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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님 인사하시는 면장님
면장님인사하시는 면장님 ⓒ 전희식

장수군 계남면 경로잔치가 열렸다. 면장님 인사말씀. 요즘 주변에서 면 단위로 계속되는 경로잔치를 살피고 있다. 12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논개축제'도 이미 점 찍어 놨다. 볕 좋은 가을 날, 어머님 모시고 나들이 갈 곳들이다.

어머니 재미있으신 우리 어머니
어머니재미있으신 우리 어머니 ⓒ 전희식

어머님이 상당한 관심과 집중을 보이셨다. 흥겨운 잔치 분위기가 좋으신가 보다. 공공장소에 가면 못 걷는 당신. 옷에 오줌 누는 당신 모습에 자책과 위축이 되시는 어머니라 여러모로 신경을 써서 모시고 가는데 이곳 경로잔치는 큰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이 성공의 첫 단추는 진성이가 꿰어 드린 셈이다. 우리집에 와서 살고 있는 <스스로 세상학교>의 첫 학생.

로봇놀이 로봇놀이
로봇놀이로봇놀이 ⓒ 전희식

어머니가 신이 나셨다. 진성이가 집에서 가져와서 어머니 앞에 도열 시켜 놓은 로봇 장난감들이다. 어머니는 이때부터 '노는 분위기' 그리고 '흥겨운 놀이'에 관심이 슬슬 쏠리셨다고 할 수 있다. 계남면 경로잔치에 모시고 가기 위해 하루 전부터 분위기를 만들어 드리는 중이다.

더구나 나는 가을 볕에 막 달리고 있는 애호박들을 따다 갖다 드렸다. 향수어린 옛 추억을 되살려 드리면 어머니 기분은 아주 좋아지시기 때문이다. 분해도 되고 합체도 되는 로봇들을 보시고 직접 해 보시기도 했다.

무대 잔치무대
무대잔치무대 ⓒ 전희식

400여명 쯤 참석 했을까? 행사가 시작되기 1시간 여 전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여 드셨다. 축화 화환과 기증된 기념품들이 단상 양 옆으로 쌓였다.

인파 많은 인파
인파많은 인파 ⓒ 전희식

김치냉장고와 대형 TV까지 나와 있는 경품들. 오전 9시부터 모인 어르신들이 오후 3시가 되어서도 많이 남아 잔치에 참여 하고 있는 것은 저 경품에 대해 '용꿈'들을 꾸고 있기 때문일까?

웃음 웃는 어머님
웃음웃는 어머님 ⓒ 전희식

어머님은 시종 웃었다. 각설이 타령이 질펀한 농담으로 이어졌는데 어머님은 깔깔 대고 웃으셨다. 이 사진들은 진성이가 찍었다. 캠코드로 촬영 한 것을 플레임출력하여 스틸로 만들었다.

최고령할아버지 판소리를 하시는 최고령 할아버지
최고령할아버지판소리를 하시는 최고령 할아버지 ⓒ 전희식

최 고령 할아버지가 소개 되었는데 놀랍게도 판소리 한 자락을 걸쭉하게 하셨다. 아주 정정하셔서 찾아가서 인터뷰를 했다. 실망스럽게도 아흔 넷 밖에(!) 안 되셨다. 젊었을 때 풍류를 즐기셨던 분으로 여겨진다. 꼭 다시 한번 댁으로 찾아뵙고 싶다. 이 할아버지는 말씀도 또박또박 잘하고 틀니도 없으셨다. 남아있는 이빨로 식사를 하시는데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동영상 편집작업을 따로 하고 있는데 경로잔치 영상물을 올릴 생각이다.

춤판 춤추는 할머니
춤판춤추는 할머니 ⓒ 전희식

흥겨운 우리 가락이 울려 퍼질 때마다 무대 앞에 등장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이 할머니는 얼굴이 불그레 하게 한 잔 하셨는데 춤사위가 보통이 아니셨다.

음식들 흐뭇한 음식잔치
음식들흐뭇한 음식잔치 ⓒ 전희식

계속 바퀴의자에 높이 앉아 계셔야 하는 어머니. 저 자리에 앉고 싶어 하시나 싶어 내려 드렸더니 두 다리를 쭉 뻗기도 하며 좋아하신다. 논개 축제에 갈 때는 아예 돗자리를 하나 가져 가야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모모시기 - 자식키우기 반 만이라도(http://cafe.naver.com/mobo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로잔치#부모모시기#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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