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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지사가 9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연 `출마선언을 겸한 대한민국 비전선포식`에서 선진화, 사회통합, 평화체제 구축 등 3대 국가목표를 제시하면서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대표적 386정치인중 한명인 우상호 의원이 손 전지사의 대변인을 맡아 사회를 보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가 9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연 `출마선언을 겸한 대한민국 비전선포식`에서 선진화, 사회통합, 평화체제 구축 등 3대 국가목표를 제시하면서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대표적 386정치인중 한명인 우상호 의원이 손 전지사의 대변인을 맡아 사회를 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최근 손학규 대선캠프의 대변인을 맡은 우상호 의원이 공식논평을 통해 이해찬 전 총리를 맹비판했다.

논평 제목은 <이해찬 전 총리의 반복되는 '오비' 정치>. '오비'는 정확하게는 '아웃바운즈(out bounds)', 즉 골프에서 경기 구역 바깥으로 공이 들어가는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경기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전 총리가 지난해 10월 북핵 사태 당시 손 전 지사의 발언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글로, 이 전 총리의 약점으로 꼽히는 골프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손 전 지사 쪽의 격한 반응이 느껴진다.

이해찬 "북핵 실험 당시 손학규의 본색은"

이 전 총리는 이날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자신의 지지 모임인 '광장 전북포럼' 창립대회에서 "북핵 실험 당시 어떤 태도를 보였는가가 당과 사람의 본색을 드러낸다"면서, 손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18일 CBS 라디오에서 했던 발언을 끄집어냈다.

손 전 지사는 "조폭한테 시달리는 영세상인의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면서 "남한이 북한에 조공을 바치듯 (북한이) 원하는 걸 요구하는 사태가 되는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

이어 "지금은 핵무기는 절대 안 되며, 나쁜 짓을 했다면 응분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줄 때"라며 "그런 의미에서 금강산 관광 사업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북핵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며,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북핵문제에 대한 단호한 결의를 모으고 국민적 단합을 꾀할 것인가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핵실험을 했지만 아직 무기화된 게 아닌 만큼 더 이상 발전시키지 못하도록 저지해야 하며, 북한이 도발을 할 생각을 갖지 않도록 국제 공조체제를 통해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이에 대해 "이런 발언을 한 분이 대통합민주신당에 와서 경선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많다"며 "당은 같은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렇게 다른 후보와 같은 당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비판했다.

또 "오늘 국회 통외통위에서 김용갑 의원은 '정상회담서 대북지원을 많이 하는 것으로 합의하면 당선된 한나라당 후보가 부담을 진다'면서 정상회담을 하지 말라고 했다"며 "김 의원의 발언은 손학규 발언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손 전 지사를 '극우보수'의 상징으로 불리 김용갑 의원에 견준 것이다.

이 전 총리가 북핵실당시의 강경발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범여권 정계개편에 대한 비판 등 손 전 지사의 약점으로 거론돼온 사안 중 하나를 건드린 것이다.

"계속 오비내면 국민들이 더 이상은 멀리건을 주지 않을 것"

우상호 의원은 이에 대해 "당시 노무현 대통령조차 '더 이상 포용정책을 주장하기가 어렵다'고 할 정도였고, 이 전 총리조차 국회의 '북한의 핵실험 규탄 및 핵폐기 촉구 결의안'에 찬성하며 '무책임한 도발행위'로 북한을 비난하고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그런데) 10개월이 지난 발언을 지금에서 새삼 문제를 삼고 있다"고 이 전 총리를 비판했다.

우 의원은 또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군소후보들의 1위 공격은 이해 안 가는 바 아니지만 아무리 다급하다 해도 이 전 총리마저 말꼬투리잡기식 공격에 앞장서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면서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하려다 실패하고 다시 독설정치·비호감 정치인으로 복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도 했다.

이어 "이 전 총리는 몇 차례 골프사건과 막말문제가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보수언론의 말꼬투리잡기식 왜곡보도'의 가장 큰 피해자라 주장했다"면서 "그런데 선거가 자신에게 다소 불리하다고 입장을 180도 바꾸어 본인이 직접 말꼬투리 잡기에 나선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도 했다.

이 전 총리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골프'와 '막말' 이미지를 꺼낸 것이다.

또 "3·1절 골프사건으로 대형 '오비'를 내고 중도하차하신 이 전 총리께 열린우리당이 멀리건(첫샷을 잘못 쳤을 때 벌타 없이 다시 치게 해주는 것)을 주어 대선후보로 참여하게 했다"면서 "다시 독설정치로 '오비'를 낸다면 우리국민들은 더 이상 멀리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손 전 지사에 대해 "지지세를 결속시키기 어렵고 본선에서는 아예 (한나라당 후보와) 게임이 안 된다"는 등의 비판을 계속 해왔다.

주목되는 것은, 범여권 다른 주자들의 비판에 대해 "현재 범여권의 처지가 모두 다 합쳐서 국민지지율이 20%도 안 되는데 우리끼리 서로 치고받고 하는 게 무슨 국민적 관심이 되겠는가"(김부겸 의원)라며 대응을 삼가왔던 손 전 지사쪽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점이다.

지지율 답보상태를 거듭하는 등 세 확산에 차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은 범여권 주자들의 '정체성 공격'을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범여권에서도 본격적인 쟁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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