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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 피해지역을 위해 긴급 조성된 생계지원금을 둘러싸고 정부와 충남도 등 상부기관이 명확한 배분기준도 없이  ‘떠넘기기’식으로 지원한 결과 충남 태안군을 비롯한 각 읍・면사무소가 곤욕을 치루고 있다.

 

당초 태안군은 지난 27일 생계자금지원 심의위원회를 열어 배분기준 ▲세대수 ▲오염해안선 길이 ▲어장면허 면적 ▲어업종사자 수 ▲ 어선 수 ▲ 음식・숙박업소 수 ▲ 기초생활 수급자 등 7개 항목을 개별지표로 삼았다.

 

그 결과 ▲태안읍 43억 7천만원 ▲안면읍 46억 7천만원 ▲고남면 15억 4천만원 ▲남면 22억 5천만원 ▲근흥면 52억 1천만원 ▲소원면 65억 3천만원 ▲원북면 43억 5천만원 ▲이원면 21억 9천만원 등 총 311억 1천만원을 차등배분했다.

 

허나 각 8개 읍・면에 지급된 생계지원금은 마을별 배분과정에서부터 지역간의 갈등이 심화돼 끝내 폭력사태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태안읍을 비롯한 소원면, 원북면 등 각 지역 자체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등급별 차등지급 기준을 정한 읍・면사무소는 30일 이른 아침부터 생계지원금 배분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각 읍・면사무소에는 등급기준에서 B등급 이하의 지역으로 분류된 지역주민들이 모여 등급선정에 대한 불만과 여러 의구심을 대한 해명을 하라며 행정기관을 꾸짖었다.

 

조동원(소원면, 법산리)씨는 “A등급을 받은 지역의 심의위원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투표로 지역등급을 선정하였다”며 “또한 등급간 편차가 2배 가까이 되는 어처구니 결과에 재심의를 요구하고자 면사무소를 찾게 되었다”고 심의위원 구성 및 등급간 지원금 편차에 대해 불만을 토했다.

 

또, 이강완(소원면, 의항3리)씨는 “방제회사가 주둔하고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B등급으로 선정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나타내며 “심의위원중에는 소원면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소원면장은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왜 지역별 위원구성을 평등하게 하지 않았냐?”고 비난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질책에 박흥식 소원면장은 “심의위원구성은 최대한 형평성을 고려하여 지역별로 골고루 편성하였다”며 “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해 면장이 임의로 결정을 바꾸거나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또한 그는 “상부기관의 아무런 지침도 없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배분기준을 선정하는 것은 면 단위 행정기관이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사항”이라고 말했다.

 

마을별 등급선정에 대한 불만과 함께 지역배분에 대한 불만도 함께 터져 나왔다. 태안군청을 방문한 모항리 주민들은 기름 유출 사고로 직격탄을 맞은 만리포 일대에 배정된 금액은 피해주민들이 고루 배분 받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부탁한 한 피해주민은 “솔직히 직격탄을 맞은 만리포 일대에 지원금을 더 줘야지, 어떻게 안면도 일대에 더 많은 지원금을 줄 수 있냐”며 “군 심의과정에서부터 잘못 배분된 것으로 원천적으로 다시 심의해 배분하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생계지원금을 둘러싸고 지역간의 갈등과 주민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것은 1차 지원기준이 2차 지원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1차 지원기준이 2차 지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배분기준 지침 없이 ‘차등배분’이라는 원칙만 내세워 피해주민간의 지역갈등과 하급기관의 부담감만 조성한 정부. 이제라도 배분기준을 세워 하루 빨리 피해주민간의 갈등 해소와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한편, 태안군 8읍・면별 등급별 지원금은 ▲태안읍 균등지급 74만6286원 ▲안면읍 A등급 150만원, B등급 100만원, C등급 70만원(나머지 세대원 1인당 15만원) ▲소원면 A등급 420만원, B등급 223만원, C등급 90만원 ▲원북면 A등급 600만원, B등급 300만원, C등급 100만원 ▲이원면 A등급 280만원, B등급 254만원, C등급 229만원 ▲근흥면 특급 350만원, A등급 300만원, B등급 260만원, C등급 210만원, D등급 90만원 ▲남면 A등급 205만원, B등급 164만원, C등급 124만원, D등급 78만원 ▲고남면 균등 161만4천원 등이다.


#태안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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