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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록강변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고기잡이 방법인 '장대그물법'
압록강변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고기잡이 방법인 '장대그물법' ⓒ 이덕림

요즘 압록강변은 낚시꾼들로 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압록강의 특산어종 ‘팡터우위(胖頭魚)'가 제철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팡터우위’는 이름 그대로 머리가 큰 '짱구고기'입니다.
언뜻 보면 메기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메기보다는 몸집이 작고, 몸 색깔은 모래무지에 가깝습니다. 8월부터 10월 사이에 주로 잡히는데 가을의 끝자락인 지금이 한창 때라고 합니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낚시부대.단동~신의주를 잇는 철교 아래로부터 하류 쪽으로 1km 가까이 장사진을 이룬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낚시부대.단동~신의주를 잇는 철교 아래로부터 하류 쪽으로 1km 가까이 장사진을 이룬다. ⓒ 이덕림
낚시는 하루 두 차례 밀물 때를 타서 이루어집니다. 황해의 바닷물이 강으로 밀려들어 오면서 강 어구와 바다에 살던 고기들이 따라 올라오는 때가 바로 그 때입니다. 그럴 때면 갈매기떼도 따라옵니다. ‘팡터우위’가 좀 어리숙한 탓인지, 아니면 워낙 개체수가 많아서인지 참 많이 잡힙니다.

한 사람이 보통 두세 개에서 많게는 대여섯 개의 낚싯대를 강둑 난간에 죽 늘어놓고 잡습니다. 낚싯대 하나에 너 댓개씩 낚시 바늘을 매달아 강물에 풍덩 던집니다. 던져 넣기가 무섭게 낚싯대가 흔들리는 신호가 오고, 한꺼번에  보통 너 댓 마리씩 낚여 올라옵니다.

압록강 고기잡이는 낚시 말고도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망태기, 투망, 뜰채, 자루 등 다양한 도구가 동원됩니다. 그중에서도 ‘망태기법’은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쓰는 방식입니다.

조개껍질 몇 개를 망태기에 집어넣고 강물 속에 던져 넣습니다. 바닷내음이 남아있는 조개껍질이 미끼가 되어 물고기들을 유인해 망태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입니다.잠시 뜸을 들였다가 망태기에 매단 줄을 끌어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독특하기로는 ‘장대그물법’이 있습니다. 한 변이 5m쯤 되는 정사각형의 큰 그물 네 귀퉁이를 쇠장대에 매달아 물속에 잠겨놓고 고기들이 그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려 건져 올리는 방식입니다. 아무런 미끼를 쓰지 않는데도 고기들이 몰려드는 걸 보면 신기하달 수 밖에 없습니다. 잉어, 메기에 자라까지 심심찮게 들어 아마도 압록강 고기잡이꾼들 중에선 가장 짭짤한 소득을 올리는 걸로 보여집니다.

 압록강의 특산어류 '팡터우위'
압록강의 특산어류 '팡터우위' ⓒ 이덕림

압록강의 또 하나의 특산품으로 ‘국수고기’라는 뜻의 ‘미엔티아오위(面條魚)'가 있습니다. 몸체가 투명할 정도로 흰 색깔인 ‘국수고기’는 인기 있는 요리재료로 꼽힙니다. 압록강에선 빙어의 사촌이라고 할만한 ‘공위(空魚)’도 납니다.

이렇게 잡은 고기는 이곳 사람들의 요긴한 겨울 밑반찬이 됩니다. 골목길을 거닐다보면 밸을 따낸 고기들을 늘어놓고 말리는 광경을 자주 봅니다. 강변을 산책하는 이들과 낚시꾼 사이에 즉석에서 매매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보기엔 맛있을 것 같으나 막상 사먹기엔 좀 꺼름칙한 기분입니다. 왜냐하면 이쪽, 단동 쪽 강물이 많이 오염돼 있어서입니다. 같은 압록강이지만 신의주 쪽은 물이 깨끗합니다. 중국인들도 인정하는바 고기도 많고, 맛도 그쪽 고기가 더 좋다고 합니다.

압록강변에서의 낚시는 사실은 불법입니다.강변을 따라 설치된 펜스엔 ‘낚시금지‘ 표지가 군데군데 걸려있습니다. 그렇지만 단속은 형식적입니다. 중국 해양경찰이 강상에 경비정을 띄워놓고 24시간 근무를 서고 있지만 대개 모른 체하고 묵과해 주고 있습니다.

 강변 둑 군데군데엔 이런 <낚시금지> 표지가 걸려있다.
강변 둑 군데군데엔 이런 <낚시금지> 표지가 걸려있다. ⓒ 이덕림


#압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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