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 열차 무궁화호
필명 : 일해 (一海) 애초에 나에겐 두 길이란 없었다. 한 번 쯤 외도도 하고 싶었다. 아니 마음으로야 벌써 다른 길로 갔었다. 그래도 한 때는 잘 나갔었다. 2등 이었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3등이란다. 옛날엔 내 뒤에 누군가 뒤처져 있는 것으로 하찮은 만족도 했었다. 요즘은 길을 가다가도 1등과 2등이 지나가면 수줍은 색시 마냥 길을 양보해야 한다. 이젠 1등이 될 일은 영원히 없다. 그렇지만 아는가. 이제야 비로소 나로 살아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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