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똥물 만드는 경부운하 철회하라"
"비용은 다이어트, 효과는 뻥튀기 경부운하 철회하라"
생태지평연구소, 환경정의,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전국 141개 단체들로 구성된 '경부운하 반대를 위한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가 13일 오전 11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 후보에게 경부운하 건설 공약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연석회의는 "경부운하 건설계획은 경제성도, 환경성도, 진실성도 무시된 3무 정책"이라며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전국적으로 '재앙'수준의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연석회의는 "그 동안 경부운하 사업에 대해 많은 단체들과 전문가들이 문제점을 제기하고 사업 폐기를 요구했지만 이 후보는 여기에 대한 성실한 답변 없이 이상한 논리로 사회적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며 "우리 시민사회진영은 경부운하가 지닌 정책적인 위험성을 검증하는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후보가 얻고자 하는 것은 경부운하 건설 예정지역의 표심 뿐"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은 경부운하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꼽으며 "결국 이 후보가 경부운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개발 예상 지역의 표심일 뿐 나머지는 모두 허구"라고 주장했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도 "외국에서는 운하를 19세기에 건설했고 지금은 그 경제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유력 대선 주자는 21세기에 운하건설이 제2의 국운융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일"이라고 말했다.
안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이 운하계획이 실행되면 지난 20년간 많은 시민단체의 노력과 국민의 혈세로 일구어온 하천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 작업 성과가 무참히 짓밟힌다"며 "우리나라의 강을 콘크리트 수조로 만들려는 이 공약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태지평연구소 이사장인 세영 스님은 "전문가의 검증과 자문을 제대로 받았다면 이렇게 나라를 망치는 공약을 내놓겠냐"며 이명박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세영 스님은 "시화호, 새만금, 천성산 등 지역에서 환경단체들에게 사업이 진행된 뒤 문제를 제기한다며 지적했는데 이번은 꼭 사업이 실행되기 전에 이를 문제화시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연석회의 정책검증단 경부운하 건설 예정지 직접 조사
지역 시민단체들도 입을 모아 경부운하 공약을 규탄했다. 이성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환경운동을 20년 하면서 겨우 낙동강 물을 먹고 살 만하게 만들었는데 경부운하가 이를 망치게 됐다"며 "3시간이면 너끈히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경부고속철도를 놓아두고 운하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석태 문경발전연구소 이사장은 "신현국 현 문경시장이 이 후보 지지 전화 등으로 선관위로부터 경고 받았다는 방송을 듣고 비장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예전 석탄 사업으로 먹고 살던 문경이 지금은 천혜의 절경으로 먹고 사는데 거기다 터널을 뚫고 강물을 인위적으로 흐르게 한다면 무엇을 먹고 사느냐"고 말했다.
한편, 연석회의는 경부운하의 문제점을 사회화시키기 위해 토론회나 기자회견, 시민 캠페인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이날 낮 12시 경부운하 건설 예정지역의 현장조사를 위한 정책검증단을 출정시켰다.
30여명의 정책검증단은 1박 2일 동안 팔당댐부터 낙동강하구까지 건설 예정지역을 직접 조사하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담아 경부운하 건설 반대 여론을 모아나갈 예정이다.
| | "몇몇 환경단체 힘만으로 이명박 후보 막을 수 없다" | | | [인터뷰]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 | | | |
| | ▲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 | ⓒ오마이뉴스 이경태 | - 연석회의를 구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몇몇 환경단체의 힘만으로는 이명박 후보를 막을 수 없다. 게다가 환경단체니깐 반대한다는 식의 인식이 존재해 좀 더 많은 단체의 결집이 필요했다. 다행히 경부운하 정책의 허구성과 경부운하 정책에 깔려있는 토목개발주의의 문제점을 공감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많았다. 비록 환경운동을 주로 하는 단체들은 아니지만 이 문제가 심각함을 알고 기꺼이 동참해주었다."
- 앞으로 연석회의는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현재 경부운하에 관해 뜬 구름 잡는 식의 논란이 많다. 실제 경부운하 건설 예정지를 답사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다. 또 지역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결집해 전국적인 경부운하 건설 반대 움직임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후보도 이 같은 움직임을 가볍게 보지 못할 것이다. 만약 이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공약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대선시민연대와 결합해 이 공약을 폐기하기 위한 더 큰 반대 움직임을 형성해갈 것이다."
- 이번 연석회의 참여 단체가 기존의 그것과 달리 지방의 시민단체가 많은데.
"원래 전국의 강살리기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있었다. 대부분의 강살리기 운동 조직들이 결합했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경부 운하가 한강과 낙동강의 생태계를 파괴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이 그동안 활동을 통해 형성한 전문가, 활동가, 지역주민의 3각 연대가 이번 경부운하 반대운동을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전개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 왜 이명박 후보가 이 같은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경부운하 공약을 철회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이명박 후보 본인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으면서 국내외의 굵직굵직한 토목건설을 도맡아왔다. 또 진정한 복원은 아니지만 서울시장으로 있으면서 청계천 복원으로 큰 재미를 보았다. 결국 자신의 이미지를 토목건설로 규정지은 셈이다. 경부운하는 이 이미지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공약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제 국민의 생태적, 환경적 인식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임을 알아야 한다. 경부운하 공약은 이 후보의 오판이다." | | | | |
| | "물류 이동 시간 46시간 보다 더 걸린다" | | | [인터뷰]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 | |
| |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오마이뉴스 이경태 | - 경부운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경제성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경부운하 예상 구간 길이가 553km이다. 이번에 경부운하 공약을 검증하며 유럽에 비슷한 구간의 운하를 직접 찾아갔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과 프랑크푸르트까지 연결된 운하 길이가 528km로 가장 비슷한 구간인데 배가 이 운하를 건너는데 평균 46시간 걸린다. 게다가 이 운하에는 갑문이 2개 밖에 없다. 그러나 경부운하는 19개의 갑문이 건설될 예정이다. 상식적으로 물류 이동 시간이 46시간보다 더 걸릴 수밖에 없다."
- 이명박 후보는 하상 준설을 통해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3급수나 4급수 정도의 오염됐다고 말할 만한 구간은 전체 553km 중 10km 정도 밖에 안 된다. 설사 준설을 통해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해도 고작 10km를 위해 553km의 강바닥을 모두 갈아엎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 이 후보가 주장하는대로 운하가 하천 수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면 전세계 하천 생태계를 연구한 학회 보고서나 논문은 다시 쓰여야 할 것이다. 모두들 하천 복개 다음으로 운하 건설이 하천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고 보고하고 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