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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봉 한국교회인권센터 사무국장이 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국가인권위를 방문, 법무부 공무원의 '보복폭행조사'에 대해 진정했다.
 최재봉 한국교회인권센터 사무국장이 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국가인권위를 방문, 법무부 공무원의 '보복폭행조사'에 대해 진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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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인권의 보루여야 할 법무부가 단속절차를 무시한 채 교회에 난입한 것은 물론 보호소에 갇힌 이주노동자에게 보복폭행조사를 하는 등 인권침해의 첨병 노릇을 했다는 진정이 제기됐다.

10일 세계인권선언 59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던 시간,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인권침해 사건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접수됐다. 교회난입 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출입국 관계자가 외국인보호소에 갇힌 이주노동자에게 폭행을 행사하는 등 보복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인권센터(이하 교회인권센터)는 수원출입국 단속반원들이 지난달 25일 경기도 발안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에 속한 '중국인교회'(담임목사 김해성)에 난입한 사건에 대한 진정을 이날 오전 인권위에 접수했다.

교회인권센터는 진정서에서 수원출입국 단속단원들이 미등록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를 붙잡으려는 과정에서 교회에 난입한 사실과 이로 인해 이주노동자 2명 중상, 기물파손 등은 물론 종교 활동이 큰 침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당일 단속돼 경기도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있는 '중국인교회' 교인 2명이 조사받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교회인권센터는 법무부 출입국 단속반원들의 인권침해와 관련 ▲공무원의 민간시설 진입 관련 규정 위반 시에 강력한 처벌규정 마련 ▲피보호인 조사과정에서 인권침해요소 방지 ▲단속과정에서 위험발생 방지대책 마련 등을 제안했다.

법무부장관은 사과하고, 단속반원들은 보복 폭행 조사?
 

박명희 ‘발안 중국인교회’ 선교사가 수원출입국 단속반원들의 교회난입 사건을 최재봉 진상조사단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명희 ‘발안 중국인교회’ 선교사가 수원출입국 단속반원들의 교회난입 사건을 최재봉 진상조사단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 조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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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안 교회난입 진상조사단'(단장 최재봉 교회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지난 5일 경기도 화성외국인보호소를 방문, 출입국 공무원에 의해 보복 폭행 조사를 받았다고 제보한 중국인 L(38)씨와 R(37)씨에게 사건 경위를 청취했다.

법무부장관이 한국 개신교계에 사과하는 등 법무부가 교회난입 사건으로 곤경에 처하던 지난 3일 또는 4일경에 출입국 공무원이 보복 폭행 조사를 했을 것으로 진상조사단은 추정했다. '중국인교회' 교인이자 미등록이주노동자인 두 사람은 교회난입 사건 발생 직전에 인근에서 붙잡혔다.

이들은 "우리를 불러 거울을 봤느냐, 못 봤느냐(기물파괴 논란의 중심이 거울이었음)고 질문하면서 머리를 여러 번 쳤다"면서 또한, "'하나님을 진짜 믿느냐, 안 믿느냐, 헌금을 얼마나 내느냐'고 물었다"며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사를 일삼았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특히 "(박명희 선교사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사람을 아느냐, 이 사람 남자 있느냐, 없느냐'고 물어서 모른다고 했더니 '왜 모르냐'고 윽박질렀다"면서 "(불법체류와 상관없는 조사를 받으면서) 선교사님을 해치려고 조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조사의도의 불순함을 제기했다.

박 선교사는 "폭행을 행사하고 개인의 신상에 관해 조사한 것은 보복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불쾌해 했다. 박명희 선교사는 '중국인교회' 담당 선교사로 교회난입과 교인들의 강제연행을 제지하는 등 단속반원들과 충돌했다.

한편, 화성외국인보호소 관계자는 최재봉 진상조사단장에게 "(보복 폭행 조사)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되고, 만약 있었다면 고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회,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무관심

경기도 화성외국인보호소 면회소 입구. 법무부장관 사과 등으로 법무부가 교회난입에 대해 곤경에 처하자 출입국 관련 공무원이 중국인 미등록이주노동자에게 보복폭행조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도 화성외국인보호소 면회소 입구. 법무부장관 사과 등으로 법무부가 교회난입에 대해 곤경에 처하자 출입국 관련 공무원이 중국인 미등록이주노동자에게 보복폭행조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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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봉(40) 교회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세계인권선언일에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을 진정하게 된 것을 씁쓸해 했다. 법무부의 인권시계에서 인권 지침은 멈춰서고 단속실적 만이 바삐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 사무국장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의 마지막 피난처인 교회에까지 난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법무부 내부에서도 인권보호를 외면한 단속방식에 대해 지적하고 있지만 단속 일선에서는 단속실적에 급급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 사무국장은 또한 "이주노동자의 인권보호를 외면하고 있는 법무부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불심검문 강화 등 출입국관리법을 개악하려는 것은 그나마 있는 인권시계 조차 없애겠다는 것"이라면서 "단속 권한이 강화되면 될수록 인권침해 사건은 더 확대되고 결국, 세계 인권국가로부터 비난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사무국장은 세계인권선언일에 본 한국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 점수를 묻자 "법무부 등 정부당국의 인권점수는 F(낙제점수)가 분명한 것 같다"면서 "다만 이주노동자를 돕는 목회자와 활동가 등으로 인해 한국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향상에 희망이 있는 것 같다"고 나름으로 평가했다.

최 사무국장은 특히 한국 교회의 이주노동자 인권에 대한 관심수준을 묻자 "한국 교회의 일반적인 인권수준은 사회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이주노동자의 인권보호를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한국 교회들이 인권을 도외시 한 공격적이고 물량공세 식의 선교에서 벗어나 '인권선교'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보복폭행조사, #인권침해, #화성외국인보호소, #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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