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네가 더 아팠었구나 일해(一海) 겪어보니 그렇더라. 살아보니 그렇더라. 이 문제와 상처에서 항상 내가 제일 힘들다고, 내가 제일 큰 피해자라고, “아프다 아프다.”며 엄살 피웠지만, 지나고 나니 지나고 나니 알겠더라. 실컷 세월을 아파보고, 눈물도 나눠보니 그제야 알겠더라. 늘 그랬다. 내 아픔은 큼지막하고, 네 아픔은 조그맣게 보였다는 것을. 왜 이렇게 아픈지를 모르면서 속으로 파고드는 덩어리를 부여안고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서야 정말 조금 알겠더라. 미리 알면 좀 더 좋았을 걸. 미리 눈치 챘으면 서로 힘이나 되었을 걸. 어리석은 나는 항상 그러고 있더라. 지나고 나서야 아는 재주는 평생 가야 고칠 수는 있으려나. 나는 세월의 뒤쪽에 돌아 앉아 지나고 나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는 변명에 다시 한 번 자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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