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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학생들이 하굣길에 전자학생증을 리더기에 찍고 있는 모습. 리더기에 전자학생증을 찍으면 부모에게 문자로 하교시간이 보내진다.
ⓒ 엄아현 기자
어린이 안전관리 시스템 '키즈케어(스쿨케어)'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양산지역에서도 2개의 초등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 서비스를 교육기관 전반에 활용해도 되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유해환경이나 유괴, 납치로부터 내 아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과 '내 아이의 행동반경을 손쉽게 체크하는 감시의 기능일 뿐'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키즈케어에 대해 살펴본다.

키즈케어(KidsCare)는 어린이의 일상생활을 보호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여러 IT업계에서 어린이 신변보호서비스로부터 출발해 개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현재 KT, SKT, KTF, 하나포스 등이 교육기관과 연계해 실시하고 있다.

서비스 내용은 어린이가 학교 내에 설치되어 있는 리더기에 전자학생증을 찍으면 자동인식을 통해 학부모에게 등·하교 문자서비스가 전송된다. 따라서 학교 외에도 리더기가 있는 장소라면 학부모는 자녀의 위치를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또 학교, 학원 등의 외부활동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인터넷 사용이나 TV 시청을 감시·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양산에서는 현재 신양초, 오봉초에서 키즈케어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5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신양초는 유료서비스와 무료서비스 두 가지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등·하교를 알리는 문자서비스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하는 반면 신청자에 한해 월 3500원의 이용료를 내면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를 대비한 어린이상해보험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또 학교행사나 휴교발령 등 가정알림장 역할을 문자서비스가 대신해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봉초 역시도 어린이상해보험혜택과 문자동시알림 등으로 키즈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전자학생증을 이용해 도서관 입·출입이나 도서대출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어 학생증 겸용의 기능도 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이다 보니 내 아이의 등·하교를 일일이 챙길 수 없어 항상 걱정됐죠. 그런데 요즘 8시40분~9시에 한 번, 오후 1시~1시30분에 한 번 'OOO학생이 학교를 도착(출발)했습니다'라는 문자가 핸드폰으로 전송돼요. 정말 안심돼요."

얼마 전 황사로 양산지역 초등학교에 휴교령이 발령되었을 때도 키즈케어 서비스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 학부모에게 '황사로 인해 내일 휴교합니다'라는 내용으로 긴급문자서비스를 발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체험학습에 대한 공지사항, 학부모의 의견을 묻는 내용, 급식메뉴알림 등 가정알림장 역할까지 대신 한다. 이 때문에 교육인적자원부는 이 서비스를 정보기술인 유비쿼터스에 기반을 둔 교육환경을 적용해 향후 2년간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U-Learning, U-School'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인 바 있다.

반면 키즈케어 상품들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감시의 일상화라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어린이들이 유년기부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감시시스템에 노출되고, 보호라는 명분으로 일상생활을 통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어리지만 아이에게도 인격이 있고, 감추고 싶은 것이 있고, 가끔은 일탈을 하고 싶기도 할 거예요"라며 "아이의 하루를 타임스케줄로 하루에 3~4번 씩 보고 받는 것, 글쎄요, 전자태그가 내장된 명찰을 달고 다니는 우리 아이들이 왠지 로봇처럼 느껴져요"라는 의견을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아무리 좋은 감시프로그램이라도 그것을 교묘하게 피할 방법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자신의 하루를 더 음성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 18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키즈케어#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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