혈세 70여억원을 쏟아 장밋빛 허상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면서 "한미FTA는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졸속협상이요, 비밀·밀실협상이요, 21세기 조공협상"이라고 비난했다.

비대위는 "한미FTA는 5·18과 공생할 수 없다"면서 "우리 농민들은 18일 대통령과 유력 대권주자들과의 공개 면담을 강력히 요청하며 바쁜 농민들이지만 18일 하루만큼은 일손을 모두 놓고 광주로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공개면담 요청서를 통해 "한미FTA 체결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충격적인 파장과 피해가 예상되며 특히 농업분야는 궤멸 수준 일 것"이라며 "한참 바쁜 농번기이지만 18일은 광주로 모여 대통령을 뵙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3가지에 대해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농업이 시장에 맡겨지면 현재의 한국농업위 위기가 극복되라고 보느냐"면서 "한국농업의 위기가 농민들 때문이라고 보느냐"고 따졌다. 이어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 조차도 '한미FTA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굉장히 좋은 것으로 안다'고 할 정도이니 국민들은 오죽 하겠느냐"면서 "협상내용을 전면적으로 빠른 시일안에 공개하고 국민들과 함께 철저히 검증할 의향은 없느냐"고 노 대통령에게 물었다.

비대위는 또 "대한민국 헌법 72조에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외교·국방·통일 등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민투표로 국민들이 직접 판단하게 할 의향은 없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대권 주자들에게는 대통령에 대한 질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해 "한미FTA 반대를 대선 공약으로 넣을 의향은 없느냐"고 물었다.

대통령과의 면담 성사될까... 2005년엔 전남도청 개청식 참석 취소

▲ 김용철 한국낙농육우협회 전남도지회 회장이 노 대통령과 대권주자들에게 "국민투표를 실시할 의향은 없느냐"며 대권주자에게는 "한미FTA 반대를 대선 공약을 할 수 있느냐"고 공개질의 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비대위는 청와대에 4일이나 5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또 대권주자 캠프에도 면담 요청서를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배삼태 한미FTA반대 광주전남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공동대표는 "5월 18일 대통령과 유력 대권주자들이 광주를 방문할 텐데 과연 반성문을 들고 회개하려는 것인지, 놀러 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고 "대통령과 대권주자들이 우리의 면담 요청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덕종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은 '청와대가 면담을 거부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토론을 좋아하는 대통령이니 면담이 성사될 이라고 기대한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면담 거부시 기념식이 열리는 국립5·18민주묘지 인근에서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운동본부 한 관계자는 "공식 면담을 거부할 경우 기념식 당일 국립5·18민주묘지 인근에서 우리의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그렇다고 무리한 마찰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광주·전남지역 농민들의 공식 면담 요청 때문에 공식 일정을 취소한 적이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5년 11월 11일 광주광역시 금남로에서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로 옮긴 전남도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전농 광주전남연맹 등 농민단체들이 추곡수매가 부활 등을 요구하며 도청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탓에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당시 농민들은 벼 야적과 철야 점거농성을 벌이며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며, 청와대는 경호상의 이유를 들어 개청식 참석을 취소했다. 당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농민들의 천막을 찾아 면담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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