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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역의 사회단체 중 역사기행연구회 <역사와진실>이 있다. 역사와 진실은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인가. 역사기행을 하면서 진실을 알아가는 그들일 것이라 생각하고 만나보기로 했다. 어느 해보다 작열하는 무더운 여름 날. 이정희 수원지역 역사기행연구회 <역사와진실> 조직국장 겸 해설사를 ‘더욱 무더운’ 27일 오후 본지 사무실에서 만나 보았다. 이정희 국장은 인터뷰에서 시민들에게 2~3년간의 <역사와진실>의 역사 전반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면서 무더위를 단박에 날려 버려 주었다.

- 시민들에게 역사기행연구회 <역사와진실>을 소개해 주십시오.
"<역사와진실>은 '민족의 자주와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하여'라는 기조를 가지고 수원지역에서 역사기행을 중심으로 하는 통일운동 단체입니다. 역사와 진실은 터사랑이라는 기행단체에서 출발해 2002년 역사와 진실이라는 간판을 달고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역사기행이라는 연구회답게 저희는 꾸준한 역사공부와 이 공부를 바탕으로 기행지를 발굴하고 잘못된 역사를 찾아내는 활동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원지역에서 통일의 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젊은 청년들이 열심히 선전전도 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운동, 한미FTA 반대 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일반기행과 남다른 점이 있는 데 일반시민들에게 <역사와진실>만이 고집하는 역사기행의 장점과 교훈은 어떤 게 있나요.
"일반기행과 남다른 점이라 하면 자체적으로 해설사를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와진실의 역사기행은 과거속의 역사만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많은 사회문제와 통일문제 등을 기행지에서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래서 많은 기행단들이 살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한번쯤 생각하게 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줌으로써 의미 있는 기행이 되는 거죠."

- 그동안 <역사와진실>이 지난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다녀 온 역사기행을 자세히 소개해 주십시오.
"<역사와진실>은 일년에 3~4번 정도의 기행을 준비합니다. 참 많은 곳을 찾아 가보았는데요. 2005년에는 나당연합군의 백제 침략로를 따라 떠나는 부안 부여기행을 시작으로 6월에는 전쟁속 사대주의 논쟁을 따라 떠나는 남한산성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9월에 반봉건, 반외세의 외침 동학농민전쟁을 따라 떠나는 정읍기행과 11월에는 고온리 폭격장 폐쇄투쟁으로 떠나는 매향리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2006년에는 외세에 항거한 섬 강화도 기행을 시작으로 6월에 행주산성 기행을 다녀왔고 9월에는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철원통일기행을 진행하였죠. 그리고 11월에는 경기인천지역의 단위들과 연대하여 연합기행으로 수원화성기행을 돌아보았습니다. 2007년 올해는 정읍기행을 출발로 6월에 고구려 역사를 공부하며 충북 단양지역의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9월에 있을 파주지역 통일기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2005년 9월, 갑오농민전쟁 현장답사에서 특히 보고 배운 게 많았을 것 같은 데 어떤 게 있을까요.
"2005년과 2007년 정읍으로 두 번의 기행을 떠났었는데요. 기행을 하기에 앞서 기행지를 답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어떻게 기행지에 녹여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고 또한 당일 있을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회원들끼리 손발을 맞추는데 있어서 특히 중요하다 할 수 있죠.

정읍기행은 1894년 당시 삼정의 문란으로 온갖 핍박을 받고 있었던 우리 민중의 봉기를 시작으로 한 함성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외세의 힘을 빌려 민중들을 진압하려고 했던 정권을 반대하고, 외세를 물리치기 위해 죽음을 각오했던 많은 민중들을 기억하게 했던 곳입니다. 현재 미국의 힘에 의해 굴욕적으로 체결되었던 한미FTA문제를 되짚어 보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 올 6월 충북 단양지역의 고구려 기행에서 또 어땠습니까
"고구려 역사기행은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위대함에 대해서 느꼈던 기행이었습니다. 고구려는 한 번도 남에게 의존하는 정책을 쓰지 않았거든요. 고구려인들의 단결된 힘으로 조국을 지켜내고 고조선의 옛 땅을 회복하면서 문화를 계승합니다.

지금의 만리장성이 있는 곳까지 영토를 확장한 대제국이었고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 위대한 나라였습니다. 너무 멋있어서 공부하면서 답사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었는데 함께 했던 기행단들도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되고 느끼면서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던 것 같아요."

- 여러 번 기행을 다녀오면서 나름대로 가지게 된 경험으로 과거와 현재를 기억하는 역사 기행은 이러 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세요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생각해요.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현재의 문제들을 해석하고 좋은 방향으로 풀어가기 위한 길잡이가 되어야 하죠. 하지만 우리의 역사는 왜곡되고 알려지지 않은 게 많은 것 같아요.그래서 <역사와진실>은 역사기행을 통해서 과거를 통해 현재의 역사를 짚어보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알리고 진실을 이야기 하는 기행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 올 5월 충북 단양 기행을 하면서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어떤 것인가요.
"6월에 단양에 갔을 때 비가 좀 내렸습니다. 온달장군이 마지막으로 싸우다 전사했던 곳으로 알려진 온달산성에 올라가야 하는데 비가 내려서 올라갈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요. 기행단들이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산성으로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내려오면서 무지 넘어지는 사람이 많았어요. 당사자는 무척 아파겠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은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또 서로 넘어지지 않게 해주려고 손도 잡아주고 부축하면서 잘 내려왔습니다. 처음에는 서먹했던 기행단들이 서로서로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좋은 추억을 남겼습니다.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 그 외에 기억나는 기행은
"처음 해설사를 시작하면서 맡게 되었던 광주기행이 기억에 남아요. 사람들 앞에서 지식과 감동을 전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준비하면서 무척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 때문에 제일 많이 기억에 남고요, 또 2004년도에 갔었던 벌교기행이요. 태백산맥 10권의 책을 읽고 갔던 문학기행 형식이었는데 무박2일의 기행이라 힘든 점도 많았지만 빨치산들의 삶과 해방이후의 모습들을 공부할 수 있어서 무척 뜻 깊었던 기행이었습니다."

- <역사와진실>은 수원시민통일한마당 참여, 국가보안법 철폐, 북미 적대정책 철회, 한미 FTA저지 반대 등 통일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 최근의 남북정상회담 분위기는 회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남북정상회담이 지금은 북녘의 큰 물 피해로 연기가 되어 무척이나 아쉽지만 8월 8일 발표되었을 때는 아침부터 회원들끼리 문자도 주고받고 기쁨에 모두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어느 강연자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나게 하는데, 정세는 우리가 준비할 틈도 없이 엄청 빠르게 진행될 거라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회원들은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역사와진실답게 정세를 준비하고 희망찬 통일의 시대를 맞이해 보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 <역사와진실> 회원들이 수원역 등에서 통일관련 선전물을 나누어 주는 활동을 하는 이유와 활동할 때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매월 셋째주 토요일 수원역에서 거리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전전을 진행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올바른 역사를 세워나가는 일이라 생각하고, 통일문제, 한미FTA문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몫이란 생각이 들어요. 또 이런 것들을 우리끼리만 알아서도 안되고 많은 시민들과 공유하고 참여하게 되면서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선전전 할 때는 회원들도 좀 어색하고 유인물 안받아주시는 시민들을 대할 때 무안하기도 하고 쑥쓰러웠는데요.

점점 자신감도 붙고 시민들도 처음보다는 관심도 가져주시고 해서 요새는 판도 크게 짜고 즐겁고 신나게 시민들 만나고 있습니다. 점점 더 자주 거리로 나가려구요."

- 요즘 시민들이 심각한 빈부격차, 한미 FTA와 비정규문제로 민생문제에 매달려 겨우 먹고 살기 바쁜 가운데 민족의 통일은 과연 남의 일처럼 대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민생문제와 통일문제는 어떻게 관련이 있나요.
"실천활동을 하다보면 나누어 드리는 유인물을 모르는 척 그냥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많이 속상하지만 한편으론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서 사회문제나 통일문제에 돌아볼 여유가 없는 사회의 제도나 분위기를 탓하게 될 때도 있죠. 분단된 조국에서는 국방비로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나가잖아요. 통일이 되면 국방비도 줄어들게 되고 여유가 있는 세금으로 국민들을 위해 더 많이 쓸 수 도 있을 것 같구요.

통일이 되면 좋은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 같아요.이북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이남의 기술력이 만나서 일자리도 많이 생길 수 있을 것 이고 경의선 철도가 시베리아까지 이어지면 우리나라의 경쟁력 또한 높아질 거라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통일문제와 민생문제를 나누어서 생각하지 말고, 통일이 되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 언제 쯤 통일이 되어 묘향산과 백두산 등에 역사기행 갈 수 있을지요
"금강산도 아직 못가봤는데, 너무너무 이북 땅을 밟아 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통일은 아주 가까운 시간 안에 이뤄질 거라 믿어요, 그럼 제일 먼저 저희 <역사와진실>이 이북 기행을 준비해 볼께요."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역사에 관심있는 분들 저희 <역사와 진실>에 놀러오세요. 다음 까페에 가서 <역사와진실> 치시면 나올 거에요. 아 그리고 9월30일 파주로 통일기행을 갑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평화협정체결을 위해서 많은 기행단들을 모집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모든 수원시민을 초대합니다. 통일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민족의 과제니까요. 이북의 동포들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 줘야 할 것 같고 이해해야 할 것 같아요. 얼른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서 통일세상을 맞이해봐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정희#수원#팔달구 장안동 시루봉#역사와진실#수원 역사기행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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