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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은 5월 29일 오후 광주 5·18기념문화관에서 박근혜 원희룡 고진화 홍준표 이명박 후보가 참석하는 경제분야 정책비전대회를 개최하면서 경선의 막을 올렸다. 경제 토론에 앞서 고진화 원희룡 박근혜 이명박 홍준표 후보가 손을 들고 선서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007 대선' 6개월을 앞두고 겉으로 드러난 호남 민심은 여전히 한나라당 이명박 예비후보에 대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속내는 이른바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를 지켜보며 '대항마'를 기다리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해 전에 없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범여권의 통합 논의 등이 교통정리가 되고 단일후보 과정에서 '쏠림 현상'이 생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호남 민심의 속내는 한때 50%가 넘는 지지를 보냈던 고건 전 총리를 대신할 '대안'을 누구로 할 것인지 아직 결정짓지 못하고 고심 중이란 것이다.

이명박 지지율, 부동의 1위 고수... "언제까지 그러겠어?"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대선 예비 후보자들에게 대한 지지율은 여전하다. 올초부터 한나라당은 '두자리수' 지지율을 보이기 시작했고, 고건 전 총리 낙마 후 한동안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지지율을 합하면 50%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다소 빠지기는 했지만, 이례적인 지지율 경향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예비후보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광주 양동시장에서 만난 정아무개(53)씨는 "민주당과 우리당 그렇게 표 몰아주고 했는데 지금 하는 꼴들을 보면 밉상"이라며 "두번 정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서민들 경제 잘 살릴 사람 찍어주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범여권에 대한 실망감과 경제 부흥에 대한 기대감이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치열한 검증 공방을 벌인 후 전국적으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격차가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호남에서 만큼은 이 전 시장의 지지세가 여전하다.

지난 9일∼11일 한국지방신문협회가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3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광주전남지역 '한나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시장 42.5%로 23.6%를 보인 박 전 대표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전국 ±1.6%P, 광주전남 ±6.9%P).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은 25.2%∼29.8%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 운전을 하는 박기철(47·광주)씨는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이 없고 경제 잘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서 "근데 그것은 아무래도 박 전 대표와 비교했을 때 낫다는 심리가 더 작용한 탓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범여권 대통합' 행보를 시작한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한 호남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26일 손 전 지사는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나 대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범여권 참여' 선언한 손학규, 호남에서 상승세 탈까

이진한(30·광주·대리운전)씨는 "한나라당은 후보검증하고 하니깐 당연히 눈이 쏠리는 것이지 범여권 정리되면 지금 같은 지지율이 계속되겠느냐"면서 "지금은 범여권은 대통합 어떻게 되냐에 관심이 있지 누가 낫겠다는 것에서 아직 관심이 덜하다"고 했다.

범여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들의 지지율은 '바닥'이다. 전국적 적합도 조사에서 10%를 넘는 주자가 없다.

다만 '범여권 대통합 참여'를 선언하고 통합 행보를 보이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이 "손 전 지사만큼은 범여권에서 빼달라"고 했지만 민심은 그를 '범여권'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

김재양(35·전남 화순)씨는 "요즘 들어서 손학규 전 지사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직은 그 쪽으로 확 쏠리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복수의 시민사회 관계자들도 "과거 손 전 지사와 함께 민주화운동을 해왔던 지역 원로들 속에서 '대안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전국적 범여권 적합도 조사에서 손 전 지사는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호남지역에서는 정동영 전 의장에게 다소 뒤처지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에 대한 지지율은 답보 상태에 있는 반면 손 전 지사의 경우는 상승세를 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손 전 지사에 대한 민심을 두고 '기대감의 표시'와 '지지'로 보는 두 시각으로 갈린다.

▲ 호남 민심은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 등에 따라 가시적인 변화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비한나라당' 세력의 대통합 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25일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 원로 등이 대통합을 촉구하는 시민연대를 출범시켰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대통합 논의에 따라 민심 갈릴 듯

우리당 광주시당 한 관계자는 대안부재론을 언급하며 "예전에는 '한나라당 출신인데'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괜찮은 것 같다'는 평가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다른 주자에 비해 관심을 크게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손 전 지사를 대안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을 뿐 적극 지지하면서 큰 흐름을 형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아직 오리무중이라는 것이다.

이정식(56·전북 익산)씨도 "출마선언해 봐야 다들 고만고만 해서 지금 민심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재석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범여권의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고 대안부재론 상황에서 손 지사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남지지를 얻으려면 과거 한나라당 15년여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러 변수 속에서 손 전 지사가 어떤 '대통합 행보'를 보일지, 통합 신당과 범여권의 경선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 지에 따라 호남 민심은 가시적인 변화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속학규 전 지사·이해찬 전 총리 등 범여권 주자들에게 호남 민심은 적어도 '대안 후보'로 갈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통합' 신당 창당을 기대하고 있는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다.

#호남 민심#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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