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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광주경실련 사무실에서 광주와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전문가 등 10여명이 이명박 후보의 호남운하 건설 공약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광주와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영산강-금강을 잇는 '호남운하'에 대한 타당성 검증을 위한 대책기구가 결성될 예정이다.

이 후보는 호남운하 건설로 '영산강의 기적'을 창조하겠다는 계획을 광주전남지역 주요 공약으로 밝혔다. 이를 통해 '호남운하를 통한 광주 내륙항구 육성', '호남운하와 영산강 유역개발 프로젝트추진'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그 동안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공약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온 광주와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책기구를 결성해 타당성 검증을 하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광주환경련은 21일 오후 전승수 전남대 교수 등 전문가들과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호남운하 건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서 임낙평 광주환경련 공동대표는 "아직 호남운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한 타당성 검증을 해야한다"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운하대책기구 등 조직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임 대표는 "이미 경부운하와 관련해서는 140여단체가 경부운하반대연대회의를 결성해서 공약 철회운동을 시작했다"며 "연대회의와 지역 대책기구가 연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수 전남대 교수는 "호남운하만을 논해서는안된다"며 "호남운하는 경부운하를 전제하는 것이고 경부운하 건설을 추진하게되면 당연히 호남운하는 따라 갈 수 밖에 없다. 경부운하가 제지되지 않으면 호남은 제지가 안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호남운하 건설 계획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며, 대책기구 결성에 대해 뜻을 모았다.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지난 4월 주암호의 저수율이 19.5%였다. 봄에 비가 조금만 안 왔어도 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영산강을 운하로 이용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수자원 문제"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승수 교수는 "시속 33km로 쾌속바지선을 운행하겠다고 주장하는데 외국에서는 최고 시속이 10여km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배가 빨리 가려면 그만큼 운하가 깊어야 하는데 그 수심을 유지하려면 지하수의 흐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공약이 추진되면 전국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홍 광주경실련 정책부장은 "호남운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이 하나도 없다. 경부운하 때문에 곁가지로 호남운하를 끼워넣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원 마련, 호남고속전철, 무안국제공항 문제 등 이 지역의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지 호남운하를 추진해서는 안된다"면서 "개발독재 시대의 개발공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명박 후보측에 호남운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공개 요구와 심포지움 등을 통해 호남운하 건설의 문제점 등을 공론화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지난 2000년 전라남도는 지역의 '영산강뱃길복원' 요구에 따라 영산강 하구언에서 광주 서창지역까지 81km, 최소한 55m, 수심 4m의 영산강 뱃길 건설을 전제로 용역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전남도의 '영산강 뱃길 복원추진 타당성' 연구용역 보고서는 운하의 목적인 주운과 관광레저 활성화 등에 타당성이 없으며 수질과 생태계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당시 영산강 뱃길 복원 사업과 호남운하 건설은 여러 상황과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환경문제와 경제적 타당성 등 고려해야 할 점등은 참고할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명박 후보는 지난 4월 광주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영산강 뱃길을 살리기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영산강을 맑은 물로 변화시킨 후에 배가 다녀야한다. 우선 물을 살려서 뱃길을 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측은 나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영산강 뱃길 복원추진협의회'의 뱃길 복원 사업과 연계해 호남운하 건설 계획을 협의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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