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관과 함께 하는 '사가다(Sagada)'소음과 공해가 없는 조용한 산꼭대기 마을 절벽에는 어떻게 매달았는지 알 수 없는 관들이 차가운 땅 속이 아닌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자리하고 있다.
'사가다'에는 시끌벅적한 디스코텍도, 흔한 주점도 없이 밤 9~10시만 넘어가면 풀벌레의 울음소리와 별빛이 반짝이는 모습만 접할 수 있게 된다.
사가다에서는 특별히 무엇을 본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단순히 필리핀 도심에서 항상 느끼던 무더운 날씨와 탁한 공기에서 벗어나 휴양림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에는 특이하게도 성공회 성당이 있으며, 절벽에 매달리거나 동굴 입구에 쌓여 있는 수많은 관들. 그리고 잘 보존된 동굴이 있기 때문에 심심하게만 보내지 않는 방법도 곳곳에 찾을 수 있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동굴 '수마깅 동굴(Sumaging Cave)'
사가다의 수마깅 동굴은 전혀 개발이 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신비이다. 수마깅 동굴 입구에 다다르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커먼 어둠이 죽음을 상징하는 관 속과 같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이 곳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길을 잃을 수도 있고 미끄러운 지역이 많아 위험하기 때문에 꼭 가이드와 동반하여야 한다. 가이드는 사가다의 여행안내소에서 구할 수 있으며 수미깅 동굴만 탐험할 경우 400페소(한화 약 8000원)이다.
가이드를 동반할 시 가이드가 직접 가스 랜턴을 머리에 이고 앞장을 서기 때문에 안전하며 가이드의 동선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 한결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동굴들에 길과 전등이 만들어져 있지만, 이 곳은 말그대로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상태인지라 동굴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큰 매력이 있다.
처음 동굴에 발을 디뎠을 때 느꼈던 죽음으로 들어가는 길이 안에서 직접 겪고 보면 태고의 신비와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 그리고 밑바닥까지 다 보이는 깨끗한 물을 만날 수 있어 '
천국으로 가는 문'이라는 수식어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수미깅 동굴은 성인 남성 2명이 가이드와 동반할 경우 2시간 코스는 약 1시간여. 그리고 4시간 코스는 2시간여에 주파할 수 있으며, 여성이 동반할 경우 1.5배에서 2배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사가다는 3월부터 5월까지 성수기이며, 이 기간외에는 비가 자주 내려 하이킹을 하기에 무리가 있다. 하지만 비수기 비가 오지 않는 날을 잘 맞추어 아침 일찍 동굴 탐험 및 하이킹을 한다면, 진정한 휴양지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