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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해고된 광주시청 해고 청소 용역노동자들이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하얀 소복을 입고 밤샘 노상 단식농성을 3일째 이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세계 여성인권 운동가와 여성학자들이 광주에서 '여성의 인권과 문화'를 주제로 한 '2007광주세계여성평화포럼'을 열던 지난 26일 광주광역시청사 해고 청소 용역 노동자들은 행사장 한 켠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

이날 저녁부터 해고 노동자 18명은 28일 오전까지 여성포럼 행사장인 김대중컨벤션센터 인근에서 밤샘 단식 농성을 벌이다, 28일 오후 시장 앞 등기소 옆 도로에서 노상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단식 농성을 벌이던 조아무개(56)씨가 탈진해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민주·평화·인권을 상징하는 광주에서 세계 여성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여성포럼이 열리는 것에 대해 "아이러니하다"며 "포럼에 앞서 시청이 짓밟은 인권에 대해 사과하고 원직복직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노동자들은 "3월 8일 여성비정규직의 인권은 죽었다"며 '짓밟힌 여성 비정규직의 죽은 인권을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하얀 소복을 입고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28일 오후 시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매순(51)씨는 "시장이 지난 26일 박광태 시장이 강승철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에게 말했던 '복직 시킬 수 있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너무 힘들지만 너무 억울하게 짓밟힌 인권을 되살리고 원직 복직할 때까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29일까지 노상 밤샘 단식 농성을 벌일 것"이라며 "시장이 하루라도 빨리 복직시켜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국공공서비스노조 광주전남지부는 29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광주본부의 대규모 총력투쟁에 앞서 시청이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오전 박광태 시장은 강승철 민주노총 광주본부장과의 면담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박광태 시장은 "심정적으로 나이드신 분들이 아주머니들이 거리에서 집회를 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깝다"면서 "시청에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시청과는 무관한 일"이라던 입장과 비교해 보면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시청은 "방법이 없다"고 밝힌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태다. 당시 시청은 "용역 업체와 시청 실무자가 면담을 했지만 용역 업체에서 채용할 수 없다고 해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강승철 본부장은 "시가 원직복직에 대해 진정성이 있고 확고한 해결 의지가 있었다면 용역 업체가 그렇게 매몰차게 거부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시가 의지만 있다면 대화를 통해서 순차적으로 원직 복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든지 대화를 해결할 의지가 있지만 광주시는 용역 업체 핑계만 대고 있어 답답하다"고 했다.

전욱 공공서비스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시장은 복직이 가능하다고 했던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청사 청소 용역업무를 맡아온 해고 노동자들은 지난 3월 8일 용역 업체 변경으로 계약해지됐으며, 이후 7보1배 등을 벌이며 원직복직과 인권 유린 사과 등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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