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야경은 아름답다.
천년고도 경주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이제는 이미 다 알려진 야경도 이 겨울철에는 재격이다. 추운 날씨 속에도 끊이지 않고 야경을 감상하며 산책삼아 호젓이 길을 가노라면 천년의 역사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다.
마음을 사로잡은 첨성대와 안압지 야경역사 공부도 하며 천마총을 나와 첨성대로 향하면 주위에는 고분군들이 은은한 조명을 비추며 야경을 밝히고 있다. 첨성대로 가면 낮과는 달리 조명된 느낌은 다소 다르다. 꼭 밤에만 보아야 할 조명시설로 첨성대는 더욱 빛을 발한다.
환상적인 야경은 이제 관광명소로 알려진 지 오래인지 연인들과 가족 단위로 함께 하는 이들이 많았다. 동양에서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천문 관측대로 알려진 첨성대는 신라 선덕여왕 때 만들어진 것으로 신라의 과학 기술과 천문학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석조물이다.
첨성대를 둘러보고 주변에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전하는 계림과 고분군을 보며 안압지로 향하는 발길은 매서운 바람도 못 느낄 정도의 기분으로 가볍기만 하다. 흔히 안압지라 부르는 곳은 신라시대 월지로, 삼국사기에 674년(문무왕 14) 궁성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기르고 온갖 희귀한 새와 짐승을 양육하였다고 하였다고 한다.
1974년부터 시작한 준설공사에서 목조의 배, 건축 부재, 목간 등의 온갖 유물들이 발견되어 현재 국립경주박물관 안압지관에 전시 진열 중이다. 최근에는 입수구와 주변을 정비하고 월정교지의 모형을 진열 하는 등 종전과는 다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서출지도 이제는 또 다른 명소경주 남산 자락의 서출지도 이제는 떠오르는 또 다른 야간 명소가 된 듯하다. 첨성대와 안압지에 비해서는 찾는 이들이 드물지만 알려진 사람들과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출사로 환영받는 장소이다.
서출지에 대해서 알아보면 신라 소지왕이 남산 기슭에 있었던 천천정에 거동하였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그 중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쫓아 가보라'고 하므로 괴이하게 여겨 신하를 시켜 따라가 보게 하였다. 그러나 신하는 이 못가에 와서 두 마리의 돼지가 싸우고 있는 것에 정신이 팔려 까마귀가 간 곳을 잃어버리고 헤매다 못 가운데서 한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건네주므로 왕에게 그 봉투를 바쳤다.
왕은 봉투 속에 있는 내용에 따라 궁에 돌아와 거문고갑을 쏘게 하니, 왕실에서 분향하는 중이 궁주와 서로 흉계를 꾸미고 있다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못에서 글이 나와 궁중의 간계를 막았다는 뜻에서 못 이름을 서출지라 하게 되었고, 이로부터 음력 1월 15일에 까마귀에 제사밥을 주는 오기일의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 속의 내용을 알고 바로 옆에 있는 근래 개업한 사금갑이란 전통찻집(셀프)을 찾아 휴식도 겸하며 남산의 정기를 받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양한 종류의 전통차와 편안한 가정집 분위기의 이 찻집은 이제 서서히 남산을 찾는 등반객들에게 알려질 또 다른 명소가 될 것 같다.
추운 날씨 속에 야경을 감상하고 하늘의 달과 별도 보는 여유를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천년고도 경주의 밤은 또 이렇게 하루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