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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서울서 열린 3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석해 인터뷰 중인 다우드 칸 카탁 기자
ⓒ 김귀현
탈레반과의 인질 석방 협상이 연기를 거듭하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탈레반 측은 또 까다로운 석방조건을 계속 제시하고 있어 협상타결의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에 사태 초기부터 아프가니스탄의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해왔고 탈레반 대변인과 직접 통화하기도 한 아프가니스탄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다우드 칸 카탁 기자를 인터뷰해 현지 분위기와 향후 전망을 들어보았다.

카탁 기자는 탈레반이 "오늘이나 내일 중 향후 어떻게 할 지 내부합의에 도달할 것이며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여자들을 해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탈레반이 향후 한국정부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샘물교회 봉사단의 선교활동 논란과 관련해서는 "탈레반이 문제 삼는 것은 종교가 아니며 아프간 정부의 취약함을 세계에 알려 평화정착 프로세스를 방해하고 아프가니스탄의 내·외국인에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우드 칸 카탁 기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발행되는 <파자왁 아프간 뉴스>의 기자이며 현재 영어판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의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세계시민기자포럼에도 초청돼 서울을 방문한 바 있다.

아래는 24일 인터넷 채팅으로 이루어진 카탁 기자와의 인터뷰 전문.

- 탈레반 측이 앞으로 어떻게 나오리라고 보는가.
"오늘이나 내일 중 향후 어떻게 할 지 내부 합의에 도달하리라 본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여자들을 해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23명이나 되는 인질을 장기간 수용하기는 어려울텐데.
"탈레반은 충분한 양의 물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리한 협상고지를 점하기 위해 앞으로 한국정부와 국민을 더욱 압박할 것이다."

- 탈레반 대변인들이 상충하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어 혼란스럽다. 혹시 탈레반 내부의 합의가 미흡한 것 아닌가. <뉴욕타임스>는 심지어 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다.
"일부 매체의 보도행태는 무책임하다. 나는 내가 일하는 신문이 탈레반의 발표문을 보도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것은 스스로 이들의 선전도구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금 무책임한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 외신들 역시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인가.
"AP, AFP 등 외신들은 카불에만 자사 기자를 두고 기타 지역은 현지인 프리랜서를 활용해 취재를 하고 있어(이들의 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탈레반, 여론 향배에 신경 안 써"

- 탈레반이 아프간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는가.
"광범한 대중적 지지를 받지는 못하지만 인질이 잡혀있는 남부지역에서는 부분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왜 탈레반을 지지하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쉽지 않다. 아프간 국민 일반에 좌절감이 팽배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에도 아프간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

- 탈레반이 인질에 위해를 가하리라고 보는가?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민심을 잃지 않을까.
"탈레반이 인질, 더구나 여성을 해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발생해도 솔직히 여론의 큰 반발은 없으리라고 본다. 결국 한 때 시끄럽다가 잊혀질 것이다. 또 현실적으로 누구도 이들에게 도전할 수 없기에 탈레반은 여론의 향배에 별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 24일자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아프가니스탄의 지하 기독교도들이 탄압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별 근거가 없는 기사라고 본다. 카불을 비롯한 많은 도시에서 아프가니스탄 기독교도들의 신변은 안전하다. 하지만 칸다하르, 가즈니, 자불, 헬만드 지역 등은 심지어 이슬람 교도에게조차 위험한 곳이다."

- 탈레반은 샘물교회 봉사단의 방문목적을 인도주의활동을 가장한 기독교 선교행위로 보는 듯 한데.
"탈레반이 문제 삼는 것은 종교가 아니다. 탈레반의 진짜 목적은 아프간 정부의 취약함을 세계에 알려 평화정착 프로세스를 방해하고 아프가니스탄의 내·외국인에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 그렇지만 아프간 일반 민중의 기독교 선교활동에 대한 반응 역시 부정적이지 않나.
"만약 한국 봉사단의 방문목적이 선교활동이었다면 대답은 '예스'다. 아프간의 일반 민중 역시 선교활동에는 반감을 보일 것이다."

- 샘물교회 측은 그러나 이들의 방문목적이 이슬람교도의 개종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봉사라고 주장하는데.
"지금 누가 그런 말을 믿겠는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방문했다는 것을 믿는다 해도 이들이 봉사지역으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북서지역을 택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다."

-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대화채널을 구축했다.
"탈레반은 이전부터 직접 대화를 원했다. 이제 가장 믿을 수 있는 곳은 (탈레반 대변인이 아니라) 한국 외교통상부라고 생각한다. 피랍자들이 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미리 전해듣지 못 했는지 궁금하다.

또 누가 이들을 적색지역으로 보냈는지도 알고 싶다. 피랍자들이 가려했던 칸다하르와 피랍지점인 가즈니주는 현지인조차 감히 가려하지 않는 위험한 곳이다. 이들이 어쩌다 이곳에 가게됐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 달 전 나도 가즈니주에 사는 친구로부터 결혼식 초청을 받았지만 안전문제로 결국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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