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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 상원의원(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미 상원의원(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3일(현지시각) 당원대회를 치른 민주당측은 투표소마다 밀려드는 젊은 유권자의 물결에 당황했다. 데모인의 한 교회에 차려진 투표소는 등록 마감 시간에 맞추어 몰려드는 인파가 넘쳐나 인근 도보를 뒤덮을 정도였고 결국 당원대회는 45분 늦게 시작했다.

 

<뉴욕타임스>가 3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에 출석한 유권자는 23만9000명이다. 이는 4년 전의 12만5000명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엄청난 규모. 주목할 사실은 이번에 증가한 유권자의 상당수가 올 해 처음 투표를 하거나, 무당파 혹은 젊은이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새롭게 투표 대열에 나선 유권자의 상당수가 바로 버락 오바마를 선택했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지지자의 60% 가량이 25세 이하인데 반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지지자는 65세 이상 유권자가 45%를 차지해 세대간 지지성향이 뚜렷하게 갈렸다. 

 

당원대회 당일 날씨가 좋지 않자 일부 언론은 투표율이 떨어지면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오바마가 불리할 것이란 예측을 내 놓기도 했지만 결과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오바마가 내 세운 '변화'의 메시지에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

 

오바마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열기는 사이버 공간에도 그대로 이어져 '마이스페이스'에서 진행된 가상 당원대회에서 오바마는 15만표 이상을 득표하며 클린턴 상원의원에 15% 차이로 압승을 거두었다.

 

2008년 미국 대선의 화두는 '변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오바마가 정치 경력이 부족한 것을 지적하며 '경륜'과 '당선가능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의 절반 가량은 후보 선택에 있어 '변화'가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고 답했다. 반면 '경륜'이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0%, 그리고 '당선가능성'이라고 답한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부시 정권 8년을 심판하겠다는 미국인에게 지금 다급한 것은 '변화'였고 이런 밑바닥 표심의 변화가 버락 오바마의 깜짝 승리를 이끈 동력이었던 셈.

 

승리가 확정된 3일 오바마는 "사람들은 이런 날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의 목표 앞에 대동단결 하기에는 미국이 너무 분열돼 있고 환멸에 빠져 있다고 비관했다. 하지만 오늘 저녁 이 역사적 순간에 우리는 냉소주의자들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로 그 일을 해 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비록 민주당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0만8000명만이 당원대회에 참석했지만 공화당 역시 비교적 무명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선택함으로써 민주·공화를 통 털어 이번 미국 대선의 화두가 '변화'임을 실감하게 했다.

 

<뉴욕타임스>는 젊은 무당파 유권자가 대거 민주당 당원대회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민주당 성향 지지자를 결속시켰다는 증거라며 "올 11월 본선에서 공화당이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바마가 유권자의 태반이 백인인 아이오와주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피부색'이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물론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은 오는 2월 5일까지 총 25차례의 경선을 치러야 해 선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상황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선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뉴 햄프셔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에서 클린턴 의원은 이미 3일 이전부터 초기에 누렸던 우세를 급속하게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

 

만약 뉴 햄프셔주 경선에서도 클린턴 의원이 또 다시 패배하게 되면 그녀가 '본선 경쟁력'을 무기로 누렸던 대세론은 급격히 힘을 잃고 오바마의 바람몰이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닐 가능성이 높다.

 

'변화'와 '화합', '젊음'을 오바마에게 선점 당한 경륜의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이다. 


#버락 오바마#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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