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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지난 5월 21일 낮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기념강연을 가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오는 10월 25일경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시민사회 진영의 2007 대선 참여조직인 미래창조연대의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 사장(미래창조연대 정책자문위원)은 16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2시간 동안 단독 인터뷰를 갖고 "11월 25일이 대선후보 등록일이니까 한달 전인 10월 25일경에 출마(여부)를 밝히겠다"면서 "그래도 전혀 늦지 않다, 부족한 인지도는 출발 10일만에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나는 유한킴벌리 평사원으로 출발해 국내 사장과 아시아 총괄사장에 오르기까지 34년간 노조·언론·관련 정부기관 등으로부터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검증을 받아왔다, 내가 총괄하는 아시아의 유한킴벌리 소비자가 25억명인데 그들로부터도 검증을 받아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 중에 '유한킴벌리'라는 회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유한킴벌리가 국민들에게 얻어온 신뢰는 곧 나의 신뢰이기도 하기 때문에 현재의 내 인지도는 5% 안팎에 불과하지만 출마를 선언한 뒤 기존 정치인과 비슷한 인지도를 얻는 것은 열흘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치인끼리 예비경선 하고 '2:1:1 본선경선' 하자"

▲ '2007 피스&그린보트'에 탄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 강인규
그동안 문 사장 측근들과 문 사장을 범여권 후보 통합과정에 포함시키려는 여권 정치권은 "문 사장이 늦어도 8월 중순경까지는 대선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 때문에 문 사장의 '10월 25일경 출마선언'은 범여권통합 과정에 새로운 국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문 사장은 "대선출마를 10월 25일경으로 미루는 것은 '대선 번지점프'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 아닌가, 문국현은 일종의 '왕자병'에 걸려 있으며 결국 고건·정운찬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말들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겁이 많아서가 아니다, 두려움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는 "기존 정치권이 만들어놓은 스케줄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 기업인들은 무대포로 먼저 일부터 벌이는 사람이 아니다, 자원이 충분한가 등을 철저히 검토해서 실행한다"면서 "기업에서의 경험, 시민사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재창조 전략을 만들어가려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인터뷰에서 문 사장은 범여권후보 선정을 위한 '게임의 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른바 '2:1:1 본선'.

문국현 사장은 "범여권에 지금 대선주자가 너무 많고 구도도 복잡하니까 정치권 출신들끼리 예선전을 치러 2명 정도를 뽑고, 그 과정에서 '과거'를 정리하고, 거기에 경제계 1인, 여성계 1인이 참여해 미래를 설계하는 본선경선을 치르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문 사장은 "최근 범여권의 주요 대선주자를 만나 내가 생각하는 그런 방식의 경선에 대해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이를 "일종의 시간차 공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존의 범여권 정치계에서 그동안의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김근태 등이 중심이 되어 7~8월에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 분열의 책임도 없는데 그 앞에서 얼쩡거릴 필요가 없다, 우리는 보다 많은 자원과 시간을 그들이 통합되는 것을 전제로 제2의 성장엔진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대한민국 창조에 제2의 인생을..."

또 문 사장은 "평탄한 길에서 걷기운동만 하던 사람이 왜 대선 번지점프를 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창조하지 않으면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젊은이들의 좌절과 분노는 높아지고 출산율은 낮아져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지를 않는다"면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그걸 극복하려면 '깨끗한 번영'을 이룰 수 있는 경제인이 나서야 하고 또 세계 차원에서 경제를 운영해본 사람이 나서야 한다"면서 "미래 지향적인 경제인들이 제2의 인생을 그쪽에서 살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각종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그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경부운하 운운하는 세력,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부패세력이 나라를 이끌면 환경적 대재앙뿐 아니라 97년 IMF 때보다 더 큰 경제사회적 대재앙이 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 지난 5월 21일 기후변화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한 문국현 사장이 총회장에 들어서며 이계안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처음에 당선됐을 때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는데, 지금은 지지도가 낮아졌으니까 모든 면에서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일정하게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노 대통령이 정부 권력기구를 분산한다든가, 정당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서 대통령에게 쏠려있던 권위를 스스로 해체했다는 점에서 보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게 만든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총선 등에서 돈 안드는 선거 분위기를 만든 것과 북미수교가 눈에 보일 정도로 남북관계를 만들어온 것도 잘한 점"이라고 했다.

문 사장은 "무엇보다 장단점이 서로 많아 논쟁이 끊이지 않는 한미FTA에 대해 유보하지 않고 결단을 한 것은 역사적으로 크게 평가받을 만 하다"면서 "차기 대통령은 한미FTA의 부작용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말 '문국현 선수'의 번지점프를 볼 수 있을까

이 인터뷰는 16일 일본 동해상을 항해중이던 크루즈 후지마루호에서 약 2시간 동안 이뤄졌다. 문 사장은 한국과 일본 시민 약 700여명과 함께 '환경재단'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기획한 '2007 피스&그린 보트' 행사에 참여중이었다.

출장중이던 미국에서 항해 출발지인 도쿄에 15일 밤늦게 날아온 문 사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선상 단독인터뷰 하루 전에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오연호 대표기자 등 '2007 피스&그린 보트' 행사에 참여한 일행 5명과 함께 새벽 2시까지 약 3시간 동안 생맥주토크를 통해 대선에 임하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2주일 일정의 '2007 피스&그린보트'에는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등이 함께 하고 있다. 문국현 사장은 17일 오전 1차 기항지인 아오모리현 소도시 하치노헤에 내려 서울로 향했으며 이 기사는 하치노헤의 한 호텔로비에서 17일 낮 12시에 송고한 것이다. 

이틀간에 걸친 문 사장과의 공식인터뷰와 생맥주토크 대화는 <오마이뉴스>가 이번 대선을 맞아 새로 연재할 예정인 '오연호의 선택2007대선'에서 구체적으로 독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첫 기사는 '우리는 정말 문국현 선수의 번지점프를 볼 수 있을까'이며 이 연재는 이번주 중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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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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