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연구비 집행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양현수 충남대 총장이 총장직 사퇴의사를 밝힌 뒤, 업무에 다시 돌아와 인사를 단행한 이유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양 총장은 11일 "존경하는 충남대학교 가족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전자우편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양 총장은 우선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하여 우리 대학의 명예가 실추되었고, 대학 구성원 여러분들께 많은 혼란과 고통을 안겨 드리게 되어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그동안 저는 빗발치는 비난 속에서 하루하루를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었기에 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었다"며 사퇴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그러나 또한 공직자는 사표를 제출했더라도 수리가 되기 전까지는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공직자의 기본적인 의무를 알면서도 여의치 않아 병가를 내고 백상기 교수님에게 업무의 상당부분을 의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법기관의 소환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총장 유고시에 발생할 수 있는 제반 문제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특히 백 교수님에게 주어진 업무량이 과도하여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었다"며 "저는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마지막 충정에서 교무처장 및 학생처장의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새롭게 임명된 김지환 교무처장에 대해 "김 교수님은 학장과 교무처장을 모두 역임하신 풍부한 행정경험의 소유자이시며 많은 분들이 성품이 강직하고 공정하여 중립적인 교무처장으로서 적임자라는 추천을 하였기에 부탁을 드렸다"며 "정년이 2년여밖에 남지 않은 원로 교수님에게 너무나 큰 짐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양 총장은 "저는 이제 모든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려 한다"며 "이제는 더 이상의 갈등과 분열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신임 교무처장을 중심으로 학교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모두가 화합하여 노력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양 총장은 사의를 표명한 17일 만인 지난달 31일 업무에 복귀해 백상기 교무처장의 보직 사직서를 수리하고, 교무처장과 학생처장을 새롭게 임명해 비난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