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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 사진책 놓인 안쪽 자리는, 헌책방 <아벨서점> 일꾼이 다친 책을 손질하고 더러워진 책을 다듬어 깨끗하게 추스르는 곳입니다. 한꺼번에 들여오느라 끈으로 묶어 두었던 책들을 하나씩 풀어내면서, 끈을 차곡차곡 갈무리해서 한쪽에 모아 놓았습니다.
▲ 안쪽에 사진책 놓인 안쪽 자리는, 헌책방 <아벨서점> 일꾼이 다친 책을 손질하고 더러워진 책을 다듬어 깨끗하게 추스르는 곳입니다. 한꺼번에 들여오느라 끈으로 묶어 두었던 책들을 하나씩 풀어내면서, 끈을 차곡차곡 갈무리해서 한쪽에 모아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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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과 책

며칠 앞서 찾아왔을 때 구경만 살짝 하고 사들지 못했던 책이 있습니다. 그때는 주머니에 돈이 한푼도 없어서 사들지 못했고, 며칠 동안 아무런 벌이가 없어서 돈구멍이 조금이라도 트일 날을 기다리면서, ‘제발 팔리지 말아 다오’ 하고 마음 속으로 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뭐, 며칠 더 있는다고 누가 갖다 주는 돈도 아니요, 쥐구멍에 볕이 든다 해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책이 제 손에 와서 덥석 안기지도 않겠지요.

집으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서 생각하고, 잠자리에 누워서 생각합니다. 지금 나한테는 도서관 달삯 내는 일로도 빠듯하니까, 마음에 와닿는 책이라 한다면, 말 그대로 책방에 서서 읽으면서 내 마음에만 담아 놓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좋다고 느껴지는 책을 이곳에 갖춰 놓고 여러 사람들이 펼쳐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일도 괜찮겠지만, 그 좋다는 책을 사람들이 두 눈으로 알아보고서 책방에서 선선히 집어들고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장만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2> 이 한 권으로 어찌 넉넉하지 않겠는가

여러 날이 지납니다. 책 하나 내겠다며, 올해 첫머리에 저한테 원고를 받아간 출판사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고, 다른 원고 마무리도 수월치 않아 질질 끌면서 밥구멍 메우기가 막바지에 이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리 갸우뚱 저리 갸우뚱 합니다. 형한테 연락을 띄워, ‘동생 좀 도와주오’ 해 볼까 생각하니, 옆지기가 형한테는 부탁하지 말라고 못을 박습니다. 형도 살림이 쉽지 않을 텐데 그래서야 되겠느냐고. 곰곰이 생각을 거듭합니다. 아무래도 적금통장 하나를 깨야겠습니다. 아주 힘든 일이 있거나 둘레사람들 어려운 일이 닥치면 쓰고자 남겨 둔 마지막 것인데, 이 적금통장을 남한테 쓸 수도 있지만, 내가 어려우면 나한테 쓰자고.

은행에 가서 적금통장을 깹니다. 맞돈으로 50만 원을 받고, 나머지는 다시 은행에 넣어 놓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옆지기와 함께 쌀집에 가서 쌀을 사고 밑반찬거리 삼을 몇 가지를 장만합니다. 그리고 책방에 찾아갑니다. 점찍어 놓았던 그 책이 그대로 있을까 궁금해서.

책이란 두툼하게 펴내는 책들을 꼭 양장으로 묶어야 하지 않습니다. 가벼우면서 질긴 종이를 써서 야무지면서도 들고 다니기 수월하게 엮을 수 있어요.
▲ 책이란 두툼하게 펴내는 책들을 꼭 양장으로 묶어야 하지 않습니다. 가벼우면서 질긴 종이를 써서 야무지면서도 들고 다니기 수월하게 엮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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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찍어 둔 책은 처음 보았던 그 자리에 얌전히 꽂혀 있습니다. 그동안 알아본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새 임자 만날 날을 기다리며 곱다기 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무릎을 꿇습니다. 책꽂이 맨 아래칸에 꽂힌 책을 뽑아듭니다. <곤충을 벗삼아 한 평생>(신유항교수 정년퇴임 기념 문집 간행위원회,1996)이라는 책입니다.

.. 하지만 나는 말하는 짐승은 싫다고 말씀드리고 곤충학을 공부할 수 있는 그때 갓 생긴 김일성대학 농학부 농학과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곳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뜻대로 합격하였으나 농학부가 대학으로 승격하면서 사리원농업대학이 되었고, 다음해는 원산농업대학으로 되어 대학이 자리하는 지역의 주변 산에서 열심히 채집은 하였으나, 곤충을 전공하는 교수님이 안 계셔 곤충학에 관한 나의 뜻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였다. 대학 졸업하는 해에 6ㆍ25동란이 일어났다. 이 동란으로 부모님과 책 그리고 정성들여 모았던 곤충 표본들을 둔 채 홀로 1ㆍ4후퇴 피난민 대열에 끼었다. 이 시대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의 고통이 나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  <107쪽>

나비 박사인 신유항 님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입시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그때에 일찌감치 이분이 엮어낸 나비도감을 장만해서 신나게 읽고 또 읽었습니다. 딱히 대학교 생물학과에 나아갈 마음은 없었지만, 나비 한살이며 이름이며 재미있게 다가왔고 하나하나 알아 가고 싶었습니다. 학교를 오가며 새로 보는 나비가 있으면 얼른 이 도감을 펼치며 이름을 찾아보았고, 잠깐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낯선 나비를 보면 이 도감을 펼치며 찾아보았습니다.

..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해야 할 텐데, 전공을 살릴 만한 직장이란, 그 당시로는 중고등학교 생물 선생밖엔 없었다. 졸업일 3개월 전에 지금의 세종고등학교 교장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교장 선생님은, “듣건데 생물학에 무척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는데 증거될 만한 것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그때 인쇄중인 <광능의 접상> 교정지를 보이면서, 첫 논문이 곧 나오게 되고, 집에 나비 표본이 있다고 말씀드리니, 볼 수 없느냐기에 보여드릴 수 있다고 하였다. 교장 선생님은 표본상자를 보는 순간 감탄하시더니 고등학교 교사 취직이 즉석에서 허락되었다. 행운이었다. 당시와 같이 취직이 어려운 시절에, 하물며 졸업도 하기 전에 직장이 마련되었으니 동료 급우들의 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  <107∼108쪽>

신유항 님 정년퇴임 기념 책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분 글과 학문을 살핀다는 뜻보다, 이분은 어떤 생각과 마음과 몸가짐으로 나비 하나를 좇으며 그렇게 애쓰며 공부를 하고 우리한테 빛줄기를 선사하셨을까 엿보고 싶었기 때문에 들춰보고 싶었습니다.

.. 사람들은 세상 사는 일이 쉽지 않다고들 한다. 허나 나와 같이 특별한 재주도 없으면서 별로 화려하지도 않고, 또 관심도 적고 보잘것없는 곤충들과 더불어 살아오면서 늘 보람과 기쁨 속에서 힘든 줄 모르니, 이것은 외길 인생을 걷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행복이 아닐까? 선인들은 일찌기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하지 않았던가 ..  <109쪽>

한길을 파라는 옛사람 말마따나, 어느 누구라도 제 한길을 찾아서 파면 크든 작든 자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열매를 맺을 수 있겠지요.

가운데 책시렁 가운데 책시렁에는 좀더 사람들 손에 잘 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책을 마련해 놓으십니다. 여기에서 왼쪽은 시와 종교 책, 오른쪽은 수험서와 교육과 과학 책들을 마련해 놓습니다.
▲ 가운데 책시렁 가운데 책시렁에는 좀더 사람들 손에 잘 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책을 마련해 놓으십니다. 여기에서 왼쪽은 시와 종교 책, 오른쪽은 수험서와 교육과 과학 책들을 마련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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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꼭 달아야 하지 않습니다. 열매는 꼭 커야 하지 않습니다. 열매는 꼭 맛나야 하지 않습니다. 열매는 꼭 눈에 뜨여야 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열매는 열매맛만 잘 간직하면 됩니다. 열매는 자기 깜냥과 주제에 알맞는 크기이면 넉넉합니다. 열매는 열매로 가꾼 사람한테 맛이 있으면 됩니다. 열매는 누구보다도 자기 스스로 알아보기 마련이며, 자기 아닌 사람은 언젠가 알아보기 마련입니다. 기다리면 되고, 가만히 자기를 가꾸고 있으면 된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들 한삶에서 한길을 걸어가라고 말하는 이웃이 있을까요. 이런 스승이, 부모가, 길동무가 있을까요. 돈을 벌라는 사람은 많아도, 제 뜻을 펼치며 꿈을 이루라는 사람은 드물거나 없습니다. 이름을 날리라고 북돋우는 사람은 많아도, 제 꿈을 가꾸며 제 삶을 보듬으라고 이끌어 주는 사람은 드물거나 없습니다. 무리를 지어서 힘을 키우라는 사람은 많아도, 남들이 무어라 해도 꿋꿋하게 제 목소리를 보듬으며 추스르라는 사람은 드물거나 없습니다.

어쩌면 ‘신유항’이라는 이름 석 자는 오래지 않아 잊힐 수 있습니다. ‘조복성’이라는 이름이 그러했듯이, ‘김수일’이라는 이름이 그러하고 있듯이. 그러나 제 책꽂이에는, 또 제 마음 한켠에는 조복성 님과 김수일 님, 또 신유항 님이 고마웁게 보금자리를 틀고 있습니다.

<3> 김용준

<과학인의 역사의식>(김용준, 해동문화사, 1986)이라는 책도 보입니다. 과학자이면서 철학과 종교를 넘나드는 책들을 꾸준히 옮겨내신 김용준 님 책입니다. 예전에 이런 책을 다 내셨구나 놀라면서 집어듭니다.

.. 해방된 지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해 온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래서 선진조국이라는 기치 아래 첨단기술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선진국 쳐 놓고 자기 나라 영재들의 박사과정 교육을 외국에 의탁하고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한여름의 조용한 대학캠퍼스의 구석구석에는 자기들의 옹색한 용돈으로 라면을 끓여먹어 가면서, 세계의 인류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도 땀흘려 가며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영재도 아니고 외국유학도 못 간 대학원생들이 그득히 차 있다. 그러나 이들이 흘리는 땀, 이들이 쌓아올린, 그야말로 궁색한 장치에 의한 실험이 그래도 훗날 이 나라의 고유한 첨단기술을 창출하는 값진 거름이 되는 것이 아닐까. 소위 선진국에 유학 가서 금의환양한 젊은 외국 박사님들을, 부자집 울타리 안에 화려하게 피어 있는 꽃을 꺾어다 나의 초라한 초가집에 꽂아 놓은 꽃꽂이에 비유한다면 이는 너무 지나친 말이 될까? ..  <115쪽>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를 해 보니, <사람의 과학>(1994), <갈릴레오의 고민>(1995),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2005), <내가 본 함석헌>(2006) 같은 책을 펴냈고, 지난해에는 <인간을 묻는다>라는 책을 우리 말로 옮겨내셨군요. 꾸준하게 걸어온 한길입니다. 철학과 종교를 잊지 않으며 과학자 길을 걷는데, 문학(책)으로 자기 생각과 삶을 담아내어 펼쳐 오셨군요.

부모 따라 놀러온 부모 따라 헌책방에 놀러오는 아이들을 틈틈이 봅니다. 이 아이들한테 좋은 책 하나도 반가울 수 있고,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터이자 쉼터로도 반가울 수 있겠지요.
▲ 부모 따라 놀러온 부모 따라 헌책방에 놀러오는 아이들을 틈틈이 봅니다. 이 아이들한테 좋은 책 하나도 반가울 수 있고,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터이자 쉼터로도 반가울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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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교신) 선생님의 심중에 이러한 생각이 있으셨는지 그 여부는 내가 알 수 없지만 13도의 정수인 수재들을 뽑아 모아 놓은 1000여 명이라는 당시의 경기중학교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지리를 가르치면서 그래도 무엇인가를 바라고 거기에다 정열을 쏟으셨던 것이 아닐까? 그것도 모르는 채 저 철딱서니없이 소위 황국신민화되어 가는 어린 학생들에게 당신이 생각하시는 뜻을 내색조차 할 수 없었던 답답함, 그래도 민족의 장래를 걸고 기대할 곳은 저들뿐인데 하는, 그와 같은 일념에 사로잡혀 있던 그 선생님 눈에는 비록 조그마한 일이었긴 하지만, 거짓말을 천연스럽게 하고 있는 학생이 눈에 띠었을 때, 이미 그것은 김모라는 일개 중학생이 아니라 정신차리지 못하고 어떻게 되어 가는 줄도 모르고 그저 황국신민 ..  <46쪽>

김용준 님은 당신이 어릴 적에 듣고 배운 김교신 님이라는 스승이 있습니다. 이제 김교신 님은 이 땅에 없는 하늘나라 사람이고, 김용준 님 당신이 수많은 사람들한테 가르침을 베풀어 주는 스승이 되어 있습니다. 저 또한 김용준 님 당신이 써낸 책을 읽으며 당신 삶과 생각을 고맙게 얻어 가집니다. 머잖아,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쯤 지나면 김용준 님 당신도 김교신 님처럼 하늘나라 사람이 될 테지요(1927년에 태어난 분이니). 그때쯤 저도 누군가한테 제 모자란 깜냥쪼가리로 가르침을 나누어 줄 만한 사람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을까요.

<4> 무엇이 책일까

<아벨서점> 아주머니가 이야기합니다. “책이라는 거는 길이에요” 하고. 인천시가 엄청난 돈을 들여서(벌써 800억 원이나 써서) 마을 한복판을 꿰뚫는 산업도로를 밀어붙이려는 못난 짓을 온몸으로 막으며 1인시위를 할 때면, 인천종합건설본부장이 나와서 말을 건답니다. 그럴 때마다 이야기를 한답니다. “사람은 있잖아요, 가슴이 있어야 해요” 하고. 인천 중ㆍ동구 옛 도심지를 ‘올드 타운’으로 새로 만들면 좋지 않겠느냐고 하기에, “또 깨부술 일이 있습니까? 있는 것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안 될까요? 송도신도시 만들지 않았나요? 중구는 중구대로 또 동구는 동구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야 사람들이 와서 볼거리가 있지 않습니까? 여기는 젠틀한 도시입니다. 서민의 도시입니다. 세멘으로 만들어 놓고서, 굴비 꿰듯 하고서 이게 인천이라고 보여주실 겁니까? 인천 전체를 좀 생각해 주세요. 난 인천사람입니다” 하고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책방 앞 자전거 헌책방 <아벨서점> 큰아주머니가 타고다니는 짐자전거가 책방 앞에 놓여 있습니다.
▲ 책방 앞 자전거 헌책방 <아벨서점> 큰아주머니가 타고다니는 짐자전거가 책방 앞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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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서글프지요. 인천 동구에 있던 송림동과 송현동 달동네 작은집들을 죄 허물고 아파트를 올려세운 다음, ‘옛날 달동네 집 몇 군데를 되살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을 다시 지은 인천입니다. 서울에서도 청계천 옛날 가난한 집들을 다 때려부숴 놓고서는, ‘옛 청계천 판자집 되살리기’를 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관광목적 테마촌 조성’이라지요?

지금 있는 이대로가 바로 ‘되살리려는 옛날 가난한 서민들 자그마한 집’인데, 지금 있는 이대로를 고이 살려 놓으면 ‘돈 나갈 일’이 거의 없는데. 왜 돈을 들여서 옛 집을 허물어 아파트를 올려세운 다음, 얼마쯤 남은 짜투리땅에 또다시 돈을 들여 옛 판자집을 되살려 놓아 박물관으로 지어야 할까요. 우리한테 그렇게 돈이 넘쳐나는가요. 그렇게 돈을 들여서 뭔가를 와르르 허물고 뚝딱뚝딱 새로 올려세워야 ‘더 큰 돈벌이’가 되는가요?

구청 도시정비과 공무원은 부동산신문 기자한테 말합니다. “행정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사업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 “최대한 개발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주민들한테 돌아갈 개발이익’이란 무엇일까요.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더 큰 개발이익’을 바라는 사람들뿐일까요.

책이란 무엇일까요. 우리한테 더 많은 지식을 안겨 주는 종이묶음일까요. 책에서 얻은 지식으로 더 많은 돈과 이름과 힘을 얻도록 해 주는가요.

“…… 책방이라는 것도 사실 책방 자체가 책이잖아요. 그런 것들을, 사실은 지금 우리 나라 상황으로선, 뭐야 못 배운 사람들이 하는 거잖아, 책방을. 배운 사람들 안 하잖아. 뭐가 안 배워져서 못하냐 하면은 생각을 못 배워서 못하는 거예요. 아세요? 그렇게 수없이 책들을 봤는데 멋은 배웠는지 모르지만 지식나부랭이들은 입으로 쫑알거리는지는 모르지만은 생명을 못 배웠기 때문에 헌책방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는 거예요. 이게 우리 사회의 폐단이고 우리가 끊임없이 뭐가 되는지 알아요? 음? 한쪽으로? 응? 미개한 지국으로 가고 있잖아요, 지금. 지식나부랭이 그렇게 많이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세상을 못 바꿀 수가 있어? 그렇지 않아요? 그건 아니라고 ……”

문 닫기 저녁나절, 하루 일을 마치고 책방 문을 닫습니다. 책방 문 닫을 때까지 책방을 떠나지 못하고 "조금만 더요..." 하는 책손이 꽤 많습니다.
▲ 문 닫기 저녁나절, 하루 일을 마치고 책방 문을 닫습니다. 책방 문 닫을 때까지 책방을 떠나지 못하고 "조금만 더요..." 하는 책손이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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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 / 032) 766-9523



#헌책방#인천#배다리#아벨서점#산업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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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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