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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19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참가한 이옥선 할머니.
2006년 7월 19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참가한 이옥선 할머니. ⓒ 김동원


할머니는 등이 굽으셨습니다.
나이 들면 다 등이 굽는다고 말하지만
할머니의 등 뒤에 서면
그 연유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할머니의 등엔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 키우며 살아온
개인사의 세월이 쌓인 것이 아니라
역사의 무게가 올라앉아 있습니다.
위안부의 삶을 강요했던 식민지 시대의 역사입니다.
해방된지 60년이 지났다는데
할머니의 등엔 청산되지 못한 식민지 역사가
발을 한 치도 빼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아니, 해방된 조국에서 할머니의 짐은 오히려 더 무거워졌습니다.
씻지못할 수탈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도 버거운데
이제는 일본에 '진상규명'과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짐까지
스스로 짊어지고 거리에 서야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등이 굽으셨습니다.
등은 굽었지만 이제 할머니가 지고온 삶의 짐은
아들과 딸들이 대신 지고갈 나이에
할머니는 굽은 등에 아직도 여전히 역사의 짐을 지고,
생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2006년 7월 12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참가한 황금주 할머니.
2006년 7월 12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참가한 황금주 할머니. ⓒ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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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12시에 개인 블로그에 동시에 게재합니다.


#'위안부'#수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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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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