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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은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2010년까지 전시관 전면 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변화를 진두지휘해온 김삼웅(64) 독립기념관장을 지난 23일 중국 하이옌에서 열린 '백범 김구 전시관' 재개관식에서 만나 독립기념관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말]
 중국 노신 기념관 앞에선 김삼웅 독립기념관 관장
중국 노신 기념관 앞에선 김삼웅 독립기념관 관장 ⓒ 오마이뉴스 심규상

- 올해 사업 중 인상에 남는 사업을 하나 소개한다면?
"지난 8월 인도 네루기념관, 폴란드 아우슈비츠국가기념관, 러시아 제2차 대전승전기념중앙박물관, 중국 인민항일전쟁기념관 및 9·18역사박물관 등 4개국 5개 평화 기념관·박물관의 대표들과 '반침략 평화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독립기념관이 유수한 국제적 수준의 기념관들과 연구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도 세계 10개 기관 국가대표들과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북한 혁명박물관 관계자도 참여할 예정이다."

"국가상징 기관 접근성 취약... 독립기념관 전철개통 시급"

-천안까지 연결된 수도권 전철을 독립기념관까지 확장 개통해야 한다고 제기한 것으로 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세계 어느 나라를 가 봐도 국가 상징기관이 독립기념관처럼 접근성이 취약한 곳은 없다. 특히 내년부터는 무료입장 시책으로 년 130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철이 연결되면 연 200만∼300만명이 다녀갈 수 있다.

독립기념관을 역사교육의 장으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라도 전철화 사업은 절실하다. 재임기간 타당성 조사 등 수도권 전철 연결을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 대통합신당을 비롯,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도 독립기념관과 청주공항을 잇는 전철개통을 약속한 만큼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독립기념관 무료입장에 따른 늘어나는 관람객 맞이 준비 정도는 어떤가?
"올해부터 2010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7개 전시관의 전시물을 전면 교체한다. 올해 '겨레의 함성(4전시관)'을 교체했고 내년에는 2·3전시관이 교체된다. 27일에는 겨레의 집 뒷켠에 '3·1문화마당'을 개관한다. 1000석 규모의 야외 원형시설과 어린이놀이터·종합편의점·식당·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시설은 공연을 원하는 문화단체는 물론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된다. 

또 독립기념관 인근 지구에는 복합문화공간인 청소년체험공간이 들어선다. 또 전국 최초 해외 독립군 사관학교인 '신흥무관학교' 모형을 세울 예정이다. 이미 주차장에서 겨레의 집까지 1.1㎞구간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친자연적 환경으로 바꿨다."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뒷켠에 마련된 ‘3·1문화마당’(야외공연장)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뒷켠에 마련된 ‘3·1문화마당’(야외공연장) ⓒ 독립기념관

- 최근 들어 매년 평전을 출간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백범 김구 평전>을 시작으로 <단재 신채호 평전> <만해 한용운 평전> <심산 김창숙 평전> <녹두 전봉준 평전> 등을 잇달아 출간했다. 이후에도 평전을 계속 출간할 계획인가?
"내년 초에 <약산 김원봉 평전>, 내후년 안중근 의거 100주년에 즈음해 <안중근 평전>, 2009년에는 일본과 청나라간 간도협약 100주년에 맞춰 <잃어버린 간도 100년사>를 출간할 예정이다."

- 어떻게 매년 책 출간이 가능한가?
"과거 민주화운동·언론개혁운동·시민운동 등을 하며 60대까지 역사에 올 곧게 뚜렷한 족적을 남긴 20명의 평전을 쓰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30대부터 꾸준히 자료를 모았다. 도서관, 헌책방은 물론 기회있을 때마다 일본·중국·미국 등을 오가며 자료를 모았다.

일본 관련 자료의 경우 2만권 분량의 자료를 모았다.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평전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남들은 어떻게 1년에 평전을 한 권씩 쓰느냐고 반문하지만 실상은 30년 간 축적해 놓은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 셈이다."

- 평전쓰기의 인물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어느 시대나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시대정신이 있기 마련이다. 공허한 아류가 아닌 시대정신을 찾아 실천하고 행동하는 지행합일의 사상가와 철학가, 혁명가 등이 글쓰기의 대상이다. 출판계가 불황임에도 눈 밝은 독자들에 의해 <김구 평전>과 <신채호 평전>의 경우 4판까지 찍었다."

"인력 수급 절실... 1년에 한 번씩 독립기념관 들렀으면..."

 독립기념관 김삼웅 관장이 중국 항저우(杭州)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보고 있다.
독립기념관 김삼웅 관장이 중국 항저우(杭州)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보고 있다. ⓒ 심규상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한국의 단재 신채호와 중국의 노신(魯迅, 문학가 겸 사상가),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트예프스키다. 신채호 선생은 역사학자이면서 언론인이요, 문인이고 독립운동가며 사상가다. 인간적이면서 완벽을 추구했던 지절과 민족적 양심을 대변한 단재 선생을 닮고 싶다."

-끝으로 정부와 국민들에게 각각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부에 대해서는 인력확충을 바란다. 현재 독립기념관에는 80여명이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정부조직진단결과 124~140명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해외사적지 관리를 비롯 국내사적지 관리, 새로 쓰는 독립운동사 등 사업과 업무량은 계속 늘어나는데 상대적으로 인력은 그다지 늘지 않았다. 과중한 업무량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로 이직률 또한 높다. 인력수급이 필요하다.

독립기념관까지 전철을 잇는 사업도 시급한 현안이다.

국민들에게는 1년에 한 번씩 꼭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줄 것을 권한다. 해마다 유명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반면 역사문화와 애국선열들의 혼이 깃든 독립기념관 방문객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선열들의 애국정신은 물론 빼어난 자연경관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독립기념관#김삼웅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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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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