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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11일째 되는 태안 앞바다는 한 마디로 폭격을 맞은 듯 거리에는 흡착포와 기름 그리고 주민들의 한숨만이 있었다. 그냥 주저 앉고 싶은 주민들의 마음은 천근만근이었다. 그래도 손을 놓을 순 없었다. 흡착포와 집안에서 나온 갖가지 헝겊으로 바위와 자갈을 일일이 닦고 또 닦고 있었다.

 

돌아본 곳은 의항1, 2리, 천리포, 구름포, 양식장이다. 만리포 해수욕장, 신두리 해수욕장 등 그나마 알려진 곳은 자원봉사와 군·관에서 지원이 넉넉 하리만치 보였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많았다.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움직이는 곳이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칠순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체적으로 기름을 제거하는 모습은 힘겨워보였다.

 

해안선을 따라 길이 잘 다듬어진 곳은 어딜 가나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주말에 비하면 많지는 않았지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었다. 노력의 결실로 조금씩 모래사장이 제 모습을 찾은 듯 해 보이지만 조금만 파 보면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얼마큼 걸리는지는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였다.

 

문제는 깊숙한 해안가였다. 그곳을 찾아가는데 주력을 했다. 천리포에서 방파제를 지나 바위 언덕을 어렵게 오르락 내리락 해서 산 속으로 한참을 들어가 보았다. 기름 덩어리가 역겨울 정도로 심각했다.  파도와 기름 덩어리가 동시에 출렁이며 내리치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어떤 곳은 밧줄을 타야만 접근이 가능한 곳도 있었다. 다행스럽게 이곳은 군 장병들이 기름 제거를 하고 있었다. 이곳은 대형 장비들이 접근 자체가 불가능 하여 장병들이 밧줄을 이용해 일일히 바가지로 퍼서 기름통을 옮기는 어려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 방송에 태안 앞바다 복구 작업이 30%선이라고 했다. 그러나 수치로 복구를 운운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들 완전 복구를 위해선 몇 년, 몇 십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한다. 좀 더 면밀한 계획으로 원래 상태로의 복원 시점을 어떻게든 당겨야 한다는 절실한 생각을 해 보았다.  


#태안#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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