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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오는 2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접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감격스럽다. 통일이 멀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물꼬를 튼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이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가고 있다." -김용만(남·73)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눈에 보인다. 그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북한의 의도에 번번히 말려들었다.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실질적인 소득은 없을 것이다." -김송희(여·44)

8일 오전 10시 서울역 로비에 설치된 대형 텔레비전 앞. 2차 남북 정상회담(28~30일, 평양)이 열린다는 소식이 TV를 통해 생중계로 전해지자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다. 시민들은 가던 발길을 멈추고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정치적 이벤트'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나왔다.

"노-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앞장서야"

정아무개(남·73)씨는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만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젠 남북이 한 덩어리가 돼 세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만큼 이젠 남한 내부에서도 사상 논쟁을 멈춰야 한다"면서 "'북한은 주적이다'는 생각을 버리고 국가보안법·양심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평화체제를 맞이하는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들은 정상회담이 남북한 경제에 도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하거나 이번 정상회담을 민간 교류의 확대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아무개(남·29)씨는 "활발한 대북 지원은 장기적으로 남북의 소득 격차를 줄이는 일"이라면서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 주식시장 등 남한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아무개(남·40대)씨는 "'통일'이라는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민간 교류부터 활성화시켜야 한다"면서 "남북 경제발전의 격차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이번 정상회담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씨는 "이번 회담은 대선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정부나 여권이 남북간 대화를 대선에 활용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정치적 이벤트... 국내 문제부터 해결하라"

반면 일부 시민들은 '정상회담은 대선용'이라면서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배석철(46)씨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 꼭 정상회담을 해야하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면서 "남한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북한의 작전에 휘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배씨는 "정상회담은 정치적인 쇼·이벤트"라면서 "회담 성과와는 무관하게 북한은 대선 결과에 따라 태도를 달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덕순(남·44)씨도 "북한과 수차례 대화해 실제 얻은 것은 없지 않느냐"고 따져 물은 뒤 "이번 회담은 대선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가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복순(여·70)씨도 "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이산가족이나 실향민은 마음 놓고 북한을 방문할 수 없었다"면서 "남북한이 길을 터놓고 사는 사회가 하루빨리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회담도 무의미할 것"이라고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국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아무개(남·59)씨는 "정부는 남한 사회부터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양극화·청년실업 등 경제가 불안하고 삶의 질이 낙후되는 현 상황에서 남한 내부부터 추스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씨는 "북한을 방문하기보다는 '장사거리'를 찾거나 에너지를 구하기 위해 전세계를 돌아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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