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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자리에 참석한 유기농업 관계자들은 "유기농업이 한국 농업의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현재 부족한 점이 많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 역시 없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유기농업은 우리나라의 대안 농업이다"
"서민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가격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소비하려면 아직 멀었다."


유기농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열린 토론이 벌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유기농업 관계자들은 "유기농업이 한국 농업의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현재 부족한 점 역시 많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열띤 토론이 벌어진 곳은 강원도 화천군이 주최한 '제2회 유기농의 날' 기념행사 중 하나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다. 6월 1일 오후 4시 30분 화천군 화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농업개방에 대비한 에코 파라다이스 유기농 천국 실천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많은 농민, 친환경농업단체 대표, 정책입안자, 언론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친환경농업 발전과 관련된 정부, 소비자, 언론 관계자들의 주제발표와 이태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의 초청 강연으로 이루어졌다. 발표 내용은 ▲친환경농업 현황과 정책방향 ▲소비자가 원하는 화천군 유기농산물 ▲친환경 농업 발전을 위한 언론의 역할이었다.

"유기농업은 국민 전체의 문제"

▲ 이태근 회장은 "의식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우리 농업은 끓는 물속의 개구리다."

주제 발표 전 초청강연에서 이태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은 "한국 농업은 위기"라고 운을 뗐다. 이 회장은 이어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적자"라며 "현재의 생산방식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FTA로 (농업시장이) 개방되면 더 힘들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태근 회장은 "유기농업은 농약, 화학비료 대신 다른 것을 쓰자는 것"이라며 "(이는) 농업만이 아니라 환경, 우리 모두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따라서 유기농업은 농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농림부 역시 친환경농산물을 주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첫 주제발표에 나선 조백희 농림부 친환경농업정책과 사무관은 "2006년~2010년 제2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장기 목표와 관련 조 사무관은 "2007년 현재 7%인 친환경농산물 생산비율을 2010년 10%로 확대시킬 것"이라며 "이와 함께 2013년까지 농약, 화학비료 사용량을 40% 절감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문제 심각하다" 한목소리

▲ 조백희 농림부 친환경농업정책과 사무관은 "2006년~2010년 제2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발표가 이어지면서 발표자들은 한목소리로 유기농업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유통문제'를 꼽았다. 조백희 사무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친환경 농산물이 대형유통업체와 할인점을 통해 유통되는 비중은 2005년 현재 30%에 달했다.

반면 직거래를 통한 판매는 2002년 35.6%에서 2005년 15%로 줄어들었다. 조 사무관은 "할인마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농민들과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제를 발표한 오미혜 고양생협 이사장은 "친환경 농산물이 서민에게 값싼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생산자들이 개인적으로 팔기 때문에 경쟁력이 굉장히 낮다"며 "배송센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주제 발표한 길경민 농수축산신문 농식품팀장 역시 "유통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생산이 급속히 느는 데 비해 유통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할인점마다 앞 다퉈 친환경 농산물을 파는데 너무 많아 믿을 수 없을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유통 문제에 대해 조백희 사무관은 질의응답시간을 이용해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 확대에 대비해 생산, 소비 연계조직의 소비자 판매망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원문 화천군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지원과 계장 역시 "유통시설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땅 부지를 확보하는 등 행정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홍 계장은 "학교 급식 조례를 마련해서 2004년 관내 학교에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식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돼야"

친환경 인증 표시 혼란 문제도 거론됐다. 길경민 팀장은 "친환경 인증표시에 대한 혼란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6년 1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반응'에 따르면 소비자의 86%가 친환경 농산물 인증 4단계(현재 3단계)를 구분하지 못했다.

현재 친환경농산물 인증은 유기, 무농약, 저농약 등 3단계로 나눠져 있다. 유기농산물은 '3년 이상 무농약 무화학비료로 재배한 농산물'인 반면 무농약 농산물은 '농약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사용량의 1/3 이내로 사용한 농산물'이다.

길경민 팀장은 또한 "친환경 농산물 인증과 함께 우수농산물인증(GAP)이 생겨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책에 대한 토론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도 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태근 회장은 "의식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농업을 관행농업처럼 큰 회사로부터 비료, 수입유기물을 사서 쓰면 안 된다. 또한 생산자도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유기농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 "일주일에 한 번 유기농쌀 먹겠다"
국회사무처-환경농업단체연합회, '유기농쌀 사용에 관한 협약서' 체결

▲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 농수산위 소속 강기갑, 최규성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사무처와 환경농업단체연합회 간의 유기농쌀 사용에 관한 협약서가 체결됐다.
ⓒ오마이뉴스 선대식

"유기농 쌀 판로 개척의 작은 첫 걸음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유기농쌀 사용에 관한 협약서 체결식에서 "앞으로 다른 기관에도 유기농쌀이 진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6월 1일 오전 11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사무처와 환경농업단체연합회 간의 유기농쌀 사용에 관한 협약서가 체결됐다. 이로써 국회 내 직영 식당 2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 유기농쌀이 사용되게 됐다.

이날 협약식에는 국회농수산위 소속 강기갑, 최규성 의원과 많은 유기농 관련 농업 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김태랑 국회사무처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좀 더 적극적인 인식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태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은 "소비자에게 더 진정한 유기농의 원칙이 인식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은 두 번째로 맞는 유기농업의 날 행사 중의 하나로 치러졌다. 환경농업단체연합회는 5월 26일부터 6월 10일까지 '62 데이'(유기 농산물데이) 주간으로 지정, 시민들에게 유기농을 알리는 길거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선대식



태그:#유기농, #친환경, #화천, #심포지엄, #농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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