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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정동영, 이해찬 후보가 19일 SBS 주관 TV 토론회를 하고 있다. 손 후보는 정동영 후보의 선거인단 동원 및 당권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이날 밤 예정된 TV토론에 돌연 불참하고 자택 칩거에 들어감에 따라 신당 대선후보 경선이 중대국면을 맞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정동영, 이해찬 후보가 19일 SBS 주관 TV 토론회를 하고 있다. 손 후보는 정동영 후보의 선거인단 동원 및 당권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이날 밤 예정된 TV토론에 돌연 불참하고 자택 칩거에 들어감에 따라 신당 대선후보 경선이 중대국면을 맞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19일 밤 SBS 초청 토론회가 정동영 후보와 이해찬 후보만 참석해 진행됐다. '경선 동원' 문제를 제기한 손학규 후보가 돌연 자택 칩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동영 이해찬 후보측은 손 후보의 SBS 토론 불참 소식이 전해진 뒤 각각 캠프 회의를 열어, 국민과 약속된 사항이므로 손 후보 없이도 토론을 진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사회를 맡은 SBS 김형민 부장은 90분간의 토론시작에 앞서, "민주신당의 지난 주말 4연전에서 동원선거와 당권거래설 등이 터져나오면서 손학규 후보가 불만을 제기하고, 칩거에 들어가 토론불참을 선언했다"면서 "애초 마련해놓은 맨 왼쪽 손 후보 자리를 비워놓고 토론을 진행한다"고,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손 후보의 불참으로 이날 토론은 열린우리당 출신 인사들만의 대결양상으로 전개됐다. 대통합을 내세운 신당의 폭이 몹시 좁아진 모양새다. 손 후보의 칩거는 "나없이 열린우리당 출신자들만으로 경선이 되겠느냐"는 시위인 셈이다.

 

 이해찬 후보는 토론회에서 손 후보의 불참을 매개로 '동원경선' 문제에 대해 정동영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손학규 후보가 안 나오니까 썰렁한데, 오늘 불참한 이유가 동원선거에 대한 불만 같다"면서 "대리접수가 되다 보니, 자기가 참여한 줄도 모르고, 그 때문에 투표 안 하고 이렇게 돼서 투표참여율이 낮은데, 이런 문제는 정동영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 후보는 계속해서 "저는 여러 차례 그 문제를 지적해왔는데, 노무현 대통령도 대리접수되는 상황까지 됐다"면서 "정후보가 국민과 당에게 심대한 피해를 끼쳤으므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에 대해 "후보들이  완전개방경선에 합의한 것을 이 후보도 기억할 것"이라면서 "그 정신에 근거해서 제가 19세이상 모든 원하는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뒤에, 본인이 직접 참여한 것인지 전수조사하자고 한 것인데, 이게 얼마나 합리적인가. 왜 사과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다시 "문턱 낮추는 것은 좋은데, 하루 밤새에 10만명이 접수되고, 접수시간 넘은 상황에서도 박스로 선거인단이 들어오는 낯부끄러운 상황"이라면서 "지난 해 5·31 지방 선거 때도 종이당원 문제 심각하지 않았나.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정 후보가 유감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정 후보는 "불법탈법 사례 있다면 당이 조사하고, 사법당국에 고발해야 한다"면서 "2002년 민주당 경선때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 이긴 것은 노사모의 활동 때문인데 그걸 동원선거라고 했느냐"고 맞받아쳤다. 그는 또 "지난 주말 4연전에서 태풍이 부는 데도 3만 7천명이 투표했다"면서 "그 분들을 동원했다고 하면 모욕인 것이고, 오히려 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의원들 이해찬이 제일 어렵다고 한다"..."그 사람들 말은 거꾸로 들어야"

 

 두 후보는 친노후보 단일화와 민주신당 창당과정에서의 역할, 정동영 후보의 열린우리당 탈당 문제 등에 대해서도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이른바 비노와 친노 후보로서의 정체성도 분명히 보여줬다.

 

 정 후보는 이 후보에게 "친노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면서 "예비선거 단계에서 단일화했으면 추미애, 신기남, 천정배, 김두관 후보에게 기회가 돌아갔을 텐데, 친노주자들이라고 꼭 같이 다녀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내각에 같이 있었던 분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면서 "친노라 몰려다니는 게 아니고 비전과 정책이 같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나라당에서온  손학규 후보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많고,  정 후보는 오래 준비했는데 나오는 결과가 별로 없다"면서 "한나라당 당의원들 말 들어보면 제가 제일 어렵고 정 후보가 제일 쉽다고 한다"고 받아쳤다.

 

 정 후보는 "한나라당 의원들 말은 거꾸로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받아 넘겼다.

 

 정 후보는 "저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장 한 사람이 신의없이 배에서 내렸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2·14전당대회에서 통합신당 결의를 이끌어냈고, 4개월 동안 성과가 없어서 탈당한 뒤 물꼬를 텄는데 이런 역할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 후보는 이 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했느냐"고 물었나.

 

 이 후보는 "배제론자들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사수파도 다 만나서 통합을 설득했다"면서 "제가 얘기 다 들어주면서 이탈하지 않도록 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통합에서의 공 인정하지만 정동영, 김근태 의장은 맨 마지막까지 당에 남아 있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이해찬 연애 부러웠다"

 

 두 후보는 서울대 72학번 동기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신당생활을 함께 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와 통일부 장관으로 내각에 같이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대학 1학년때 교정에서 처음 만난 35년 친구'라고 표현하면서, 중간중간 공방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토론회 도중 이 후보가 부인과의 결혼과정을 설명하자, 정 후보는 "이 후보의 연애당시 증언을 하나 하겠다"고 끼어든 뒤 "민청학련 사건으로 같이 경찰서에 잡혀 있는데, 책이 한 권 들어왔는데 김정옥(이 후보의 부인)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나는 그 때 애인이 없었는데 부러웠다"고 말했다.

 

 토론회 초기 이 후보의 교육관련 질문을 정 후보가 잘못 알아듣고 몇 차례 약속된 시간을 넘기자 사회자가 "방송 기자출신 정 후보가 시간을 못 맞추고 있다"고 하자 정 후보가 껄껄 웃기도 했다.

 

 정 후보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빈부격차 완화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고 그 다음은 평화시대를 이끌고 나가는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만든 추진력으로 중산층 시대를 만들어가겠다"는 마무리발언으로 이날 토론회를 끝냈다.

 

이 후보는 "2002년 (노무현 후보가 1위를 한) 민주당 광주경선에서는 연고가 아니라 한나라당 이길 후보를 기준으로 해서 뽑았기 때문에 감동이 있었던 것"이라면서 "각 지역에서 골고루 표가 나오고, 정책에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의 우위를 강조했다.


#정동영#이해찬#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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