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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작업장 한참 고구마 출고 작업을 이뤄지고 있어야 하는 작업장이 판매급감으로 비어 있는 모습
한산한 작업장한참 고구마 출고 작업을 이뤄지고 있어야 하는 작업장이 판매급감으로 비어 있는 모습 ⓒ 정대희

충남 태안군 수산업에 불어 닥친 기름 유출 사고 피해가 이제는 농업에까지 그 영향을 끼치고 있어 피해 확산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안면도고남호박고구마’로 귀농 성공신화를 일궈낸 김남영(47·태안군 고남면)씨. 그는 지난 98년도부터 다가올 ‘고구마의 명품시대’를 예상하고 맨손으로 이 사업에 전 재산을 투자하여 연구에 연구를 거듭, 마침내 지난 2002년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확고한 신념으로 ‘고품질 생산・판매’를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 특허 출원 5년만에 연매출 3억원이란 경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김씨의 이 같은 성공은 이 일대를 ‘고구마 생산단지’라고 여길 만큼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인근 농가로 확산, 급기야 유사품까지도 출현하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호박고구마’의 열풍이었다. 김씨의 호박고구마 홈페이지에는 매일 같이 수십건의 주문이 폭주하였으며, 주문전화 또한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였다.

 

또한, 길거리 노점상들도 앞다퉈 김씨의 고구마를 사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인기에 상응하듯 김씨의 고구마 재배면적도 확대되어 손수 또는 계약 재배 면적이 전년도 16만5290㎡로(약 5 만평) 단연 태안군 최고의 생산량을 자랑하였다.

 

허나 김씨의 이 같은 성공신화도 기름유출 사고 앞에서는 영락없는 날개 잃은 천사꼴이 되고 말았다.

 

창고 가득 고구마  계절식품인 고구마가 1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창고 가득 고구마 계절식품인 고구마가 1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모습 ⓒ 정대희
수북한 고구마 고구마 판매가 급감하면서 미처 포장작을 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고구마
수북한 고구마고구마 판매가 급감하면서 미처 포장작을 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고구마 ⓒ 정대희

사고 이후 며칠간 별다른 타격이 없던 판매실적은 지난 12월 말경이 되면서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여 현재 우체국택배를 통한 하루 판매량은 지난해 하루 200박스에서 30박스로 약 90% 가까이 떨어졌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 하며 김씨는 “사실 이렇게까지 타격이 심할 것이라고 예상이나 했겠어요? 공든 탑. 그거 무너집디다. 그것도 하루아침에…”라며 한탄하듯 말했다.

 

이같이 김씨의 고구마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김씨와 계약재배를 하던 인근 농가들도 가계수입에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실제로 김씨는 올해 계약재배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이다. 아직까지 창고에 적재된 고구마의 수량이 줄어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전년도만 했어도 이맘때면 적재량이 반 이상은 없어야 해요. 고구마가 계절식품이기 때문에 겨울철에 소비가 엄청나요. 그런데 이런 상태라면 내년 겨울까지도 다 팔기 힘들어요”하며 수북이 쌓인 고구마상자를 바라보며 근심어린 표정을 짓는다.

 

한편, 기름 유출사고로 인한 피해 파급이 확산되면서 태안군 농・수산물 이미지 제고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불거지고 있어 정부와 지차체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고구마 품질 좋은 고구마라며 김남영씨가 고구마를 들어보이고 있다.
고구마품질 좋은 고구마라며 김남영씨가 고구마를 들어보이고 있다. ⓒ 정대희

#태안 기름유출#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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